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날개
아사히나 아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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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도록 생생하다부모라면 공감할 만한 사실적인 입시 소설!

결코 낯설지 않은우리에겐 꽤 익숙한 입시 경쟁의 현실!

 

 

 

  ‘콩코드 효과라는 말이 있다콩코드 여객기에서 탄생한 경제 용어로손실이 날 것을 예상하고도 지금까지의 투자가 아까워 그만두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일본의 과열된 입시 경쟁을 다룬 소설 날개의 날개』 속에서는 자녀 교육에 관한 부모의 심리를 콩코드 효과에 빗대어 설명한다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여기까지 왔으니까이만큼이나 해왔는데’ 하는 생각에 그간 자녀 교육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 더더욱 이탈할 수 없는 부모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너한테 들인 비용이 얼마인데” “이만큼 해줬으면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기대심리가 자녀를 부추기고 압박한다하긴바둑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학원에 보내주었지만 그 시간과 비용으로 학과와 관련된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건 아닌지이제까지 한 게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보내야할지 망설이게 되는 내 마음도 이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합리화에 갇힌 부모들

 

 

  일본의 사립 명문 중학교 입시는 치열한 경쟁률에 엄청난 사교육을 동반하기로 유명하다날개의 날개』 속 주인공 마도카 역시 교육에 열성적인 엄마들과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초등 2학년인 츠바사에게 시험 삼아 이름난 대형 입시 학원에 입학시험을 보게 한다그런데 츠바사가 일찍이 입시 유형에 익숙한 아이들과 거의 비등한 성적을 얻자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본격적으로 아들을 중학 입시 준비에 뛰어들게 하고그 중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이 듣는 클래스로 도약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처음에는 그저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건만점점 시댁 어른들의 기대는 높아지고 앨리트인 아빠 신조는 소리까지 질러가며 쉴 틈 없이 츠바사의 공부를 압박한다그 사이 츠바사는 부모의 칭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위험한 선택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만다.

 

 

 

육성 B에 올라간 건 정말로 대단한 일이었다마도카는 알고 있다함께 시작한 쇼타도훨씬 오래 다닌 다른 아이들도 여기까지는 올라오지 못했으니그런 아들이 엄마의 시선을 피해 숨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 건 오늘 아침 엄마에게 오늘은 무조건 자기 베스트 경신할 수 있지?”라는 압박을 받은 탓이다그런 말은 하지 말 걸마도카는 후회한다가여워라.

가여운 마음은 마도카의 가슴에 분명 존재했다자신이 던진 말이 독이 되었다는 자각도 있었다잘 알고 있는데도 결과가 안 나오니 낙담하게 된다왜 빨라지지 않는 걸까. / 74p

 

 

정말 알고 있어정말 알고 있다고아는데 결승에 못 나갔어아니잖아몰랐으니까 못 나갔지그때 수학 실수 때문에 틀려서 속상했던 거 잊었어앞으로 절대 안 그러겠다고 해놓고서는거짓말이었어츠바사너 매번 말만 그러잖아아빠도 그러셨지부주의한 실수는 마음의 문제라고네 마음이 입시를 얕보고 있는 거야입시에서는 이런 실수를 하면 바로 떨어져. 1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니까 대충하게 되는 거라고그래서 네가 S0에 못 들어가는 거야!” / 139p

 

 

 



 

 

 

 

  소설은 마도카와 츠바사뿐만 아니라 과열된 입시 교육과 경쟁이라는 덫에 빠져든 일본 사회의 민낯을 생생하게 묘사한다학원 홍보를 비롯한 수험생 학부모 블로그 등지에서는 공공연하게 수도권 내 상위 학교들을 줄 세운다아이들은 어른들이 세워놓은 기준에 따라 자신을 비롯해 친구들을 서열화한다모모미의 엄마는 연습이 없을 때도 시민수영장에서 딸의 수영을 단련시키고직접 시간표를 관리하며 아직 어린 아이에게 프로틴을 먹일 만큼 딸의 수영 기록에 집착한다학부모들은 공공주택 단지 아이들과 빈곤 가정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해서 이쪽과 저쪽으로 학군을 구분한다결코 낯설지 않은우리에겐 꽤 익숙한 풍경이다.

