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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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에 대한 기본 지식과 흥미도를 높여줄 수 있는 대중과학서!

쓸모 그 너머의 생물학적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책!

 

 

 

  생물학은 한마디로 생명현상을 탐구하는 학문이다본질적으로는 생물을 대상으로 생명의 기원과 생명현상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21세기 생물학은 수많은 유전자와 단백질화합물 사이를 오가는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규명함으로써 생명현상을 아우르는 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시스템의 최소 단위에서부터 기후 환경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바이오 기술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언어를 읽는다는 것은 그저 쓸모라는 말만으로는 형용하기 어려운그 너머의 가치까지 감각하고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그것은 곧인간은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며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는 복합적인 유기체라는 것을 끊임없이 자각해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에 다다르는 일이기도 하다.

 

 

 

자연!

우리는 자연에 둘러싸여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자연에서 떨어져 나올 힘도자연을 넘어서 나아갈 힘도 없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212p

 

 

 

  『생물학의 쓸모는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응빈 교수가 쓴 생물학의 잠재력과 바람직한 쓸모에 관한 책이다세포호흡, DNA, 미생물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생물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는지 그에 따른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살핌으로써 인류의 기원은 물론 미래까지 찬찬히 톺아본다생명현상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이래로 줄기세포기술로 발전하기까지현대 생물학의 아이콘이자 유전자의 물질적 실체인 DNA가 인간게놈프로젝트로 진행되기까지박멸의 대상에서 팬데믹 시대의 생존 지식으로 재탄생한 미생물의 높아진 위상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의 진화과정과 현주소를 살펴본다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생물학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물질적 성분으로만 보면 뇌는 머리뼈로 둘러싸인 약 1.4킬로그램의 지방과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다하지만 세포 수준에서 살펴보면 자그마치 1,000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뉴런)가 100조 개가 넘는 연결을 이루고 있다이러한 연결망을 지도로 연결한 것이 커넥톰이다. / 27p

 

 

인간의 몸에는 서로 다른 200여 가지의 세포가 있다하지만 그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세포는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에서 만들어진다이렇게 수정란이 개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발생이라고 한다인간을 예로 들면대략 지름 0.1밀리미터무게 0.000004그램짜리 세포 하나가 평균 38(266동안 급속히 분열하고 정교하게 분화되면서 새로운 인간이 생겨나는 놀라운 사건이다우리나라 통계에 따르면신생아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각각 49센티미터와 3킬로그램 정도다불과 아홉 달 정도 만에 하나의 세포가 수십억 배로 늘어나는 성장 속도도 놀랍지만미세한 세포에서 어여쁜 아기로 변신하는 발생 과정은 가히 기적과도 같다. / 29p

 

 

 



 

 

 

 

  “당 떨어졌네.”

  우리는 뭔가에 몰두하다가 머리가 잘 안 돌아갈 때 흔히 당이 떨어졌다고 표현한다그런데 이게 제법 과학적인 표현이라고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세포에서 포도당 1그램을 태우면 4킬로칼로리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우리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었다고 느끼면 몸이 스스로 포도당을 원하는 것이다한편엄동설한에 밖에 나가면 나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릴 때가 있다저자는 이를 가리켜 떨림 열발생이라고 하는데추위에 맞서 체온을 유지하려고 근육을 비벼서 열을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온도가 낮은 환경에 있으면 인체는 먼저 비떨림 열발생을 통해 열생산을 늘리고그러다가 이 방법이 한계에 달하면 떨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니 우리의 인체는 정말 알면 알수록 놀랍다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평소 일상 속에서 느낀 여러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항상성을 유지하거나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켜 상처를 아물게 하는 등 개체의 정상 기능 유지를 돕는다성체줄기세포가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는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그 가운데 하나가 각질이다각질형성세포는 표피의 맨 아래쪽에 있는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지며보통 2주에 걸쳐 증식하고 분화하면서 표피의 맨 바깥쪽인 각질층으로 이동한다그리고 다시 2주 정도가 지나면 피부 표면에서 떨어져 나간다이게 흔히 말하는 각질의 정체이며결국 각질은 새 피부고 꾸준히 생겨난다는 생생한 증거다그러니 지저분하다고 눈살을 찌푸리지만 말고 생물학적 의미를 떠올리며 새 피부가 잘 만들어지고 있구나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37p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감염병 발생기후 위기로 인한 지구 멸망의 시나리오로 내다본 우리의 미래는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일까이 책을 읽다보면 감사하게도 우울한 미래의 전망을 뒤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물학자들의 노고가 매만져진다특히 결국 우리 삶은 미생물에 달려 있다던 저자의 말처럼미생물이라 불리는 한없이 작은 것들의 한없이 큰 쓸모에 대한 의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책의 메시지가 무엇보다 크게 다가온다미생물은 박멸해야 하는 공공의 적이 아니라 늘 곁에 두고 함께 살아야 하는 동반자이며인간 중심적인 환경관이 아닌 생태주의적 가치관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썩지 않는다는 것은 미생물이 물에 있는 유기물을 깨끗이 먹어치워 완전히 분해한 상태다시 말해 여러 미생물이 세포호흡을 완벽하게 수행한 결과라는 뜻이다물이 흐르면 미생물이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된다보통 자연수에 녹아 있는 산소량곧 용존산소량은 1리터당 10밀리그램 정도다문제는 먹을 것곧 오염물이 많을수록 미생물에게는 그만큼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이처럼 미생물이 오염물을 분해할 때 필요한 산소량을 생물학적(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라고 한다.

