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짐 열린책들 세계문학 266
조셉 콘래드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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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윤리, 편협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흔들릴 때마다 읽어봐야 할 책!





  <그 배에는 8백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짐은 그날의 사건을 떠올리며 몸을 살짝 떨었다. 때는 대영 제국이 가장 강력했던 시절, 1천4백 톤급 증기선 파트나호가 동남아의 한 해역에서 난파선의 잔해로 추측되는 부유물과 충돌해 침몰 위기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스콜까지 불길한 기운을 내뿜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파트나 호의 선장과 기관사 일행은 배와 승객들을 뒤로 한 채 다급히 구명정으로 뛰어내렸다. 평소 바다와 모험을 동경해 용감한 선원으로서의 사명을 중요시 여겼던 짐은 비겁하게 탈출을 감행하는 승무원들을 바라보며 주저했지만, 이내 아비규환이 되고 말 파트나호의 다음 순간을 상상하다 그만 절망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충동적으로 구명정에 뛰어들고 말았다. 만약 그날, 바다 속으로 영영 가라앉고 만 것이 자신의 꿈과 미래였음을 짐이 진즉에 알았더라면 그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한 달 뒤, 동양의 어느 항구에서 파트나 호 사건을 둘러싼 재판이 열린다. 방청석에서 재판 과정을 지켜보던 말로는, 도망친 다른 선원들이 모두 자취를 감춰버린 가운데 홀로 재판정 앞에 선 짐이라는 청년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이 자초한 곤경에 빠져버린 짐은 결국 온갖 사회적 비난을 받고 선원 자격까지 박탈당하지만, 말로는 이 청년에게 묘한 연민을 느낀다. ‘직접 목격되지 않은 위험은 인간의 생각 속에서 불완전하고 막연할 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지니고 있다고 믿게 되는 것들, 이를 테면 그 어떤 위험이나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이나 이타심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불완전하고 막연한 믿음일 뿐이라는 것을 말로는 짐의 이야기 속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게 아닐까.



<우리는 조직화된 집단이 아니야. 그러니 우리는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그런 인간다움이라는 명분뿐이지.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기면 신뢰가 와르르 무너지는 거야. 강인함을 보일 기회가 전혀 없이 바다 생활을 거의 마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런 기회가 왔을 때는…… 아! 만약 내가…….> / 97p


사람에겐 자신의 도덕적 정체성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그 마음속 정체성을 비난에서 구해 내려 끙끙거리는 모습은, 언제나 그렇듯이 장엄해 보이는 동시에 또한 살짝 우스꽝스럽기도 하지. 한 인습에 대한 이런 소중한 관념은 단지 게임의 법칙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무시무시하게 효과적이야. 이것이 무한한 힘을 타고난 본능을 억누를 수 있다는 생각과, 실패할 경우 받게 되는 끔찍한 벌 때문이지. / 115p







  그렇게 말로는 사회적 무리에서 낙오된 짐이라는 한 인간의 운명에 관심을 갖게 된다. 파트나 호 사건 이후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고 살아가는 짐의 파멸과 방황, 오지의 어느 원주민 마을에 정착하게 된 이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소설 『로드 짐』은 말로라는 1인칭 화자가 짐의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되, 다른 화자들이 등장해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는 다층적인 서술 구조를 통해, 냉혹한 현실 속에서 이상과 꿈이 좌절된 청년 짐을 입체적으로 그려나간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인간의 책임과 윤리, 편협에 관한 성찰을 비롯해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다가가게 된다.



「진리가 승리한다는 말이 있잖아. Magna est veritas et(진실은 위대하고)……. 맞는 말이지. 하지만 진리도 기회를 얻어야 이기는 법이야. 모든 일에는 규칙이라는 게 있어. 마찬가지로 주사위를 던질 때는 어떤 법칙이 우리의 운명을 규정하지. 하지만 고르고 세심한 균형을 유지해 주는 것은 인간의 종복인 정의가 아니라, 우연과 운명과 행운 같은, 참을성 많은 시간의 동지들이야.」 / 442p


우리 인간들은 원래가, 지나친 잔인함과 지나친 헌신이라는 어두운 오솔길에서 자신의 위대함과 힘이라는 꿈에 휩쓸려 맹목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 아닐까? 그리고 결국, 진실의 추구라는 게 뭐란 말이야? / 483p












