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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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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년에 걸친 원자의 극적인 오디세이가 나와 지구를 탄생시켰다!
과학자들의 열정과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 경이를 품게 되는 책!
150억 년에 이르는
우주의 진화를 통해서 수소 원자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예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 칼 세이건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라플라스는 한 에세이에서 ‘만일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뉴턴의 운동 법칙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바 있다.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면 ‘악마’일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과학자들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어디로 향할 것인지,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의 근원과 미래에 대한 해답을 ‘원자’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대체 왜, 이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작디작은 원자에 주목했던 것일까.
빅뱅에서부터 우리의 어제 저녁 식사까지,
원자에서 발견한 나와 우주의 연대기
책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의 저자 댄 레빗은 우리 몸을 수백조 개에 달하는 원자로 이루어진 은하계에 비유한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3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군체로, 각각의 세포는 다시 격렬하게 진동하면서 춤추는 100조 개가 넘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지구의 모든 사막에 있는 모래알보다도 10억 배나 더 많은 수다. 게다가 주기율표에 포함된 132종 남짓한 원소 중 약 60종의 원소가 우리 몸속에 존재한다고 한다. 어쩌다 우리 몸에 이토록 많은 원자들이 존재하게 되었을까. 이 광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우주는 원시 원자들의 폭발로 시작됐다’는 현재의 빅뱅 우주론을 주장한 물리학자이자 카톨릭 성직자인 르메르트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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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레빗은 빅뱅으로 만들어진 수소와 적색거성에서 만들어진 (주로 산소, 탄소, 질소, 칼슘, 인) 원소가 어떻게 태양계를 비롯해 지구처럼 단단한 행성을 만들어냈는지, 어떻게 엄청난 소행성들의 폭격을 견뎌가며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척박한 황무지였던 지구를 갑자기 청록색의 오아시스로 만들 수 있었는지, 또 어떻게 원자들이 생명으로 도약하게 되었는지 장대하고도 기이한 여정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가 관찰을 통해서 알아낸 모든 사실에 따르면, 우리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질은 빈 공간 이외에 전자, 쿼크, 글루온이라는 단 세 가지 기본적인 입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질량이 없는 힘 입자인 글루온은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게 해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도록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30,000,000,000,000,000,000,000,000,000(30옥틸리언 개의 전자와 더 많은 수의 쿼크, 그리고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도록 해주는 수많은 글루온의 집합이다. / 58p
한편 초기에는 소행성과 더 적은 수의 혜성이 끊임없이 지구를 강타하면서 전달된 더 많은 양의 물이 마그마에 흡수되거나 대기 중에 남게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지구와 대기가 식으면서 위협적인 구름은 너무 무거워져서 노아마저도 놀라게 했을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을 것이다. 우리 몸에 있는 물은 한때 끔찍한 홍수를 일으켰던 몰이다. 아래쪽의 마그마에서 계속 분출되어 대기 중으로 공급된 수증기에 의해서 수천 년이나 수만 년 동안 비가 쏟아졌다. 판 구조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시기에는 지구에 높은 산이나 깊은 분지가 없었다. 비가 멈추면서 수심이 1,600미터가 넘는 바다가 지구 전체를 둘러싸게 되었다. / 124p
우리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식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만약 우리가 사라지더라도 식물은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식물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몇 주일이나 몇 달 이내에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다.
빅뱅과 별에서 온 우리의 원자가 마침내 우리의 현관에 해당하는 입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식물을 통해서이다. 물과 일부 염을 제외한 우리 몸속의 거의 모든 원자는 식물을 통해서 우리에게 도달한다. / 2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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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과 운석이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운석에는 우리의 생존에 꼭 필요한 분자들이 들어있다-세로토닌, 발린, 테스토스테론, 글루탐산 등), 진화에 있어서 산소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이 책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원자의 세계를 탐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별에 들어 있는 다양한 원소의 비율을 알아낸 세실리아 페인, 우주를 정처 없이 떠돌고 있었던 원자들이 중력에 이끌려 회전하면서 태양과 주변의 행성들이 형성되었음을 계산해낸 빅토르 사프로노프, 적색거성 내부의 엄청난 온도와 초신성의 폭발로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프레드 호일 등 집요하게 원자를 따라가다 마침내 놀라운 발견을 이루어낸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원자의 역사에 다가가는 일은 본질적으로 나와 세상의 이해하는 일이다.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원자가 별과 지구, 그리고 생명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세상의 그 무엇도 사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원자를 탐구하는 이 매혹적인 여정에 꼭 동승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