당연히 BOD는 오염물 함량에 비례해 많아진다하수의 BOD는 보통 자연 용존산소량의 약 20배에 달한다이런 하수가 그대로 강이나 호수로 흘러들면 거기에 사는 미생물들은 특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신이 난다하지만 수생생태계 전체로 보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산소를 써버리면자칫 물고기의 떼죽음으로 이어져 심각한 환경피해를 연쇄적으로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 71p

 

 

질소고정세균은 이 견고한 결합을 끊고 수소원자를 붙여 암모니아를 만들어내야 한다이는 깐깐한 솔기를 한땀씩 끊고 다시 새로운 땀을 떠야 하는 바느질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지구의 모든 생명이 이 과정에 의존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미물(微物)이 미물(美物)로 느껴질 정도다비와 함께 내리치는 번개도 질소기체의 결합을 끊어 비옥한 빗물을 뿌리기는 한다하지만 질소고정세균에 비하면 생명에게 주는 도움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질소고정세균이 만든 암모니아는 흙 속의 여러 세균에게 좋은 먹이가 된다. / 138p

 

 

 




 

 

 

 

  일부 전문적인 개념은 일반 독자가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생물학의 기능과 잠재력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쓴 책이라는 점에서 생물학에 대한 기본 지식과 흥미도를 높여줄 수 있는 책이다생물과 무생물과의 공생을 생각하는 생물학적 사고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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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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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궁금해지는 소설입니다. 작가님의 첫걸음을 응원하며 또 하나의 멋진 SF소설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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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사고 - 살아남는 콘셉트를 만드는 생각 시스템
다치카와 에이스케 지음, 신희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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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와 창조를 연결한 아주 획기적인 책!

진화사고란 창의융복합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시대가 유념해야 할 핵심 사고다!

 

 

 

  『진화사고는 일본의 떠오르는 혁신의 아이콘인 다치카와 에이스케가 전하는 창의력을 끌어내는 시스템에 관한 책이다브랜드공간제품공공의 경계를 넘나들며 통합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전략가로서 그가 밝히는 창의력의 핵심은 바로 진화생물이 생명의 기원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변해 가는 현상을 우리는 진화라고 하는데놀랍게도 그는 진화라는 자연의 지혜에서 누구나 창의적인 사고즉 창조의 설계법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다시 말해 인간이 만든 모든 창조물에는 진화의 원칙이 숨어 있고 이 원칙을 이해하고 실천하다보면 살아남는 콘셉트팔리는 아이디어끌리는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진화사고는 이제껏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이자 창조에 관한 한 가장 명쾌하고 본질과 핵심을 꿰뚫는 이론으로창의력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모든 창조는 변이와 선택의 반복으로 탄생한다

 

 