  영국 상선단에서 일한 작가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실감 있는 묘사와 흥미로운 모험담은 그 자체로 이 작품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소설 전반에 짙게 깔려 있는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적 사고관은 읽기에 따라 다소 불유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당시 시대상을 탐구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인간의 존엄성, 명예, 정의, 절대적 진리 등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그 파괴적인 원소 안에 푹 잠겨야 해! ……꿈을 좇고 다시 꿈을 좇고, 그런 식으로 영원히, usque ad finem(끝까지)…….>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헤맬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의 특별한 여운까지 꼭 즐겨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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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여름호 - 82호
최희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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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호러를 읽는 맛이란, 이런 것!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이자 작가인 토머스 프렌치는 영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단어는 ‘I love you(당신을 사랑한다)’가 아니라 ‘To be continued(계속)’라고 말한 적이 있다(본 호 <연재2_미스터리 쓰는 법>에 인용된 글을 빌려왔다). 독자들에게 “그래서?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데?”를 끊임없이 갈구하게 만드는 것. 특히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압도하며 그들의 마음을 붙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세상의 비밀에 접근할 때 필요한 감각’이라는 이번 <계간 미스터리> 82호의 부제는 참으로 탁월하다. 계속해서 세상의 비밀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미스터리 본연의 정체성과, 현실에 발을 딛고 있되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기묘한 감각을 제공해야만 하는 미스터리의 사명 같은 것들을 담은 본 호의 취지와 잘 맞는 듯해서다. 마침 이번 호는 ‘미스터리 호러’를 테마로 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 딱 끌리는 맛이 아닌가.



  이번 호는 특집인 <당신 옆의 가해자-딥페이크 업체 추적기>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N번방 사건 이후, 여전히 딥페방(딥페이크방), 지능방(지인능욕방), 합사방(합성사진방), 겹지인방 등 이름만 다를 뿐 보다 지능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간 텔레그램의 실체를 다룬 취재기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나는 가해자가 누군지 모르는데 그는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아무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 다들 이 정도는 큰일 아니라고 해서 억지로 괜찮은 척 일상을 살아야 했던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던 피해자와의 인터뷰가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이런 현실을 볼 때마다 내가 세상을 너무 미화시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늘 현실을 돌아봐야만 한다. 부조리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이란 공포, 그 잔인한 삶의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벌어지는 일은 똑같았다.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허위 합성물이 게재되고 유희를 위해 허무맹랑하고 불쾌한 성희롱이 1월부터 3개월 동안 이루어진 잠입 취재 기간 내내 끝없이 이어졌다.

이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도 최소 세 개의 텔레그램 방(각 4064명, 292명, 997명)에서 비슷한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 / <특집1-르포르타주_ 당신 옆의 가해자-딥페이크 업체 추적기> 중에서 11p


앤드리아 캠벨의 “활자화된 실수는 씻어낼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독자들의 세계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수두룩하다. 사소한 디테일일지라도 대충 인터넷 검색으로 때우려는 시도는 작가의 성실성에 대한 의문만 남길 뿐이다. 특히 장르가 미스터리라면 더욱더 용서받기 힘들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치열하게 취재하고 조사하려는 창작자만이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 <특집2-참관기_ 창작자를 위한 취재와 리서치 컨퍼런스> 중에서 30p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묘미와 매력을 꽉 담은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가장 먼저 신인상 수상작인 장유남 작가의 소설 <탁묘>는 읽는 내내 날선 공포와 긴장감을 유발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효진과 애희가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단순한 극의 구도만으로도 소름끼치는 현장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장유남 작가만의 특별한 재능인 것 같다. 이 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형제원, 그 안에서 성노예처럼 돌림되었던 여자 ‘메리’의 비극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비추는 한새마의 작품 「메리」도 인상 깊다. 다만 다양한 작품을 읽다보면 이와 유사한 배경의 작품들을(실제 있었던 사건이 있기도 한 만큼) 읽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신선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축사 재건축 공사장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사회적·개인적 만행들을 사실감 있게 다루었다는 점, 메리의 날카로운 복수로 방점을 찍는 장면에서는 소름끼치는 쾌감과 공포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편, 잘려나간 두 팔이 자꾸 자신의 목을 조른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박건우의 「환상통」은 정신적 고통이 신체의 감각을 압도하는 기이한 공포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은 진정 소~~오름!



