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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4월
평점 :

오늘도 타인에는 관대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인색한 완벽주의자들에게!
자신을 규정짓는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을 더욱 유연하게 살아가는 방법!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야만 해. 감정을 쉽게 드러내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미숙한 사람인 걸 들켜버릴 거야.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모습만 보여야지. 착한 사람이어야 해. 오늘도 우리는 스스로를 ‘증명’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더 잘 하는 것만이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이라 생각하며 완벽을 추구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완벽주의는 양날의 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은 우리를 성공하게 하는 바로 그 능력이 오히려 우리를 소진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불안, 강박, 스트레스, 걱정이 그 결과다. 이때 우리가 겪는 고통이 완벽주의로 얻는 이득보다 크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주의는 전적으로 매달리거나, 아니면 완전히 버려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인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중도를 찾고 완벽주의가 삶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지 결정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 수 있다. 이에 책은 완벽주의라는 함정에 빠지는 이유와 완벽주의 게임의 실체를 분석함으로써, 자신을 규정짓는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을 더욱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관점과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아마도 당신은 눈앞의 결과가 조금이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음번에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두 배 세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더 잘하는 것만이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투자였을까?
성공하는 것, 일을 망치지 않는 것에 몰두하느라 그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놓치진 않았을까? / 16p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본인만의 원칙들이
스스로를 옭아매도록 방치한다
최근 불안과 강박에 관한 여러 서적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완벽하고자 하는 나의 심리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누구에게나 완벽주의가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삶 깊숙이 파고들게 된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어느 한 사건 때문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타인이 흘린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때 어떤 사연이었든 완벽함은 칭찬, 인기, 자부심과 같은 표현으로 격려되고 보상된 반면, 완벽에 미치지 못한 것은 비난 또는 놀림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한발 더 나아가 어느 순간 완벽에 도달하기 힘들어진 시점이 다가왔을 때, 나는 사람들이 말했던 것처럼 그다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깨닫거나, 예전처럼 열심히 노력해도 최고가 되지 못하리라는 걸 알아버려서 어느 순간부터 안전한 길을 택하고 애쓰기를 멈추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완벽주의가 오늘날 내 삶에 어떻게 파고들었고, 그로 인해 나는 어떠한 고통을 받고 있는지 차근차근 적어보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나 역시 여러 편의 관련 책을 읽으면서 리뷰를 쓰는 과정을 통해 그 뿌리에 다가가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그 시도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뿌리를 안다고 해서 당장 나의 태도에 엄청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는 할 수 없다. 여전히 불안과 완벽주의를 향한 압력은 변함없다. 다만, 거기에 휘말려서 나를 자책하는 일은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완벽주의라는 신기루에 더 이상 빠져들지 않고 경계하는 태도를 갖추게 된 것만으로도 나의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있어야 하는’ 위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 스트레스, 걱정의 늪에 빠져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한 번쯤은 내 안의 사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란다.
적응적 완벽주의는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반면,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에 도달했어도 성공으로 치지 않는다. 도달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너무 쉬운 목표였기 때문이다. 결국 죄책감, 번아웃, 회피로 이어지고 만다. / 36p
반면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혹독할 뿐 아니라 지속 불가능하다. 자기비판, 자기의심, 불안, 스트레스, 걱정, 죄책감, 수치심, 그리고 우울을 양산한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도달 불가능한 기대로 자신을 옭아매고 결과적으로 번아웃, 회피, 미루는 습관을 낳는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여전히 패배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준이 너무 높거나 끊임없이 수정되기 때문이고, 그렇다고 포기하면 자동적으로 패배자가 되기 때문이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로 인한 고통, 회피, 헛된 노력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바꾸고자 하는 부분이다. / 48p


책은 우리가 완벽주의라는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한 다양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그 중 ‘스마트 목표’ 세우기는 완벽한 때를 기다리며 계속 일을 미루는 이들이나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꽤 유용한 조언이 될 듯하다. 스마트 목표는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열쇠로,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구체적인 목표, 측정 가능한 목표, 달성 가능한 목표, 의미 있는 목표, 시한이 있는 목표 세우기 등이 그러한데, 이때 ‘하지 말기’ 혹은 ‘덜 하기’ 같은 말을 쓰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미루지 않기, 덜 미루기, 지각하지 않기와 같이 ‘~ 하지 않기’라는 표현법을 자주 쓰는데, 이런 표현으로 목표를 삼으면 어떤 부분을 바꾸고 싶은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목표 세우기에는 구체적인 행동을 드러낼 것을 강조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시각화함으로써 그다음 단계에서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스스로가 분명히 인지할 수 있을 때 행동도 강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완벽주의자는 자주 불안, 스트레스, 걱정 같은 불쾌한 ‘느낌’과 싸운다. 완벽한 저녁식사 장소를 정하기만 하면, 완벽한 휴가 계획을 세우기만 하면 더 이상 불편한 느낌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부정적인 느낌은 계속 찾아온다. 우리는 느낌에게 공간을 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느낌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얼마만큼 머물다 갈지 정하고, 그 사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 78p
완벽주의자는 ‘자기비판’을 연료로 삼아 일한다. “나는 부족해”, “나는 문제가 있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에게 붙인다. 애석하게도 이들은 자기비판 없이 다른 방식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에게 붙인 꼬리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좁게 만들고 자신의 행동을 규정할 뿐, 자기비판과 성공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 자기비판 없이도 당신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 96p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으니”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먼저 친절을 베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수나 약점이 드러날까 걱정하기에 앞서 우리는 친절을 누릴 자격이 있고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져도 된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친절’이 필수며 습관처럼 실천해야 하는 영역임을 강조하는 이 책의 메시지를 기억하자. 오늘도 타인에는 관대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인색한 완벽주의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