 

 

 

츠바사에게 반이 올라간 사실을 얼른 알려주고 싶었다시부모에게도 신지에게도 모두에게 알리고 싶을 만큼마도카의 마음은 활짝 개었다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지만이게 일희임을 알아도 오랫동안 우울의 시간이 이어졌으니 이 기쁨을 충분히 맛보고 싶었다그리고 성적표 숫자에 마도카가 기뻐할수록성적을 올려야 엄마가 자신을 좋아해 준다고 츠바사는 생각하게 된다. / 154p

 

 

생각해 보니 시어머니는 시종일관 남들과 비교하는 이야기만 했다신지도 츠바사의 성적 이야기뿐이었다그 누구도 츠바사에게 현재 학교생활이가나 친구 이야기또는 츠바사가 공부 이외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았다츠바사의 미래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자기들 멋대로 기대했다. / 167p

 

 

 




 

 

 

 

  “엄마도내가좋은 학교에 가면허세 부릴 수 있으니까그래서 맨날 입시입시했던 거잖아!!” 기어코 입시를 치르겠다며 천타로가 엄마에게 외치는 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잔상에 오래 남는다부모들은 말한다다 너를 위한 거라고하지만 이런 합리화가 부모의 욕심을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점수가 내 아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내가 그리고 싶은 아이의 미래를 아이의 꿈이라 착각하는 건 아닐까아이의 날개를 꺾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서열화로 점철된 사회와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할 메시지일 듯하다나 역시 흔들릴 때마다 날개의 날개』 속 엄마 마도카와 아들 츠바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독이리라 다짐한다아이는 이미 저만의 날갯짓으로 자신의 세상을 밝힐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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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고사성어 국어가 잡히는 초등 어휘 3
원유순 지음, 뜬금 그림 / 머핀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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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속에 담긴 지혜와 교훈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책!

초등 교과와 연계된 국어 어휘 능력을 키우고 우리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고사성어 입문서!

 

 

 

 

  한 달 전쯤부터 아이가 갑자기 한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하교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종종 나에게 한자 대결을 신청하기도 했다알고 보니 같은 반 친구가 매일 한자를 가르쳐주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친구만큼이나 한자를 알고 싶다는 열망 때문인지 평소에는 한자에 관심도 없던 아이가 방과 후 수업으로 한자를 신청해달라고 졸랐고그간 묵혀두었던 한자 교재까지 찾아내 매일 서너 글자씩 새로운 한자를 익혀서 학교에 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 들어서 아이는 엄마조삼모사가 뭐야고진감래는?” 하고 고사성어까지 물어오곤 했는데나로서는 퍽 난감한 일이었다어떤 상황일 때 쓰는 말인지 대략이야 설명해줄 수는 있어도 초등 2학년인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자세히 알려준다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아무래도 아이가 쉽게 익힐 수 있는 고사성어 책을 찾아봐야겠구나 하고 둘러보던 찰나에마침 머핀북에서 출간된 날마다 고사성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만화로 먼저 쓰임을 익히고 동화 작가 원유순 선생님이 이야기로 맛깔나게 들려주는 고사성어라니우리 아이와 함께 하기 딱 알맞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교훈과 지혜다양한 어휘를 익힐 수 있는 고사성어의 힘

 

 

  고사성어란 무엇일까책에 따르면 옛날에 있었던 일을 후세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여 관용적인 뜻으로 굳은 한자어를 뜻한다고 한다고사성어의 상당수는 중국의 춘추 적국 시대에 태어난 것으로이 시대에 활동한 학자와 사상가들은 왕이나 정치가들을 상대할 때 역사 일화를 근거로 들면서 설득했다고 한다그때 사용한 말들을 후세 사람들이 따라 쓰다 보니 관용어처럼 굳어져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이다운문을 맞추기 위해 대체로 네 글자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보니 사자성어라 부르기도 한다하지만 고사성어 중에는 두 글자나 열두 글자나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고사성어가 곧 사자성어는 아니므로 혼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우리는 왜 고사성어를 알아야 할까?

 

첫째과거의 일을 통해 현자의 나를 돌아볼 수 있어요.

둘째대화가 풍부해지고 설득력을 키울 수 있어요.