  자연선택설에 의하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우연한 도전과 필연적인 자연선택의 반복을 통해 진화해왔다우연한 에러를 통해 개체 간 차이를 만드는 변이’ 구조와 환경 속에서 자손을 남기는 데 유리한 성질이 자연선택되는 구조가 끝없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종 전체가 상황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이다저자는 이러한 생물의 진화와 창조라 일컫는 인간의 지적 현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다고 말한다이것을 단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책에서는 나선형의 그림 하나(뒷표지)를 제시한다우측의 변이 프로세스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우연히 발생해 가지처럼 끝없이 뻗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반면좌측의 선택 프로세스를 통해서는 필연적인 선택압력을 통해 가지치기되면서 서서히 유리한 방향으로 수렴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이는 진화가 그러한 것처럼창조 역시 변이와 선택이라는 프로세스가 반복·강화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화학 주성은 생명이 지닌 지적인 기능 중 가장 초기에 획득한 성질이다화학 주성의 원리는 바보와 수재의 경우와 똑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무작위로 움직이는 불규칙성(광인성=변이의 사고)’과 주변의 먹이를 인식하고 행동을 정하는 힘(수재성=선택의 사고)’이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의 최소 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이를 통해 무작위적인 변의와 주위에 맞춘 선택적 현상이 동반되면 단순히 과학적 반응일 뿐이더라도 지적인 현상이 출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49p

 

 

창조성은 이러한 변이의 사고와 선택의 사고라는 이항대립 사이에서 자연발생한다생물은 우연한 도전과 필연적인 자연선택이 반복되면서 진화해왔다창조에서도 변이의 사고는 단순한 에러일 뿐이며에러가 필연성으로 선택되어야만 비로소 창조가 이뤄진다반대로 선택의 사고만으로는 기존 물건을 변화시키지 못하므로 창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어느 한 가지 사고만으로는 창조를 이뤄낼 수 없다우연한 변이와 필연적인 선택이 반복되면 마치 자전거가 굴러가듯 창조는 진화하기 시작한다그리고 이 왕복 운동이 수렴하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이 자연발생한다. / 470p

 

 

 



 

 

 

 

변이의 사고우발적인 아이디어를 대량 낳는 발상법.

(HOW, 변이의 사고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가?)

선택의 사고자연선택압력을 파악하는 생태학적인 관찰법.

(WHY, 선택의 사고왜 지금의 형태로 존재하는가?) / 62p

 

 

 

  따라서 저자는 우리가 창조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진화에서 발견된 변이의 패턴과 선택의 관찰법을 반복·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책은 이를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변이의 사고를 이루는 여덟 가지 패턴과 선택의 사고를 이루는 네 가지 관찰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변량의태소실증식이동교환분리역전융합으로 이어지는 여덟 가지 변이적 사고 패턴은 고정관념을 깨부수고예상 밖의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방법을 이끌어준다특히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에 에러를 적극적으로 일으키는 성질을 불어넣고 일단 해보자변해보자이유는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고 독려하는 변이적 사고는 창조란 이러한 우연을 향한 도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자연계에서 불필요한 형태는 진화 과정에서 점차 사라져 자취를 감춘다진화 프로세스에는 최적화를 위한 선택압력이 있기에 최선의 형태를 갖추어간다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꼭 필요한 것만 남은 자연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꼭 필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는 물건이 없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소실의 사고를 활용해 여러 요소를 관찰해보면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요소를 제거할 방법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139p

 

 

엘리샤 오티스는 1852년 최초로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그가 창업한 오티스는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회사가 되었다엘리베이터가 발명되면서 건축물은 수직으로 높아졌다큰 건물을 만들려면 수평으로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에서 우리를 해방시켰다고층 빌딩이 늘어서면서 도시의 풍경은 확 바뀌었다엘리베이터의 출현 덕분에 탄생한 초고층 빌딩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도시의 모습을 수평에서 수직으로 역전시킨 발상의 결과물이다. / 196p

 

 

 

  앞서 변이의 사고가 수많은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면필연적인 선택의 반복은 실제로 팔리고 살아남을 수 있는 콘셉트로 연결 짓는 역할을 한다책에서는 내부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해부과거의 계보를 탐구하기 위한 계통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살피며 상생을 이끌어내는 생태미래를 희망으로 연결하기 위한 예측으로 나뉘는 네 가지 관점을 통해 창조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한다그 중에서도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생태는 지구 환경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우리 시대가 가장 강조해야 할 창조 철학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해부적으로 내부를 철저히 파악해 가능성을 살펴보는 관찰은 이해.

