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붙잡힌 사람을 위한 책 - 복합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삶을 되찾는 법
아리엘 슈워츠 지음, 김준기 외 옮김 / 수오서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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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은 과거의 산물일 뿐, 미래를 결정짓지 않는다!

각종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 자기돌봄과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





  꽤 오랫동안, 나는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태도,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이유라고 해봐야 그저 나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감정 조절의 어려움, 공황, 절망감, 만성적인 수치심, 타인에 대한 불신 등의 증상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 대부분 역시 이러한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매우 드물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아리엘 슈워츠는 우리가 다양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당신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증상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트라우마의 결과물이다.” / 13p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격렬한 감정적 충격을 트라우마라 일컫는다. 특히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는 단발적인 사건이나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 트라우마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 반복된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반응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불안정한 애착, 거부, 학대, 방임, 폭력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나 신경계가 취약해지면, 장기간에 걸쳐 감정적이고 생리적인 고통의 패턴이 형성되는데, 이 패턴이 치유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되어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된 결과라는 것이다.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어린 시절에 일어난 트라우마 사건은 대개 예측할 수 없거나, 혼란스럽고, 두려운 경우가 많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여러 차례 학대, 방치, 무시, 방임이 이루어졌거나 혹은 트라우마가 되는 사건을 반복적으로 목격했을 수도 있다. 복합 PTSD에서 ‘복합’은 트라우마가 너무 어린 나이에 자주 반복되어 감정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 8p


PTSD 주요 증상은 재경험, 회피, 만연한 위기감이다. 재경험 증상은 침습적 기억과 플래시백, 혹은 강렬한 감정이나 감각을 동반한 악몽을 말한다. 회피 증상은 특정 장소, 활동에 참여하는 것, 혹은 트라우마 사건과 관련된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과거 생각을 회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사용하는 등 중독 위험이 큰 행동을 한다. 만연한 위기감은 실제 안전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위험 상황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데, 이것을 ‘과도한 경계’라고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쉽게 놀라고 매 순간 경계심을 느끼며 긴장을 풀지 못한다. / 22p








  『과거에 붙잡힌 사람을 위한 책』은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 더 이상 트라우마에 고통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그중에서도 PTSD로 잘 알려진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주목하며, 복합 트라우마의 다양한 증상과 원인을 이해하고 또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책을 읽다보면 ‘이건 내 이야기야’, ‘나도 이런 증상이 있는데….’ 하고 나와 유사한 증상과 경험들을 떠올리게 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 책을 자기돌봄과 치유의 기회로 삼아보시길 추천드린다. 아울러 다른 사람을 신뢰하거나 친밀감을 느끼기 어렵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거나 극도의 불안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분이라면, 혹은 그러한 가족이나 친구를 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치료법에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란다.



명상을 하면서 각각의 생각이 도움이 되는지, 도움이 되지 않는지에 주목하면서 관찰한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점은 생각을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어떤 생각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어떤 생각이 스트레스를 주는지 단순하게 구분한다. 이 연습의 목표는 마음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흐릿함이나 혼란을 만들어내는 모든 생각이 지나가도록 허용한다. / 96p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어린 시절의 특정 사건이 있다면, 그 사건으로 연습을 해보자. 잠시 동안 사건을 이미지로 떠올려보고 당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불러온다. 만약 당시의 사진이 있다면, 사진을 활용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사진 속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또 다른 무엇을 알아차릴 수 있는가? 이제 그 경험에서 무엇이 빠져 있는지 잠시 생각한다. 당시 어린 당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또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 / 162p


+ 내가 지금 어떤 어려운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슬픔인가, 분노인가, 두려움인가, 실망인가, 혼란감인가, 아니면 수치심인가?

+ “내가 너무 예민했어”, “그냥 넘어가야 해”, “이런 감정은 어리석은 거야” 등 스스로를 판단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생각이 있는지 알아차려 보자.

+ ‘내가 언제부터 이런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지?’ 또는 ‘어떤 상황이 내 감정에 영향을 미쳤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감정의 원인을 찾아본다. / 177p











  고백하자면 나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내 안의 연약함을 드러내 보이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다. 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는 유년 시절에 슬픔, 상처,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도 괜찮다는 것을 지지받은 적이 없거나 취약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책의 조언대로 과거에 힘들었던 사건을 떠올리거나, 현재의 내 감정을 알아차려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기로 했다. 옳다, 그르다로 내 감정과 표현을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힘든 일을 겪을 때 내 몸과 마음은 무엇을 느끼는지, 감정에 이름을 붙여봄으로써 포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트라우마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당신만의 고유한 과정’이며, ‘고통으로부터 의미를 찾는 것은 당신의 습관적인 생각과 행동을 탐구함으로써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라던 이 책의 메시지를 꼭 기억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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