애희가 고집스럽게 날 바라봤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병원에 가는 것보다 나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더 중요하단 말인가? / <신인상 수상작_ 탁묘, 장유남> 작품 중에서 43p


“효진이 넌 모르겠지만 난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많이 탔어. 그게 의존적인 성격을 만들었는지도 몰라. 하지만 의존적인 게 꼭 나쁜 건 아니잖아? 그 사람 잘못도 아닌데…. 자라온 환경에 따라 각자의 성격이 형성된 이유가 있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절대적인 기준만 들이대려고 해. 남자한테 경제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여자를 한심하게 생각하지. 마치 패배자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해. 누군가에겐 쉬운 일이 다른 누군가에겐 죽기보다 어려운 일일 수도 있는데 말이야.” / <신인상 수상작_ 탁묘, 장유남> 작품 중에서 55p


나는 축사 재건축 공사장에 자주 불려 다녔다. 개축 후 다시 축산업을 재개할 생각 없이 보조금만 받으려고 하는, 시쳇말로 ‘먹튀’ 현장에도 투입된 적이 있었다. 그런 경우 키우고 있던 소나 돼지를 폐건축물과 함께 묻어버리는 만행도 곧잘 벌어졌다. / <메리, 한새마> 작품 중에서 100p


잠든 사이 느닷없이 두 손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기 목을 졸랐다…. 믿기 힘든 이야기 같지만 사실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도 아니었다. 드물지만 한쪽 손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특이한 신경 질환을 보이는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개중에는 한쪽 손이 자기 몸을 공격했다는 사례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치료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환자에겐 그런 일이 불가능했다. 그의 두 팔은 이미 뿌리부터 잘려 나간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 <환상통, 박건우> 작품 중에서 110p










  「해녀와 아들」로 한국추리문학상인 황금펜상을 수상한 박소해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물을 뺀 저수지에서 발견된 두 구의 시신, 저수지에 드리워진 주술, 믿을 수 없는 화자의 목소리가 한 데 얽힌 작품으로, 제주를 배경으로 특유의 미스터리 지도를 완성해가는 박소해 작가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신내림을 받으라는 어머니의 말을 거부하고 경찰이 된 고 형사란 여성 캐릭터가 특히 눈에 띄는데, 다만 그 설정이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어떤 단서를 제공하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점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형사 같아 보이지 않는 외모에 귓것을 보는 여성 형사 캐릭터의 등장이라니, 이 작품을 고 형사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을 예고하는 전초전으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좌승주 형사를 잇는 또 다른 형사 시리즈로 다음 작품이 무척 기대가 된다.



“저게 주술단지라고요?”

“나 어릴 적엔 수산 저수지에서 자살한 사람들이 꽤 있어서, 여기 서쪽에서 제일 유명한 큰 심방이 와서 굿을 하고 주술단지를 물속에 넣었대. 액을 막기 위해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각각 하나씩. 근데 단지 하나가 저렇게 크게 깨져버렸네.” / <저수지, 박소해> 작품 중에서 132p


당황하는 눈치였다. 경찰이라면, 촉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은 그 1초. 아, 모녀는 숨어 살고 있다. 여권을 제시하지 않아도 되고, 가짜 신분증이라도 확인하지 않는 외딴곳의 숙소를 전전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작정하고 신분을 세탁하고 여기에 숨어들었다면, 누구도 쉽게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순례자를 박대하지 않는 이 길에서 복잡한 과거를 가진 이들처럼 너도 살고 있었구나. 어쩌면, 태현도 그럴 것이다. / <고스트 하이커: 부랑, 김인영> 작품 중에서 183p


미스터리는 ‘(범죄를 해결하는) 이야기 너머의 (범죄를 구성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이중으로 작동하는 이야기의 설득력을 강조해야 한다. 범죄 사실이란 전체 이야기에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으며, 배후에 있는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실의 조각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빙산의 구조를 밝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탐정이 구성하는 명시적인 플롯과 범죄의 수행 과정으로 드러날 암시적인 플롯이 상호작용함으로써 복합적인 매력을 형성한다. 따라서 미스터리는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거나 범죄에 내포된 복합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의 사연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연재1_한국 미스터리를 읽는 네 가지 키워드 ?> 중에서 197p



  이 외에도 미스터리인 듯 아닌 듯 시종 같은 자리를 맴도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선사하는 김인영 작가의 「고스트 하이커: 부랑」, 미스터리 오컬트 장편소설 《수호신》의 청예 작가와의 인터뷰, 미스터리 창작자들을 위한 연재글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호에 수록된 글들은 하나하나가 다 알찬 느낌이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미스터리 계간지만의 특별한 매력도 꼭 느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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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 - 스탠퍼드대 박사 엄마의 뇌과학 컨설팅
김보경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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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반복되는 행동은 아무리 작아도 결국은 아이의 뇌를 바꾼다!