계통적으로 과거로부터의 흐름을 따라 염원을 받드는 관찰은 경의.

생태적으로 상대의 관점에 공명하는 관찰은 공감이다.

미래 지구와 인류를 사랑하는 관찰은 희망이다. / 466p

 

 

 




 

 

 

 

  『진화사고는 생물의 진화로부터 창조의 구조를 밝혀낸 최초의 저작으로참신한 발상과 사고의 깊이가 남다른 책이다단순히 한 사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천재성이 아닌거시적인 관점에서 창조성을 바라보며 우리가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이자 우리 모두가 지닌 본연의 힘이라는 것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아울러 뜻밖의 발상은 그저 한순간의 우연이 아니라 평소에 실수의 쓸모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서끊임없이 주변과의 관계를 인식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유의미하게 다가온다삶에 늘 변이를 갖추고, ‘호기심’ 앞으로 선택의 방향성을 이끌어가는 태도를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이 책이 창조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해답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그 해답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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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여름호 - 78호
전현진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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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일의 미스터리 전문 계간지계간 미스터리!

다양한 단편소설과 연작소설르포르타주미스터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획 시리즈까지!

 

 

 

  ‘여름’ 하면 미스터리, ‘미스터리’ 하면 여름이 아니던가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이면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오싹한 미스터리 장르 문학을 두어 권 쟁여놓았다 휴가지에 챙겨들고 갈 계획을 미리미리 세워두어야 한다마침 봄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는 계간 미스터리 2023 여름호의 주제가 휴가라니 참 절묘하고도 반갑다.

 

 

 

  마치 표지의 그림이 복선이기라도 한 듯김영민의 <휴가 좀 대신 가줘>는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코믹 현실 미스터리다지옥 같은 회사를 탈출하기 위해 아끼던 후배를 후임자로 두고 퇴사한 이린아는 1년 뒤후배로부터 회사 휴가를 자기 대신 가달라는 협박에 가까운 부탁을 받는다철천지원수 장덕범 부장을 다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그 휴가지라는 게 바다낚시를 위해 어선을 타야하는 거였다니거기다 퇴사를 하고서도 옛 상사에게 라면을 끓여서 대령해야 하는 신세에 어쩐지 억울해지려던 찰나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부장이 바다에 빠졌다그것도 누군가의 살의에 의해사내 갑질과 만행이 몰고 온 희비극, <휴가 좀 대신 가줘>는 추리라는 장치와 위트를 적절히 버무린 산뜻한 작품으로 미스터리라는 장르도 이처럼 발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박소해의 <불꽃놀이>는 추리소설의 전형을 착실하게 따른 작품이다새 신부이자 재벌가의 막내딸이 신혼여행지인 호텔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이벤트가 있던 밤에 사망한다갓 결혼한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담담했던 새 신부와 웃음기라고는 전혀 없던 신랑의 싸늘한 분위기마치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징조신부의 죽음과 함께 드러나는 재벌가의 어두운 가족사가 사건의 동기와 디테일을 꽉 채운다개인적으로 서귀포 경찰서 수사 1팀의 좌승주 형사의 덤덤하고 우직한 수사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좌승주 형사의 활약상을 또 다른 소설을 통해서 계속 만나고 싶다.

 

 

 

윤후는 새벽에 꾼 악몽이 현실이 되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꿈속에서 윤후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 알몸의 여자를 올려다봤다여자는 벽에 박힌 거대한 못에 목이 꿰뚫린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밑에서 입을 벌리고 여자의 피를 받아 마셨다피를 삼키며 입맛을 다시다가 잠에서 깼다. / <불꽃놀이> (박소해중에서 52p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불꽃놀이를 한다누군가는 사랑을 쏘아 올리고 누군가는 욕망을 쏘아 올린다이현주와 정찬욱이 쏘아 올린 복수의 불꽃은 이제 다 타버렸다인생도 어쩌면 저런 것이 아닐까불꽃처럼 타올라 덧없이 사라지는 것그러니 불타오를 땐 기왕이면 제대로 불타오르는 것이 좋다남김없이 사라지는 편이 좋다. / <불꽃놀이> (박소해중에서 90p

 

 

 



 

 

 

 