셋째한자를 많이 알게 되어 국어 공부에 도움이 돼요. / 2p

 

 

 

  『날마다 고사성어는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고사성어 가운데 140개를 선별해 소개한다죽마고우와 맹모삼천과 같이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고사성어견물생심과 각주구검을 비롯한 욕심과 어리석음을 경계하게 하는 고사성어대기만성과 분골쇄신처럼 배움과 노력의 중요성을 일러주는 고사성어과유불급과 경거망동으로 대표되는 나를 다스리는 지혜를 담은 고사성어새옹지마와 어부지리 같이 마음에 새겨할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고사성어사면초가와 용두사미처럼 고난 속에서 얻은 깨달음에 관한 고사성어를 수록하고 있다.

 

 

 

  각 고사성어마다 유래는 물론비슷하거나 반대되는 고사성어와 속담명언역사 일화옛이야기동화 등이 수록되어 있으니 고사성어의 뜻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사성어가 어려운 아이들은 만화로 먼저 접근해 실제로 사용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각 장을 마무리 할 때마다 숨은 고사성어 찾기 퀴즈도 풀어볼 수 있으니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또 더 알아두면 좋은 초등 필수 고사성어와 따라쓰기 워크북도 첨부되어 있으니 처음 고사성어를 익히는 초등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엄마죽마고우는 나랑 ○○와 같은 사이를 말하는 거지?”

  아이가 책을 펼쳐보자마자 고사성어 죽마고우’ 편을 열심히 읽더니 함께 한자 공부를 하는 친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나보다죽마고우는 대나무로 만든 장난감 말을 같이 타던 벗이라는 뜻으로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단짝을 가리키는 고사성어다어째서 대나무 죽이라는 한자가 들어가는 걸까 의아했는데이런 뜻이 있었던 거다오늘날에는 죽마고우하면 친한 벗을 일컫는 말로만 쓰이지만실제 성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죽마를 함께 탔던 친한 벗인 환온과 은호가 자라서 대립 관계에 놓이게 되고 전쟁 중에 운명이 엇갈려 비극을 맞은 일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이처럼 한자 풀이만으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도 유래를 익히다보면 더 자세히그 속에 담긴 교훈과 지혜를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 참 유익한 것 같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마부작침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이 공부에 싫증을 느껴 스승에게 말도 하지 않고 멋대로 산을 내려오다 냇가에서 바위에 도끼를 열심히 문지르고 있는 할머니를 만났다고 한다이백이 할머니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으니 할머니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중이라고 대답했다이에 이백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리자 할머니는 얘야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 도끼도 바늘이 될 수 있단다.” 하고 이백을 크게 꾸짖었고그 길로 이백은 곧장 스승에게 돌아가 열심히 공부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 되었다고 한다이처럼 마부작침’ 속에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마침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큰 교훈이 담겨 있다우리 아이가 성장하면서 꼭 이 마부작침의 의미를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초등 교과와 연계된 국어 어휘 능력을 키우고 우리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고 있는 분들이라면 날마다 고사성어를 선물해보시길 추천드린다이 책 외에 시리즈로 날마다 속담날마다 사자소학도 출간되었다고 하니 함께 구입해 아이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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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모양으로 찻잔을 돌리면
존 프럼 지음 / 래빗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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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상상력과 신화적 사고를 절묘하게 결합한 완성도 높은 SF문학!

김초엽천선란김청귤여기에 나는 존 프럼의 이름을 더하려 한다!

 

 

 

  생체 분해까지 4분 59, 4분 58, 4분 57……망했다완전히 망했다.

  ‘는 4세기 하고도 50년을 더 살았던 생을 뜻밖의 전송 오류로 마감하게 되었다는 것에 낙담한다이미 5분 전에 자신의 몸을 이루는 생체 패턴 정보가 클라우드를 통해 달로 제대로 전송되었고정상적이라면 출발지인 지구에 있던 자신은 분해되었어야 마땅하다테세우스법에 따르면 한 인간이 동시에 둘 이상의 개체로 존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니까그런데 분해 과정 속에서 오류가 발생해 의도치 않게 또 하나의 개체인 가 지구에 남게 되었으니아예 부스 안에서 폐기될 운명에 처해지고 만 것이다표제작인 영원의 모양으로 찻잔을 돌리면은 복제기술과 생체 정보 전송을 통한 차원 이동오류나 포맷이 되지 않는 한 영생을 꿈꿀 수 있는 최첨단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복제 인간인 주인공이 뜻밖의 전송 오류로 디지털 유령 신세가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소설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이른바 테세우스법으로부터 제기되는 의문이다고대 아테네인들은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고 귀환한 영웅 테세우스의 배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조금씩 수선한다그 과정에서 낡은 부품들이 서서히 교체되는데오랜 세월이 흐르자 배를 이루던 원래 부품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그렇다면 이 배를 과연 처음과 같은 배라고 할 수 있을까형태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후대의 배는 원래의 배와 같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이렇게 영웅이 탔던 배와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테세우스의 배는 논리적인 모순을 지니게 된다.