몸과 마음, 뇌가 건강해지는 우리 아이 습관 설계의 힘!






  공부는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저마다 어릴 때부터 단단히 다져온 습관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은 곧, 뇌가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발달시키는 과정이다. 습관의 가장 큰 힘은 애쓰지 않고도 행동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많이, 더 자주, 더 오래 할 수 있다.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의 저자이자 인간의 의사결정과 자기조절 능력을 탐구하는 김보경 신경심리학박사는 우리의 뇌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 행동을 더 잘하게 되는데, 양육자가 자녀에게 최선을 다해 만들어준 좋은 ‘습관’이야말로 아이의 뇌를 발달시키고 스스로 해내는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습관을 지녔는지의 여부는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아이들이 오랫동안 반복하는 습관들은 천천히 뇌를 바꿉니다. 그리고 바뀐 뇌는 다시 습관화된 행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 51p




우리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습관’이다



  “밖에서 놀고 집에 왔으면 일단 씻어야지.” “게임 10분만 더 한다더니 벌써 30분째야.” “숙제 다 하고 놀면 안 되니?”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했으면 좋겠고, 집중해서 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데 왜 미적거리는 것인지 답답할 때가 있다. 그래서 어제도 잔소리, 오늘도 잔소리, 잔소리 폭격이 쏟아진다. 양육자라면 우리 아이가 좋은 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습관을 갖게 할 수 있는지, 지속적인 실천을 가능토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느낀다.









  어떤 비결보다도 강력한 습관의 힘을 강조하는 이 책은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집중하는 뇌를 만드는 습관,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습관, 행복한 뇌를 만드는 습관을 만드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아이의 습관 형성을 돕는 부모 마인드셋부터 습관 설계법에 이르기까지 실천가능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습관의 가장 큰 힘은 애쓰지 않고 행동하는 것에 있습니다. 습관은 오히려 의지력의 반대편에 서 있는 말입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단단한 습관들이 있습니다. (…) 습관은 똑같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의지력의 양을 줄여주기 때문에 더 많이, 더 자주, 더 오래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니 공부 잘하는 아이의 드높은 의지와 특별한 비법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습관 만들기에 집중하세요. 공부는 열심히, 많이,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아이가 잘합니다. / 55p


좋은 습관은 뇌가 좋은 행동을 애쓰지 않고, 행복하게,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소리를 들으면 바로 음을 알 수 있는 뇌가 되기도 하고, 자전거를 쌩쌩 잘 타는 뇌가 되기도 합니다. 책을 쉽게 읽는 뇌가 되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뇌가 되기도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좋은 습관이 뇌를 발달시키고 뇌 발달이 다시 좋은 행동을 만드는 선순환의 과정에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 64p


부모가 만들어야 할 습관이자, 아이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습관은 ‘두려움 말하기’입니다. 무서운 느낌이 들 때, 그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것을 잘 하지 못합니다. 대신에 다른 불편함을 호소하지요. 머리가 아프다던가, 배가 아프다던가, 잠이 오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두려움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몸을 긴장시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느낄 때는 확연하게 신체적 변화를 경험합니다. 이것을 ‘신호’로 잘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 301p








  초등 3학년, 6살인 두 아들과 엄마표 공부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자기주도 학습이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책상에 앉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스스로 학습 분량을 학습달력에 정리해보고 계획해보기까지의 과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아이가 하고 있던 휴대폰 게임을 멈추고 책상 앞에 앉기까지 몇 번의 다그침을 반복해야 하고, 때로는 엄마인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할 때도 있으며, 공부머리라고는 없던 엄마라서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싸워야 하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습관의 중요성을 비롯해, 충분한 반복과 시간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습관을 설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일러주는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읽으면서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했던 나의 바람은 섣부른 욕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데도 습관으로 잘 잡히지 않았던 것들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공부 잘하는 엄마는 높은 지능을 물려주었다기보다는 아이의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방법을 더 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던 저자의 말은 엄마표 공부를 하고 있는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다. 오랫동안 반복되는 행동은 아무리 작아도 결국은 아이의 뇌를 바꾼다고 한다. 이 책의 메시지에 힘입어 스스로 해내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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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밑줄 - 나와 일 모두 함께 크는 사람의 성장법
김상민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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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로서의 태도와 감각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담은 책!