  ‘죽일 생각은 없었다란 독백으로 시작하는 정혁용의 소설 <KIND OF BLUE>는 가해자와 수사관의 팽팽한 심리 싸움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언젠가 다른 곳에서 또 한 번 활약할 우경정의 이야기가 기대된다한편 류성희의 <머나먼 기억>은 현재에서 가까운 시간부터 기억을 지워가는’ 치매에 걸린 엄마가 느닷없이 전남편과 함께 살던 곳에 다녀오겠다며 사라지자엄마를 찾기 위해 나선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쩌면 나는 엄마를 반만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내가 알고 있는 엄마와 내 엄마가 되기 이전의 엄마하긴 한 인간과 평생을 같이 살지 않는 한 그 사람에 대해 다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던 문장처럼미스터리란 기괴한 범죄와 기발한 트릭추리 과정뿐만 아니라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서나마 인간적 영역을 복원하고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주는’ 애도의 행위 속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우 경정의 태도에 마일수는 입이 떡 벌어졌다말귀를 못 알아먹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희한하게 자기 불리한 것만 못 알아먹는 척한다고 할까아니묘하게 자기 편한 쪽으로 상대를 유도한다고 할까당하는 사람은 알면서도 홧김에 그리 끌려간다고 할까알면서도 끌려가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할까그렇다고 확실하게 상대의 잘못을 꼬집을 수는 없으니 화가 나면서도 화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 화를 내는 당사자만 바보가 되는 꼴이라고 할까. / <KIND OF BLUE> (정혁용중에서 98p

 

 

현재에서 가까운 시간부터 기억을 지워가는 병에 걸린 엄마엄마는 이제 막 엄마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직면했다이제는 어린 딸과 행복했던 시간으로 들어갈 순서다어찌 어미가 딸을 무서워만 했을까때로는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같이 웃음 지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이고 서로를 알아보는 찰나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엄마는 이제 그 기쁨의 순간으로 가야만 한다그리고 또 그보다 더 이전의 시간으로 머나먼 여행을 떠나겠지.

그러고 보면 인간은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나서야 끝이 나는 참으로 독한 존재이면서 또 모든 것을 기억하고그 기억들을 잊어야 끝이 나는 참으로 가여운 존재 같다. / <머나먼 기억> (류성희중에서 133p

 

 

 

  네 편의 단편소설을 비롯해 백휴 작가가 쓴 정통 역사 미스터리 탐정 박문수〉 역시 강렬하다백정 신분의 한 여인이 감히 임금의 행차를 막아 아뢰니성균관의 권호철 색장과 이문환 학록이 자신을 겁탈하여 아이를 가졌기에 그 죄를 물어 달라 청하자 이를 수사하라는 임금의 교지가 내려졌다하지만 권 색장과 이 학록은 그런 일이 없다며 딱 잡아뗐고하는 수 없이 적혈지법(같은 핏줄이라면 서로 피가 엉기어 하나로 합쳐질 것이고혈육이 아니라면 두 피는 그릇 안에서 제각기 따로 놀 것이라고 생각함)으로 친자를 확인하였으나 두 사람 모두 아이의 피와 끝내 엉겨 붙지 않았다이에 도리어 무고죄를 물어 여인이 옥에 갇히니 일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는가 싶었다.

 

 

 

  그런데 다음 해 초가을한 성균관 태학생이 술국집에서 비명횡사한 사건이 벌어지며 한성부 관원들이 출동한다사인은 독살선비의 이름은 권호철이다이미 이문환 역시 자택에서 독 중독으로 급사한 일이 있어혹시 두 사람의 사인에 과거의 일이 연관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려는 찰나이를 수사하던 하석기가 영문도 모른 채 관아에 잡혀 들어간다하석기는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는 것은 물론 저를 대신해 두 성균관 태학생들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줄 사람으로 박문수를 지목한다박문수는 후일 발군의 암행어사로 이름을 날려 영조의 사랑을 받은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그 박문수다작가 백휴는 박문수가 암행어사로 활약하기 이전아직 어리고 학문에 큰 뜻을 두지 않았던 때라는 설정을 활용해 3회에 걸쳐 완성도 높은 정통 역사 미스터리를 전개할 예정이다박문수가 본격적으로 사건에 뛰어들려는 때에 1회가 끝나버렸으니벌써부터 다음 가을호가 기다려진다.

