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갱이들 -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황보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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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6회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문학상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박지리문학상 수상자들을 보면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이 책 이전까지는 그렇게 큰 관심을 둔 문학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마지막 수상작과 이전 수상 작가들을 보면서 관심이 생겼다.

내가 봐야 할 작품이 늘어난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시간 문제는 늘 아쉽다.

작가는 처음 만나는데 출간된 책들이 몇 권 있다.

이 책들도 나의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 할 것 같다.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 방식과 보는 시각이 상당히 재밌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평가는 이기호의 “격렬함이 아닌 마모에 가깝다.”란 평이다.

실제 소설을 읽는 내내 건조함과 제3자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반복되는 만남, 반복되는 대화,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친구의 자살.

절친도 모르는 자살이란 것 때문에 친구 정미의 언니 유미의 반복된 방문.

그녀가 매번 생각나는 것 없냐고 물을 때 정말 사실을 알고 싶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절친도 몰랐지만 그 가족들도 몰랐다는 사실은 지적할 필요도 없다.

현비에게 정미의 자살은 일상의 파괴이자 미지의 세계다.

아무리 생각한다고 해도 그 자살의 이유나 원인을 알 수 없다.

흐르는 시간 속에 정미의 자살은 유미의 방문으로 그녀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유미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방문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금요일에 자살하고, 연휴 낀 사이에 발인까지 마무리한 장례식.

그 기간 동안 현비는 머리 잘 하는 미용실 쿠폰을 사용해 머리를 한다.

이것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미친 년”, “소름 끼치는 년” 같은 것이다.

절친이 죽었는데 가장 친했으면서 머리를 했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녀는 쿠폰이 아까운 것도 있지만 실감나지 않은 죽음을 계속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믿기 힘들고 이해조차 할 수 없는 그 자살.

이런 그녀에게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유미는 다시 정미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유미가 든 1회 용품과 매번 바뀌는 삔과 다양한 반창고가 눈에 들어온다.

이 시선, 이 감정이 왠지 이해가 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정미의 자살 이후 이사하고 전학을 간 학교에서 새로 사귄 소윤.

소윤과 일진 김라희의 관계는 또 어떻게 봐야 할까?

김라희가 소윤을 불러 때리면서 하는 말들.

이 말들을 부정하는 말을 해달라고 현비에게 요청하는 소윤.

이 둘의 관계를 풀어줄 이야기가 나올 것이란 기대를 저버리는 작가.

그러다 갑자기 튀어나온 고모부 귀신. 뭐지?

고모부 귀신을 통해 알게 된, 이전에는 몰랐던 죽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들.

돈을 벌기 위해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부모.

할머니가 반복해서 말하는 참회하라는 말과 일상의 침입.

정미의 자살 이유보다 현비의 과거와 현재에 더 눈길이 간다.


분량도 많지 않고 가독성도 상당히 좋다.

책을 펼친 후 단숨에 읽을 수 있었지만 머릿속은 복잡하다.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이 생략은 미지와 이해불능의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보여준다.

이 시선이 불안하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늘 만나는 장면이다.

이때 우리는 각자의 해석과 추론을 주절주절 널어놓을 뿐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인정하는 것도 필요한데 말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잊고 있던 있는 그대로만 보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자살했다고 알려진 선배의 죽음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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