 

 

 

  인간의 생체를 무한히 복제할 수 있는 첨단 과학의 시대를 맞이한다 하더라도복제되면서 서로 다른 줄기로 분기한 두 인간이 함께 존재함으로써 야기되는 혼란은 결국 테세우스의 배와 같은 모순에 처할 수밖에 없다존 프럼은 바로 이러한 모순을 제기하며인간을 복제할 경우 즉시 원본의 의식을 클라우드에 동기화하는 동시에 원본을 파기해야 한다는 테세우스법을 소설 속에 정립한다하지만 주인공인 는 오류로 인해 파기되지 않고 살아남아 디지털 유령 신세인 잉여 인간으로 전락하고결국 복제의 세계를 거부하는 게토의 영역으로 들어가 자신을 소멸시키기로 선택한다그러나 유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게토에서는 다시금 영생을 갈구하는 복제 세계로 이행하고픈 뫼비우스의 굴레에 빠지고 마는데끝나지 않는 역설의 항로 속에서 분해와 재생을 거듭하는 테세우스의 배를 타고 영원히 해맬 수밖에 없는 ’, 어쩌면 우리 모두야말로 그 굴레 안에서 끝없이 맴도는 저주에 걸린 존재는 아닐는지.

 

 

 

5분 전에 나는 바로 이 전송 부스에서 클라우드를 경유해 달로 전송되었다세포 하나하나가 전송된다는 것은 아니다전송되는 것은 내 몸을 이루는 생체 패턴 정보이다달에 있는 수신기는 지구에서 송신된 정보를 바탕으로 라는 인간을 생체 프린트한다법률상 한 인간이 동시에 둘 이상의 개체로 존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니목적지인 달로 전송되는 순간 전송 부스는 출발지인 지구에 있단 인간을 분해해버린다나는 5분 전에 이 부스에서 이미 한번 분해되었다하지만 망할 놈의 전송 오류로 인해 달과 지구두 곳에서 프린트 되어버렸고이쪽에 있는 나는 겨우 5분 만에 폐기될 운명에 놓인 것이다. / 영원의 모양으로 찻잔을 돌리면」 중에서 63p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어쩌면 또 하나의 테세우스의 배가 존재하지 않았을까하는 그런 의문이배를 수선한 누군가가 원래의 부품을 따로 모아서 조립한다면 그 배 역시 테세우스의 배가 아닐까테세우스의 배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되지 않을까테세우스법은 두 번째 배를 무조건 폐기하는 대신영원의 요람에 독자적인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 영원의 모양으로 찻잔을 돌리면」 중에서 98p

 

 

 



 

 

 

 

  이처럼 존 프럼은 자신의 소설집을 통해 인공지능분자 프린팅가상현실복제인간다차원 세계 등을 위시하여 고도로 발달된 미래 사회의 모습과 그것이 지닌 윤리적인 문제그 안에서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로그아웃하시겠습니까?에서는 내 인생이 내가 설정한 난이도의 게임이라면?’과 같은 가정 아래서무엇이 게임 속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 주인공이 극한까지 내몰림으로써 마침내 자아가 분열되고 마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유사한 형태의 소설 나의 디지털 호스피스」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바이트만큼 원하는 시나리오를 구입해 살 수 있는 뉴 리얼리티의 세계 속에서진짜 현실과 가짜 현실이라는 함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뇌를 현실감 있게 담아낸다신의 소스코드에서도 지구를 포함한 우주 전체가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실은 프로그램화된 디지털 세계에 불과하다는 시뮬레이션 우주론을 통해 누가 전원 코드를 뽑아서 세상이 사라지면 어떡하지?”와 같은 섬뜩한 공포를 마주하게 한다.