 

 

 

자네 이름이 박.”

박문수라 하옵니다박문수.”

박문수는 후일 발군의 암행어사로 이름을 날려 영조의 지우를 입고 사랑을 받았다영조 4(1728) 이인좌의 난 때 종사관으로 전공을 올려 죽은 뒤에는 충헌이라는 시호까지 얻었다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박문수는 어렸고 아직 학문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있었다그가 석달 전부터 성균관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외삼촌(이태좌)의 뜻이었다일찍 아버지를 여읜 박문수는 외삼촌 밑에서 자랐는데외삼촌은 혈육이기 이전에 지엄한 스승 같은 존재였다.

크게 될 인물은 본디 어릴 때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법이다한 인간이 평생을 두고 펼칠 도량의 크기를 어찌 어른의 눈으로만 잴 수 있으랴. / <탐정 박문수성균관 살인사건 > (백휴중에서 160p

 

 

 



 

 

 

 

  그 외에도 이번 호에는 이야기 논픽션이라는 장르를 활용한 르포르타주 특집이 눈에 띤다첫 번째 결과물로 팩트스토리와 공동으로 기획한 전현진 기자의 <길고양이 킬러를 추적하다>는 실제 고양이 학대범과 그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한 여성의 집념을 소설처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미스터리가 단순히 장르 문학을 넘어서서 사회의 가장 어두운 이슈들을 조명하는 적극적인 매개체로 발돋움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색다른 시도로써앞으로 이러한 기획들이 더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전화번호를 알아냈으니경찰에 고발도 가능하다하지만 김미나는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려고 했다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면 관할을 어디로 할지를 두고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VPN테스트를 지켜보고 논두렁 게이를 추적하면서 경찰은 쉽게 나서지 않으며추적이 늦어질수록 또 다른 고양이들이 희생된다는 것을 배웠다수사 같은 건 몰랐지만집요함을 무기로 학대범을 추적하며 몸소 배운 감각이다빨리 붙잡아야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 / <특집-르포르타주길고양이 킬러를 추적하다중에서 16p

 

 

범인은 이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자료를 보면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거된 인원은 2010년 78명에서 2019년 962명으로 증가했다. 10년간 3345명이 검거됐는데 재판에 넘겨진 건 304(9퍼센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수사와 기소가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진 것은 사안이 워낙 잔혹하기도 했지만김미나가 이 일을 여기저기 알리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리면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 <특집-르포르타주길고양이 킬러를 추적하다중에서 18p

 

 

 




 

 

 

 

  지난 호에서 읽은 신인상 수상작 <설곡야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탓일까이번 호에서는 당선작이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대신 심사위원이 남긴 당부가 마음에 와 닿는다여전히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작품이 많다는 점장르를 넘어 이야기로서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많다는 점무엇보다 최소한의 문장과 맞춤법조차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많다는 지적이 그러하다장르 문학일수록 기본기와 치밀함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예비 장르 문학 작가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런 마음을 담아 다음호에는 더 참신하고흥미롭고 재미있는 미스터리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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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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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뼈가 달리 보일 것이다!

다재다능하고 때로는 불가사의한뼈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로이 밀스의 책 숨겨진 뼈드러난 뼈』 표지 속에는 우리의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사진 한 장이 실려 있다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뼈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가운데 한 사람은 가장 높은 곳에서한 사람은 아래에서 의기양양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869북아메리카 대평원에 대륙횡단철도가 완공되면서 철도 산업은 물론정착민들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대륙 전체의 농작물에 비료를 공급하기 위해 어떤 산업이 활발하게 육성되기 시작했는데그것이 바로 뼈 줍기 산업이었다표지 속 사진은 이 산업의 실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무렵들소 떼가 걸핏하면 기관차를 향해 돌진해 철도가 수일 동안 마비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여기에 뼈 속에 있는 인산이 식물의 생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들소 몰살이라는 정부의 방침에 훌륭한 구실이 되어주었다그렇게 대평원에서 수집된 뼈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고수천 마리의 들소들이 살상되어 그 뼈대가 수많은 산봉우리를 이루었다사진 속의 모습처럼 말이다나는 이 사진 한 장이야말로 책을 관통하는 뼈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주인을 섬기고 보호하는 자신의 임무를 완료한 후 수많은 장소에서수많은 목적을 위해 또 다른 쓰임새로 사용되어온 뼈의 역사가 매만져지는 까닭이다또한 그러한 쓰임새 때문에 살아 있는 것까지 탐하고야 마는 인류의 끝없는 욕심에 대한 경고까지.