  애청하는 프로그램인 <최강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과 배팅 훈련을 할 때 늘 “힘을 빼고 쳐라”고 강조한다. 힘을 빼고 가볍게 툭. 그렇게 무심한 듯 부드럽게 돌린 배트에도 공이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보다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우리 삶에도 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해야 한다는 욕심에 새로운 시도 앞에서 번번이 망설이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느라 정작 결과물을 내는 데에는 더딘 나다. ‘중요한 건 꺾여버린 김에 하고 싶은 거 해버리는 마음’이라던 『마케터의 밑줄』 속의 글귀처럼, 꺾이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보단 때로는 꺾여도 까짓것 해보자는 마음 같은 것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인 전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터이자 현 오롤리데이의 김상민 CBO는 수많은 변수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과거의 성공 공식이 지금도 통용된다는 보장이 없는 시장 속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마케터라면, 더더욱 ‘해봐야’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거운 결심이 아닌 무심히 뻗은 가벼운 한 걸음이 때로는 더 큰 성과를 낳는 법이라고. 다만, 그렇게 켜켜이 쌓인 걸음의 총합만큼은 믿어보길 응원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마케터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지녀야 할 감각과 태도는 아닐까.



천재 마케터가 아니라 하여 좌절할 이유 없다. 그렇게 최선의 마케터로 살아가면 된다. / 36p









문장에서 길어 올린 것들



  저자는 스스로를 타고난 재능도, 태도의 단단함도, 하다못해 인싸력도 부족한 마케터라 고백하며 이따금 생각이 복잡해질 때면 현자에게 답을 구하듯 책에 밑줄을 그었다고 한다. 급변하는 트렌드와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마케터로서의 역량과 균형 감각을 기르기 위해 책을 읽고, 문장에서 길어 올린 것들로 하여금 자신을 반추한다. 문득, 내가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발췌하여 지금처럼 글을 쓰는 마음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따금 좋은 마케터의 요건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러 가지를 썼다 지우는 와중에도 한 자리만큼은 예약되어 있다. ‘맹렬한 몰입의 경험’은 좋은 마케터의 필요조건이다. 몰입이 몸에 밴, 집요함이 마음 어딘가 새겨진 이는 대부분 훌륭한 창의 노동자로 거듭나다. 흔히 창의성 하면 나인 투 식스의 나와는 조금 다른, 예술가의 면면을 떠올린다. 진짜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고 바라본 창의성은 그와는 반대편의 이야기다. / 116p


간절함 섞인 객기가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클래식이 된다. 누구도 쉬이 가지 않은 길을 거쳐왔기에, 누구도 쉬이 모방하기 힘든 고유함을 지닌다.

(…) 마케터의 삶도 다르지 않다. 겉으로는 한없이 밝고 유쾌해 보이나 현실을 뜯어보면 마케터의 일 상당수가 단순 작업과 반복, 그리고 이따금 객기처럼 느껴지는 꾸준함으로 채워진다. / 272p


마케터로서 축조한 모든 가치관의 발아래 폭탄 하나씩을 설치한다. 언제든 아니다 싶으면 터뜨려 무너뜨리기 위함이다. 나의 세계를 정교히 축조하는 것도 중요하나, 공들여 쌓은 탑이라도 오늘과 맞지 않는다면 언제든 내 손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한 세상이다. 어찌저찌 10년을 버텨온 현시점에서 앞으로의 10년 혹은 더 많은 시간을 마케터로 남기 위해 그리 해보려는 참이다. 옳지 않다 생각되면 언제든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동시대적인 가치와 철학으로 다시 쌓아 올릴 수 있게 상시 대기한다. / 292p








  마케터로서의 태도와 감각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고민이 깊이 와 닿는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실무에 필요한 직접적인 기술이나 노하우를 전하기보다는, 더 나은 직업인이기를 꿈꾸며 일과 삶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성장과 경험담으로 읽히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서사를 써내려가는 삶의 기획자다. 마케터를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직업가이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공감과 위로, 용기를 전하는 책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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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붙잡힌 사람을 위한 책 - 복합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삶을 되찾는 법
아리엘 슈워츠 지음, 김준기 외 옮김 / 수오서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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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은 과거의 산물일 뿐, 미래를 결정짓지 않는다!