 

 

 

라플라스는 날이 갈수록 거대해져만 갔다만물의 방정식을 응용해 우주를 해킹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은 오직 라플라스뿐이었기에 경쟁자 따윈 없었다라플라스는 DU에서 채굴한 몇몇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점점 빠르게 더 많은 소우주를 만들어냈고그로 인해 더 많은 기술을 채굴하는 무한한 사이클에 들어섰다누구도 멈출 수 없는 라플라스의 폭주는공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플랑크 길이에서 무한히 진동하며 우주를 존재케 한다는 뫼비우스 모양의 리본형 초끈처럼 무한한 궤도 위에 올랐다. / 회귀」 중에서 188p

 

 

 




 

 

 

 

  「신의 소스코드에서 철학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대니얼 핸슨은 이렇게 말한다. “한때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어. (그로부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지구가 숱한 행성 중 하나에 불과하나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다시 한참이 지나서야 우주를 탐험하기 시작했지다시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우주를 포함한 모든 세계가 시뮬레이션 안에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어그리고 이제는 다차원 구조에 관해 알게 되었지만여전히 많은 것들이 미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자신들의 거대한 질서 속에 개인을 철저히 이속시키려 하면서도 끊임없이 분열을 가한다신의 소스코드를 뒤져가며자신의 꼬리를 먹고 자라는 우로보로스 밖으로도넛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연구했던 안나 한처럼 우리는 세계 너머를 자주 의식하며 테세우스의 배에서 탈주를 감행하는 위대한 모험가가 될 수 있을까이제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다.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말했듯 자유의지란사실은 환상에 불과할까물리적 인과의 연쇄 작용은 자유의지가 끼어들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걸까설령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이 끔찍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정말로 자유로운 것일까.

(어쩌면 자유의지는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자유의지라는 것은 인간이 짊어지기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은 아닐까. / 회귀」 중에서 207p

 

 

어떤 신비한 초월자가 아닌나와 같은 프로그래머가모니터 앞에 안장 키보드나 두드리는 너드 따위가신의 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은 어딘가 쿨하짐 못한 구석이 있었으니까요나처럼 두꺼운 안경을 쓰고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 너드가과자 부스러기가 묻은 땀에 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컴퓨터광이우리의 조물주라니……. / 신의 소스코드」 중에서 268p

 

 

 

  과학적 상상력과 신화적 사고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SF를 상당히 완성도 높은 문학적 장르로 이끌어낸 작가의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최근 한국 문단에서 SF의 존재감이 점차 두드러지는 가운데 또 하나의 결을 꿰차며 자신만의 세계를 밀고 나가는 과단성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사실 리뷰에 쓴 말보다 하지 않은 말이 더 많다한 권의 책에서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좋은 작가를 얻었다는 뜻이 아닐까이름을 보고 외국 작가인줄 알았는데 실은 필명이었다는 반전이 작가에 대한 신비로움을 더하는 만큼앞으로도 놀랍도록 신선한 작품을 더 많이 내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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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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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먼 영국에서 날아온 가슴 벅찬 감동의 이야기!

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줄 책!

 

 

 

(아빠)아내와 나는 키티를 보며 성장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의식 과잉의 십 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인기가 많고 성적도 좋은우울과는 거리가 한참 먼 아이였다아니매일 아침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우리 방으로 뛰어들곤 했던 밝은 아이였다그렇게 모두를 웃게 했던 열네 살 나의 막내딸이 영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고민 끝에 하던 일을 관두고 키티가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주려고 갖은 시도를 했다빵 굽기는 그중 하나였다다행히도 키티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키티()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자신만만하고 확신에 차 있다가도 느닷없이 불안해서 온몸이 얼어붙어 버렸고 내가 그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마치 블록 하나를 너무 빨리 빼내는 바람에 순식간에 무너진 젠가처럼나는 무너졌다나는 엄마 아빠가 모든 걸 이해해보려 애쓰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어느 날아빠가 빵을 함께 만들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오븐에서 막 꺼낸 뜨거운 빵에서는 타닥타닥쉭쉭 소리가 났다그건 마치 빵이 들려주는 노래 소리빵이 부리는 연금술 같았다나는 단숨에 빵과 사랑에 빠졌다.