 

 

 


 

 

 

 

  이렇듯 뼈는 인체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세계 최고의 건축자재로써 우리 몸에 숨겨진 상태로 제1의 삶을 유지하다가2의 삶을 통해서 지구의 역사와 인류 문화의 탁월한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숨겨진 뼈드러난 뼈는 이런 다재다능하고 때로는 불가사의한뼈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기본적인 뼈의 구조와 기능뼈 질환과 치료법뼈에 얽힌 다양한 풍습과 인류의 역사에 이르기까지신비롭고 경이로운 뼈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뼈는 인류의 유산인 동시에 전설이며세계 최고의 건축자재다.”

 

 

 

  우리는 를 흔히 죽음이나 해골 같은 기괴한 이미지와 연관시키곤 한다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뼈를 직접 본 적이 있거나 다른 사람의 뼈를 보고 싶어 하는 이도 별로 없을 것이다저자는 우리 인체에 있어서 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없음에도 그것이 다른 장기에 비해 생과 사를 다룰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요성을 간과하는 현실에 개탄한다비록 생과 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지는 않지만개인적인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있어서 뼈는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해왔다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그런 의미에서 1장 숨겨진 뼈 편에서는 뼈의 구성하는 여러 요소와 구조 등 생물학적인 특징을 통해 뼈에 대한 각종 호기심을 해결해본다.

 

 

 

뼈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제조될 뿐 아니라가볍고 내구성이 있으며 변화하는 조건에 즉각 대응한다강철로 만들어진 교량은 길이나 정격 하중을 두 배로 늘릴 수 없지만뼈는 성장할 수도 있고 압박에 반응할 수도 있다한 걸음 더 나아가손상된 뼈는 스스로 복구한다그러나 부서진 벽돌이나 부러진 숟갈은 그럴 수 없다뼈는 세계 최고의 구조적 버팀대인 데다 생명에 필수 불가결한 원소인 칼슘을 저장하는 은행 역할도 한다. / 10p

 

 

기둥이 모든 방향의 힘에 저항하려면수많은 형강을 동그랗게 배치하여 합성 기둥을 만들어야 한다만약 합성된 기둥들의 가장자리가 맞닿는다면가운데 부분을 제거해도 구조가 별로 약화되지 않을 것이다가운데 부분이 제거되면 남는 것이 뭘까바로 원통이다원통은 모든 부분에서 오는 굽힘력 및 비틂력에 저항할 수 있다원통의 텅 빈 내부는 무게와 재료를 절약해주며동일한 치수의 고형 막대를 사용해봤자 구조의 강도는 별로 증가하지 않는다자전거 프레임스키의 폴그리고 뼈가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우리의 긴뼈는 기본적으로 텅 빈 관이므로가볍고 모든 방향의 굽힘에 저항한다. / 25p

 

 

 



 

 

 

 

  뼈의 재생과 회복 능력은 아무리 생각해도 놀랍다물론 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의 충격에 비해 몇 주 간의 깁스만으로도 회복이 된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대체 우리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토록 빠른 회복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일까책에는 부러진 팔을 예로 들어 뼈가 재생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준다일단 파열된 모세혈관에서 즉시 누출된 피가 골절로 인한 간격을 메우고그 후 2주 동안 핏덩이 속에서 새로운 모세혈관과 콜라겐 그물이 형성된다고 한다한편뼈가 부러진 직후 다양한 화학적 경보가 인근의 세포들을 깨워 연골을 생성하게 하고조골세포가 약간의 가골을 보태 퍼티의 경도를 높인다이로써 1차 작업이 3~6주 만에 완성되면서 부러진 뼛조각들이 잠정적으로 연결되면커팅콘이 가골이 보내는 압전기 신호에 맞춰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마시 메워 강력하고 성숙한 뼈를 들어앉힌다이렇게 되면 4~6주에 스포츠와 수공 일을 할 수 있을 정도 회복이 된다고 하니다른 인체 조직과 비할 수 없는 뼈의 재건 능력은 정말이지 칭찬받아 마땅한 듯하다.