각종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 자기돌봄과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





  꽤 오랫동안, 나는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태도,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이유라고 해봐야 그저 나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감정 조절의 어려움, 공황, 절망감, 만성적인 수치심, 타인에 대한 불신 등의 증상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 대부분 역시 이러한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매우 드물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아리엘 슈워츠는 우리가 다양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당신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증상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트라우마의 결과물이다.” / 13p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격렬한 감정적 충격을 트라우마라 일컫는다. 특히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는 단발적인 사건이나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 트라우마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 반복된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반응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불안정한 애착, 거부, 학대, 방임, 폭력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나 신경계가 취약해지면, 장기간에 걸쳐 감정적이고 생리적인 고통의 패턴이 형성되는데, 이 패턴이 치유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되어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된 결과라는 것이다.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어린 시절에 일어난 트라우마 사건은 대개 예측할 수 없거나, 혼란스럽고, 두려운 경우가 많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여러 차례 학대, 방치, 무시, 방임이 이루어졌거나 혹은 트라우마가 되는 사건을 반복적으로 목격했을 수도 있다. 복합 PTSD에서 ‘복합’은 트라우마가 너무 어린 나이에 자주 반복되어 감정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 8p


PTSD 주요 증상은 재경험, 회피, 만연한 위기감이다. 재경험 증상은 침습적 기억과 플래시백, 혹은 강렬한 감정이나 감각을 동반한 악몽을 말한다. 회피 증상은 특정 장소, 활동에 참여하는 것, 혹은 트라우마 사건과 관련된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과거 생각을 회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사용하는 등 중독 위험이 큰 행동을 한다. 만연한 위기감은 실제 안전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위험 상황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데, 이것을 ‘과도한 경계’라고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쉽게 놀라고 매 순간 경계심을 느끼며 긴장을 풀지 못한다. / 22p








  『과거에 붙잡힌 사람을 위한 책』은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 더 이상 트라우마에 고통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그중에서도 PTSD로 잘 알려진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주목하며, 복합 트라우마의 다양한 증상과 원인을 이해하고 또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책을 읽다보면 ‘이건 내 이야기야’, ‘나도 이런 증상이 있는데….’ 하고 나와 유사한 증상과 경험들을 떠올리게 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 책을 자기돌봄과 치유의 기회로 삼아보시길 추천드린다. 아울러 다른 사람을 신뢰하거나 친밀감을 느끼기 어렵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거나 극도의 불안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분이라면, 혹은 그러한 가족이나 친구를 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치료법에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란다.



명상을 하면서 각각의 생각이 도움이 되는지, 도움이 되지 않는지에 주목하면서 관찰한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점은 생각을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어떤 생각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어떤 생각이 스트레스를 주는지 단순하게 구분한다. 이 연습의 목표는 마음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흐릿함이나 혼란을 만들어내는 모든 생각이 지나가도록 허용한다. / 96p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어린 시절의 특정 사건이 있다면, 그 사건으로 연습을 해보자. 잠시 동안 사건을 이미지로 떠올려보고 당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불러온다. 만약 당시의 사진이 있다면, 사진을 활용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사진 속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또 다른 무엇을 알아차릴 수 있는가? 이제 그 경험에서 무엇이 빠져 있는지 잠시 생각한다. 당시 어린 당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또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 / 162p


+ 내가 지금 어떤 어려운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슬픔인가, 분노인가, 두려움인가, 실망인가, 혼란감인가, 아니면 수치심인가?

+ “내가 너무 예민했어”, “그냥 넘어가야 해”, “이런 감정은 어리석은 거야” 등 스스로를 판단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생각이 있는지 알아차려 보자.

+ ‘내가 언제부터 이런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지?’ 또는 ‘어떤 상황이 내 감정에 영향을 미쳤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감정의 원인을 찾아본다. / 177p











  고백하자면 나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내 안의 연약함을 드러내 보이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다. 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는 유년 시절에 슬픔, 상처,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도 괜찮다는 것을 지지받은 적이 없거나 취약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책의 조언대로 과거에 힘들었던 사건을 떠올리거나, 현재의 내 감정을 알아차려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기로 했다. 옳다, 그르다로 내 감정과 표현을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힘든 일을 겪을 때 내 몸과 마음은 무엇을 느끼는지, 감정에 이름을 붙여봄으로써 포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트라우마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당신만의 고유한 과정’이며, ‘고통으로부터 의미를 찾는 것은 당신의 습관적인 생각과 행동을 탐구함으로써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라던 이 책의 메시지를 꼭 기억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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