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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하브루타 문해력 수업 - 우리 아이 어휘력·독해력을 향상시키는
서상훈.유현심 지음 / 성안북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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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을 향상시키면서 사고력까지 높이는 보다 체계적인 독서 지도법!
그림책과 동화책으로 구체적인 실제 수업 사례를 적용한 책!
EBS <당신의 문해력>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된 문해력 문제는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때문에 문해력과 관련된 단행본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문해력 중심의 문제집 시리즈들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관심도와 중요성에 비해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의 문해력을 지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독서지도사를 공부했던 나로서도 적재적소에 아이의 단계에 맞는 문해력 지도법을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교육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하브루타’다. 얼핏 듣기로는 유대인 공부법이라고들 하는데, 구체적인 개념을 알지 못했던 나로서는 마치 유행처럼 교육법의 또 다른 방향성을 주도하려는 움직임 같아 내심 알아보기를 꺼려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성안북스에서 출간된 『유서 깊은 하브루타 문해력 수업』이란 제목의 책을 본 순간 호기심이 슬쩍 일었다. 문해력에 초점을 맞춘 하브루타 독서 토론 교육이라니, 서로 다른 교육법이 아니라 문해력을 향상시키면서 사고력까지 높이는 보다 체계적인 독서 지도법이라 하니 그제야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휘력, 독해력, 읽기 유창성, 사고력을 함께 높이는 하브루타 독서 코칭
일단 문해력과 하브루타의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책에 따르면 문해력은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필요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하며, ‘문서화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브루타(havruta)란, ‘둘씩 짝을 지어 질문?토론?논쟁하며 배우는 유대인의 공부법’을 뜻한다. 쉽게 말해 ‘얘기하면서 공부하는 방법’, ‘말하는 공부법’, ‘짝 토론’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문해력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하브루타 독서 토론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자 한다.
책에서는 우리 아이의 문해력, 독서력, 학습력 향상을 위한 로드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5~7세 유치원생 시기에는 발음 중심의 한글 교육으로 문해력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고, 8~10세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그림책을 이용한 하브루타로 문해력의 기초를 다지며, 11~13세 초등 고학년 시기에는 동화책을 이용한 하브루타 독서 토론으로 독서력을 향상시키고, 14~16세 중학교 1~3학년 시기에는 메타인지 학습 코칭으로 학습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이때 중학교 때까지 문해력과 독서력, 학습력 등을 제대로 갖춘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시기에 자연스럽게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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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로드맵을 위해 먼저 ‘학습자 유형 테스트’와 ‘독서/학습 흥미태도 테스트’를 통해 아이의 성향과 유형에 맞는 문해력 독서 지도 가이드를 제시한다. 그런 다음 ‘문해력 향상 7단계 프로세스’, ‘문해력 하브루타 15키워드’ 등을 통해 어떤 점에 중심을 두어 학습을 진행해야 하는지 실제 수업 사례를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문해력의 중요성을 알지만 정작 학습지나 문해력 교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러한 막막함을 덜어주기 위해 이 책은 실제로 적용 가능한 훈련법을 제시한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자료를 얻으려면 잎과 열매를 취하고, 정보를 얻으려면 나무를 취하고, 지식을 얻으려면 묘목을 취하고, 지혜를 얻으려면 씨앗을 취하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문해력에 빗대어 바꾸어 보면 ‘입시 목표를 이루려면 독해를 취하고, 학업 성적을 높이려면 읽기 유창성을 취하고, 시험 점수를 높이려면 어휘력을 취하고, 언어 감각을 키우려면 한글 파닉스 음운 인식을 취하라.’가 된다.