 

 

 

오븐에서 갓 나온 빵에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브레드송거기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있었다.” / 책 속에서

 

 

 

  『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는 열네 살에 우울증을 앓게 된 딸과 그런 딸을 돕고 싶어 나선 아빠가 함께 베이킹을 하면서 찾아온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다우연히 아빠의 제안으로 빵을 만들기 시작한 키티는 여기에 푹 빠지게 되고 매일 빵 굽는 시간을 위해 살기 시작한다빵을 먹는 속도보다 만드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시작하자 이웃에게 빵을 나눠주기로 하는데다행히 사람들은 키티의 빵을 받고 진심으로 기뻐한다점차 주문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키티가 항상 입는 오렌지색 멜빵바지에서 힌트를 얻어 오렌지 베이커리란 이름을 내걸고 빵 구독 서비스에 도전해보기로 한다그렇게 책은 아빠와 키티가 베이커로 거듭나기 위한 우여곡절의 시간과 도전을 담은 성장기를 통해 갓 구운 빵 한 덩이의 온기와도 같은 따스한 감동을 전한다.

 

 

 

이 일상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숨어 있었다.

키티가 자기 전에 반죽을 만들어놓으면우리는 아침에 빵을 굽고 포장한 다음 거리를 오르내리며 빵을 배달했다아주 잠깐이었지만키티가 반죽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거나 캐러롤의 뚜껑을 열거나 아직 따뜻한 빵을 건넬 때 한 번씩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건 키티가 어두운 생각에 잠식당하지 않았을 때의 미소였고애써 지어내는 게 아닌 진심 어린 미소였다. / 24p

 

 

나 매니큐어 칠하거나 드레스 입는 거 별로 안 좋아해밀가루 포대 500킬로그램을 들어 올리고 새벽 네 시에 일어나고 싶어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그것도 해볼래내가 살아낼 수 있는 삶인 것 같아내가 원하는 게 바로 저거야나는 강해지고 싶어.” / 40p

 

 

 




 

 

 

 

  『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의 이야기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건한결같이 너그럽고 열린 태도로 키티의 가족을 응원해준 와틀링턴 마을 사람들과 키티의 열정에 기꺼이 가르침을 전해준 베이커들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전한 진심어린 마음 덕분이 아닐까옆집 방갈로로 이사 온 70대 할아버지 피터는 온화한 공감과 위로를 통해 키티의 사정을 쓰다듬어 주었고줄리엣 아주머니는 자신의 집 오븐을 써도 좋다며 기꺼이 주방을 내어주었다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던 베이커들은 모두 키티를 믿어주었고귀한 시간을 선뜻 내주며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나눠주었다이 외에도 오렌지 베이커리가 탄생할 수 있도록 크라우드 펀딩 후원에 나서준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어린 응원까지어쩌면 키티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베이킹을 향한 열정뿐만 아니라 그녀의 꿈을 지지하고 인내해준 가족과 다정한 이웃들의 관심 덕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마마이트의 짭짤함이 빵의 속살에 전혀 다른 맛을 더했고다 구워진 빵 껍질에는 잔가지 같은 무늬가 생겨났다모든 면에서 정말 위로가 되는 빵이었다.

우리 빵을 주문해 먹는 고객은 모두 우리 집에서 2킬로미터 반경 안에 살았다우리는 빵을 약간 식힌 다음 바로 자전거 바구니에 넣어 배달을 가곤 했다이건 키티에게(솔직히 말하면 내게도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사람들 앞에 나서고 그들과 교류하면서 나는 우리의 이 짧은 여름이 지나면 또 어떤 날들이 이어질지 내심 두려웠지만키티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키티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사람들은 키티의 빵을 받고 진심으로 기뻐했다고마워하는 고객에게 따뜻한 빵을 건네며 키티의 안에서 작은 불꽃이 일었다. / 35p

 

 

코펜하겐에 있는 동안 울라 할머니는 호밀빵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호밀빵을 만드는 데는 이틀이 걸렸고우리가 영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에 딱 맞춰 빵이 완성되었다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배낭 안에 넣은 호밀빵은 온기가 등으로 전해졌다울라 할머니의 가족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그들 덕분에 내가 일상을 벗어나도 공황발작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으며나아가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사실을우리는 울라 할머니한테 배운 레시피로 호밀빵을 만들어 울라브뢰드라는 이름을 붙여서 오렌지 베이커리에서 판매했다. / 128p

 

 

 




 

 

 

 

  책의 말미에는 오렌지 베이커리만의 특별한 빵 레시피가 담겨 있다재료 준비와 만드는 과정을 비롯해 먹는 방법까지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그야말로 빵덕후의 심장을 저격하는 페이지다결국 참을 수 없어 빵집으로 달려가 치아바타와 블루베리 식빵을 업어왔다는 말씀여기에 위트 넘치는 부녀의 사진과 책 곳곳에서 빛나는 아빠 앨의 아기자기한 그림까지키티는 말한다나는 반죽의 언어로 말한다고내가 만든 레시피로 빵을 만들 때면 심장이 거의 벗어날 만큼 쿵쿵 뛴다고자신만의 언어를 찾아 그곳에 열과 성의를 다 쏟아 부은 키티에게 이제 정신적 고통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키티의 이야기가 온전한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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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방울 채집 -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
무운 지음 / 밝은세상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행복의 언어를 길어올리는 이삭과 보리!

