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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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으로 꽉 채운 소설!

전 세계, 비밀스러운 전장에서 활약했던 은퇴한 스파이들의 이야기!





  유독 마음을 끄는 단어들이 있다. 내게는 ‘스파이’라는 단어가 그 중 하나다. 일단 표지에 ‘스파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스파이가 활약하는 ‘첩보물’ 하면 냉전시대의 전유물로, 이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시대적인 소재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상 전쟁은 끊긴 적이 없고, 은폐와 조작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막는 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정보를 선점하기 위한 공작과 견제는 우리 시대에도 변함없는 현실이다. 세상을 안전하게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임무에 사명을 다하는 스파이라는 캐릭터와 그들의 활약에 끌리는 것 역시, 여전히 이 세계가 그들을 필요로 하며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은 아닐까.





은퇴한 스파이들, 그들이 다시 움직이다



  누구나 은퇴한 후의 멋진 삶을 상상하곤 한다. 이를 테면 코사무이의 푸른 해변을 내려다보며 언덕 위의 멋진 빌라에서 맞는 아침을, 새들이 세레나데를 부르는 코스타리카 숲에서 즐기는 느긋하고도 여유로운 일상을. 하지만 전직 CIA 요원인 매기 버드는 지난 16년 동안의 스파이 생활이 이를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캐나다 메인주의 작은 시골 마을 퓨리티에 정착해 조용히 닭을 키우며 사는 여생을 택하기로 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은신하듯 조용히… 그녀는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 예정이었다.



집 앞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매기는 이것이 비극적으로 끝난 과거의 임무에서 비롯된 일종의 ‘경고’임을 모르지 않았다. 얼마 전, 정보국의 정보 시스템에 침입이 발생했고 ‘시라노 작전’에 동원된 요원들의 이름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곳은 더 이상 그녀에게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건 더더욱 원치 않는 일이었다. 결국 독서 클럽을 가장한 ‘마티니 클럽’이 소집되고, 전직 CIA 요원이자 은퇴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은퇴 후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각자의 능력을 다시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최근 정보국의 정보 시스템에 침입이 발생했어요. 그 무단 침입으로 피해를 본 것은 시라노 작전 관련 파일뿐이었어요.”

“그 작전은 무려 16년 전의 일이에요.”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관련 정보는 기밀로 유지되었죠. 그러나 이제는 여러분들의 이름이 유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모든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분들을 추적하고 있고 도움이 필요한지도 알아보는 중이에요. 이런 곳에 계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 34p


나쁜 기억이란 마치 묘비처럼 영구적인 것이어서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다 보면 비극이 일어났던 장소들을 모두 기억하게 된다. / 44p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 불리는 테스 게리첸이 이번에는 은퇴한 스파이들을 소환해냈다. 과거에 참여한 작전이 비극적인 결말과 함께 끝나면서 은퇴의 길로 접어든 지 16년, 작전과 관련된 이들을 노리는 전적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매기와 그의 친구들이 다시 실력을 발휘해야만 상황에 놓이게 되는 내용의 스릴러 소설이다. 이토록 섹시한 노년의 전직 요원들이라니! 턱밑까지 추격한 전적들로부터 일상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똘똘 뭉치는 전직 CIA 요원들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다. 사랑하는 사람마저 의심하고 속여가며, 국가의 안전을 위하여 인간성과 자신의 삶마저도 포기해야 했던 스파이들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녹여낸 점도 인상적이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거울의 세계에 살게 되면 진실은 항상 왜곡되기 마련이다. 너무 자주 우리는, 우리의 관점을 곱씹게 하는 양심을 찌르는 사실과 모든 불편한 작은 조각들은 무시하는 반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만을 선택한다. 우리는 명확한 것을 열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 127p


우리 모두는 자신이 아닌 무언가인 척하고 있으며, 몇몇은 그것을 더 잘해 내기도 한다. / 158p










  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으로 꽉 찬 작품이다. 반전에 반전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007시리즈를 비롯해 스파이 첩보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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