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의 교훈
어니스트 J. 게인스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독서기간 2008년 6월 8일~6월 12일 / 독서번호 958

어니스트 J. 게인스 지음 /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펴냄 (2007년)

폴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나는 한 걸음을 더 내디딘 이후에야 멈췄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 혼잡한 방에서 그가 가장 용감한 사람이었어, 그랜트 위긴스.”
폴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필요 이상으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그랬어. 정말 그랬다구. 자네 기분이 나아지라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야. 자네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 목사에게 물어봐. 해리 윌리엄스에게 물어보라구. 그는 그곳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었어. 우리는 함께 어깨를 맞대고 있었어. 겨우 여섯 명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 의자에서 2미턴 반은 떨어져서. 우리는 서로에게 기댈 수 있었어. 빈센트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없냐고 물었을 때, 그는 목사를 보면서 말했지. ‘대모님에게 제가 걸었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그는 똑바로 걸었어. 그랜트 위긴스, 똑바로 걸었다구.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그는 걸었어.” - 368p

 

《인간의 존엄성. 지금 이 시대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이 하찮게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을까. 신자유주의, 신자본주의, 신제국주의…. 온갖 미사여구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이 시대. 두 명의 흑인이 자신의 존엄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눈물겹다. 그리고 참담하다.
노예 해방이 이루어지고, 흑인의 차별이 법적으로 금지된 이후에도 미국의 흑인들은 정확히 ‘동물 이상,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왔다. 그들의 눈물겨운 투쟁의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어쩌면 비겁한 민족주의, 혈통주의에 갇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과 다른 이들을 차별하고, 억압하고, 무시하는 데 아무런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제퍼슨과 그랜트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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