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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참 아름답다고 말할 것
장강명.정명섭.정해연 지음 / 빚은책들 / 2026년 9월
평점 :
수북강녕 단편집이다.
가운데 북은 BOOK을 뜻하고, 이 단편집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작가의 몫이었다.
그 작가는 김자영 변호사이고, 암으로 안타깝게 돌아가셨다.
나머지 세 글자 수(壽), 강(康), 녕(寧)은 세 작가의 단편으로 채워진다.
BOOK장은 빈 여백이고, 두 작가가 김자영 변호사에 대한 단상을 실었다.
김자영 변호사는 잘 모르지만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 빈 공간이 괜히 아쉽다.
그리고 각 단편들에는 책방 수북강녕이란 공간이 들어가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활용하는데 이것도 재밌는 점이다.
은평구에 있던 서점이 경복궁 옆으로 이전했는데 이전 장소를 다루기도 한다.
세 작가의 특징들이 잘 묻어나는 단편집이다.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선호하는 단편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
오랜만에 읽는 장강명의 <벡사시옹의 밤>은 전체가 창작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티의 ‘벡사사옹 2번’이란 연주가 실제 있다는 것도 검색으로 알았다.
이 연주보다 연주회를 보기 위해 참석한 존재들이 더 흥미롭다.
화자인 고양이, 한강 인어, 영혼 등이 열여섯 시간 연속 연주회에 참석한다.
단순히 연주회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주자 수현의 삶도 같이 녹였다.
이 곡의 연주를 둘러싼 해석과 실연은 현학적인 부분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현학적인 부분들이 비현실적인 존재와 엮이면서 더 흥미로워진다.
피아니스트 수현의 병이나 불멸에 가까운 존재들과의 대비도 눈길을 끈다.
정명섭의 <하루>는 AI 앱 하루에 우리의 삶을 맡긴 사람의 이야기다.
앱의 알람으로 깨고, 앱이 알려주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일을 한다.
연애도 앱이 알려주는 말과 방향을 그대로 따라간다.
일상을 모두 하루라는 앱에 의존하다가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떠받치는 존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부작용과 문제들.
하루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걷게 되는 시간.
걸으면서 보게 되는 공간, 여유, 장소 등
그리고 휴대폰이 작동하지 않는 공간에서 마주한 책방 수부강녕.
이곳에 읽은 책들과 시간, 자신의 삶에 대한 반추, 성장.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부드럽게 읽히고, 나의 반복되는 하루를 돌아보게 한다.
정해연의 <결백>은 여동생의 무죄를 위해 뛰는 언니 진희의 모습을 그린다.
엄마의 살해당한 죽음과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동생 서희.
도입부만 보면 육아에 지친 엄마의 일상이 나올 것 같았는데 빠르게 분위기가 바뀐다.
경찰 수사에 의하면 그날 서희 이외 다른 사람이 그 펜션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희가 자신의 휴대폰이 물에 떨어져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수상하다.
하지만 언니는 서희가 자신과 엄마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의 대학 진학 때문에 여상을 가서 빨리 사회로 나간 동생.
암에 걸린 엄마를 옆에서 병수발하고 비용을 다 지불한 동생.
그녀가 볼 때 동생이 엄마를 죽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
당연히 결백하다고 생각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이 노력과 마지막 반전은 왠지 살짝 어긋난 듯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