 

 

 

 

고고학자들은 이집트 미라에서 골절 치료의 흔적을 발견했다내용인즉 접골사들이 부러진 팔에 나무껍질로 만든 부목을 댄 후 리넨으로 둘러싼 것이었다기원전 약 2900년의 파피루스 기록에 따르면부목에 소석고와 꿀을 칠해 강화했다기원전 약 500인도의 수스루타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골절 부위를 나무·대나무·납판 조각으로 고정하고실이나 리넨 조각으로 둘러싼 후돼지비계·밀랍·피치·달걀흰자로 강화한다라고 기술했다붕대를 감은 후 피가 엉겨 굳어지도록 방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었다. / 102p

 

 

르네상스기 동안 대학에서 훈련받은 의사들은 외과 수술을 얕잡아봤다그들은 수술을 이발사들에게 떠넘겼다이발사들도 엄격한 도제 훈련을 받았지만, ‘가장 예리한 칼을 쓰는 칼잡이에 불과하다고 여겨졌다파레는 그런 이발사 겸 외과 의사’ 길드에 소속되어 있었다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16세기에는 한 명의 전문직 종사자에게 면도와 사지 절단을 동시에 받는 해프닝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그 후 외과 의사는 이발사와 갈라져 별도의 면허를 취득했다그럼에도 그들이 하는 일은 천시되었다.

이발사 겸 외과 의사’ 시대의 잔재 중 두 가지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하나는 이발소의 상징은 빨간색과 하얀색 띠 기둥인데여기서 빨간색은 피를하얀색은 붕대를 의미한다. / 104p

 

 

 

  2장 드러난 뼈 편에서는 인류의 진화와 생태계를 이해하는 문화유산에서부터 패션과 예술건축 등 다양한 비즈니스 상품에 이르기까지 뼈에 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그 중에서도 오래된 뼈의 소유를 둘러싼 호사가와 전문가 사이의 대립을 다룬 뼈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화석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콜로라도 동부와이오밍캔자스네브래스카다코타에서 화석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을 무렵두 고생물학자와 발굴팀을 둘러싸고 양측 간에 신분 위장절도돌팔매질총질상대방의 발굴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는 일이 난무했다고 한다지구 최고의 전리품인 공룡화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소유권 분쟁은 지금까지도 불법 발굴을 성행시키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화석은 지구의 역사와 그것의 잠재적인 미래를 이해하게 해줄 주요한 열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가치로 전락해버린 작금의 현실 앞에서자연유산을 둘러싼 우리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는 이러한 메시지들이 더 많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발견의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오래된 뼈의 소유를 둘러싼 호사가와 전문가 사이의 대립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일각에서는 국립공원이나 세계 문화유산 지정을 통해 비옥한 화석 출토지를 보호하자고 제안한다그렇게 된다면 이미 알려진 종의 더욱 완벽한 골격이 발굴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종의 발견이 극대화되어 지구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증진될 것이다바라건대코끼리의 상아가 그랬던 것 언젠가 화석의 상업 거래도 금지되었으면 좋겠다. / 354p

 

 

그 당시 인류학자들(모두 백인 남성이었다)은 정도를 완전히 벗어나자신들이 선호하는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라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엉터리 과학자들은 수만 개의 두개골을 수집하여 용량을 측정한 다음그 결과를 뇌의 크기와 인지능력의 우월성의 지표로 사용했다병리학자겸 인류학자인 폴 브로카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뇌가 여자의 뇌보다 크고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의 뇌가 평범한 사람보다 크고우월한 인종의 뇌가 열등한 인종의 뇌보다 크다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지능의 발달과 뇌의 용량 사이에 현저한 상관관계가 있다.” / 273p

 

 

 



 

 

 

 

  ‘라고 하면 의학 전문가나 고고학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특수 분야라고 여기기 쉽지만숨겨진 뼈드러난 뼈는 복잡한 용어 설명을 빼고 의학적 소양이 부족한 독자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는 점에서 뼈에 관한 가장 대중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아울러 뼈에 대한 각종 지식과 인문학적인 통찰까지 아우를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도 꼭 권장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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