일상의 작은 행복을 수집해 나가다보면 어느 새 내 마음은 좀 더 단단해져 있을 거예요!

 

 

 

 

  부앙갑자기 폭발하듯 질주하는 오토바이 소음에 어깨가 들썩일 만큼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맞은 편 상가에서 올라오는 술 취한 사람들의 고성빵빵거리는 자동차 경적소리에 해가 질 무렵이면 창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게 일상이 되었다두해 전한적한 시골 같은 동네로 이사를 온 건 높다란 건물 틈 사이의 번잡한 도심이 아닌창문을 열었을 때 하늘이 먼저 보이고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아침을 맞고 싶었기 때문이다아침 해가 떠오르면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자신만의 텃밭을 일구는 이웃 어르신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며 잠을 깨운다햇빛 냄새 푹 묻어나라고 빨래를 한가득 널어놓으면 얼룩진 내 마음까지 보송보송해지는 것 같다기찻길 담벼락을 따라 난 산책길을 가만가만 걷다보면 잎사귀 가득한 푸릇함에 눈과 마음까지 선선해진다.

 

 

 

  “이렇게 커다란 벚나무가 곁에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닐까?” 마음 방울 채집』 속에서 이삭과 보리는 집 담벼락을 따라 핀 벚꽃을 넋 놓고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그 존재감만으로도 든든해지는 내 마음한 해가 지나 다시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을 맞을 때면 나의 1년이 무탈하게 흘러갔음에 감사하게 된다비록 그 순간순간은 힘든 일의 연속이었을지라도 한 해가 지나 멀찍이서 바라보면 제법 견딜만한 것이 된다.

 

 

 

  어느 하나 똑같은 순간이 없기에 아름다운 사계절그 안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다음 해를 기약하는 꽃잎사귀… 이렇듯 자연이 주는 일상이 행복한 이유는다채로운 변화 속에서 단단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는 그 모든 생명에게서 또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다정한 위로를 얻기 때문일 것이다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삶의 가장 따뜻한 순간을 포착해내고 행복의 언어를 길어 올리는 이삭과 보리처럼.

 

 

 

보리마음이 방울방울해.”

그게 무슨 말이야?”

행복하다는 말!” / 책 속에서

 

 

 




 

 

 

 

꽃가람 마을에서 날아온 행복의 언어

 

 

  『마음 방울 채집은 우리 곁은 맴돌고 있지만 보지 못했던 100가지 행복의 순간을 담백한 글과 몽글몽글한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에세이다무운 작가는 이삭과 보리라는 귀여운 토끼 캐릭터와 이들의 반려 강아지인 망두무리를 지어 다니는 개구락찌가 아름다운 꽃가람 마을에서 보내는 사계절을 통해 각자의 행복을 찾아보기를 제안한다내 마음의 정원에 꽃을 피워줄 계절 봄메마른 흙과 내 마음에 물을 듬뿍 주어야 하는 계절 여름알록달록 내 마음도 물드는 계절 가을켜켜이 쌓이는 눈처럼 사랑하는 이와의 모든 순간을 쌓아갈 계절 겨울도심 속에 있었다면 그저 무심하게 흘려보냈을 계절들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가는 꽃가람 마을 친구들을 바라보며 내 마음의 행복 언어도 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 한편에 방울을 모은다는 건 우리가

조금씩 선명해진다는 거야. / 책 속에서

 

 

 




 

 

 

 

  저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계절의 풍경이 있을 것이다어쩌면 내가 기다리는 그 계절의 풍경이그 안에 머물러 있던 순간이 내가 한때 채집한 행복의 모습이 아닐까그렇게 채집한 행복이 오늘을 좀 더 단단하게 살아가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일상의 작은 기쁨을 모아나가 보시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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