모든 열매가 씨앗에서 나오듯이, 모든 문해력의 결실은 한글 파닉스 음운 인식에서 시작된다. / 30p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자들을 활용하여 수시로 자음과 모음, 받침을 찾아 소리 내어 읽기 놀이를 하면 효과는 더욱 좋다. 예를 들어, 과자 봉지에서 모음을 골라 소리 내어 읽어 보고, 세제 용기에서 자음을 골라 소리 내어 읽어 보고, 문 앞에 붙여 놓은 슈퍼마켓 광고지에서 받침을 골라 소리 내어 읽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글자를 발견해 소리 내어 읽기를 많이 하면 아이들이 글자 배우기를 재미있는 놀이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다. / 57p
문해력 향상을 위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학습 방법 중, 개인적으로 이것만큼은 꼭 적용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있다면 ‘학습 도구어’를 익히게 하는 것이었다. 학습 도구어를 잘 모르면 문장의 정확한 의미 파악이 어려워서 교과서를 이해하기도 어렵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어지게 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서 지문을 읽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일단 모르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면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어렵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학습 도구어를 챙겨주는 습관을 가져봐야겠다. 또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사실적 질문 만들기(책 내용을 바탕으로 답이 하나밖에 없는 질문)’와 ‘해석적 질문 만들기(책 내용을 바탕으로 답이 두 개 이상 나오는 질문)’를 통해 아이가 책의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겠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 보면 읽기 힘든 단어나 모르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읽기 힘든 단어는 연두색 그리고 잘 모르는 단어는 분홍색으로 칠하면서 정확한 뜻을 알고 넘어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받침이 있는 글자를 배울 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다.
1회 차 ‘o’받침
2회 차 ‘o’받침+‘ㅁ’받침+‘ㄴ’받침
4회 차 ‘o’받침+‘ㅁ’받침+‘ㄴ’받침+‘ㄱ’받침
5회 차 ‘o’받침+‘ㅁ’받침+‘ㄴ’받침+‘ㄱ’받침+‘ㄹ’받침
이런 식으로 한 번 배웠던 글자들을 다섯 번 이상 반복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글자를 추가로 배우는 누적 복습 방식이라 아이들이 글자를 완벽하게 익힐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하면서 잘 모르거나 자주 틀리는 글자들은 여러 번 더 반복을 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 138p
문해력 향상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독서 습관은 ‘매일 그림책 1권 이상 낭독’, ‘매일 그림책 1페이지 이상 필사’, ‘매일 문해력 문제집 1장 풀기’, ‘매주 그림책 하브루타 독서 토론 참여’, ‘매주 책놀이 노트 독후활동 워크지 작성’ 등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최소 3개월에서 1년 정도만 집중해서 훈련을 하면 독서 습관이 형성되어 무의식적으로 실천하는 수준이 된다. 초등학교 시절에 이 정도의 독서 습관을 갖춘 아이라면 중학교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교과 공부를 충실히 수행할 정도로 탄탄한 문해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 144p
1단계 음소 인식에서는 그림책에서 모음과 자음, 받침을 함께 찾아보고, 2단계 음절 인식에서는 받침이 없는 글자와 받침이 있는 글자를 찾아본다. 3단계 음운 인식에서는 그림책의 한 페이지를 정해 한 두 줄 정도를 음소 분리로 읽고, 음운 인식 테스트를 진행하며, 4단계 해독에서는 그림책 한 페이지 이상을 음소 분리로 읽는 훈련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습자 유형(시각적 이성형, 청각적 감성형, 운동 감각적 행동형)에 따라 적합한 한글 교육 영상을 보여준다. 이후 영상에서 배운 단어들을 한글 카드로 익히며, 한글 교구로 배운 단어들을 만들어 보면서 복습하고, 일상에서도 아는 단어나 새로운 단어를 한글 교구로 만들어 보면서 노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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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에서부터 글 읽기가 서툰 아이, 어휘력이 부족해서 독해가 안 되는 아이, 책을 읽고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정확히 읽기 및 바르게 쓰기가 안 되는 아이에 이르기까지 우리 아이의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계별로 상당히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아이가 한글을 아직 익히지 않았을 때부터 이 책의 교육법을 활용해보면 좋을 듯하다. 특히 첫째 아이를 가르칠 때 통글자로 의미 중심의 한글 지도를 시행했던 나로서는 소릿값 즉, 발음 중심의 한글 지도법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둘째 아이를 교육할 때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상당히 낯선 방법이긴 하지만 아이의 성향에 따라 적용 가능한 방법을 미리 다양하게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결국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자소서나 논술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제집 풀이나 활동북이 아닌 꾸준한 독서와 독서 토론 속에서 진정한 문해력 실력이 나온다는 저자의 말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언제부턴가 나도 책 읽기와 독후 활동보다는 독해 문제집으로 한 장 한 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체크하는 데 더 편리함을 느끼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나를 점검하게 되었다. 21세기 평생 학습, 평생 교육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에게 문해력 훈련이 숙제처럼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 책을 더 재미있게 읽고 그것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픈 게 나의 진짜 바람이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