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콤 쌉싸름한 바닐라, 라떼
욱시무스 지음 / 하늘세상 / 2026년 9월
평점 :
인스타 육아툰 <퇴근 후 바닐라, 라떼>를 재밌게 읽었다.
그때는 아직 어린이집을 가기 전이었는데 이제는 다섯 살이다.
50개의 에피소드를 다루는데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들이지만 아이가 하나라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사실 이런 육아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이와의 추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아내가 찍은 퇴근 후 동영상을 보면 내가 몰랐던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도 생각나는 장면들은 현재 아이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육아 선배들이 어릴 때 추억을 많이 쌓아두라는 말이 실감난다.
이 육아툰도 그런 감정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너무 빠른’ 세월 편에서 특히 그렇다.
첫 편 ‘올 것이 왔다’를 보면서 나의 환자 경험들이 떠올랐다.
무수히 찔린 주사, 청진기 검사, 치아 검사 등.
누우세요, 아~ 하세요, 옷을 올리세요, 따끔할거예요 등등.
이것뿐이겠는가! 수많은 상황극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물론 이 책에 나온 ‘상황극’ 같은 장면은 없었다.
노쇠한 몸을 소파에 눕혀둔 채 같이 놀았던 시간도 생각난다.
‘인형들’ 편을 보면서 집에 굴러다녔던 장난감 등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인기 애니를 보면 선물로 그 캐릭터들을 사 달라고 해 놓고 잠시 쓰고 만다.
힘들게 비싸게 구한 캐릭터도 한때 일뿐이다.
이런 기억들은 지금도 부부 사이의 좋은 추억이자 대화의 소재다.
디즈니랜드 편들을 보면서 최근 디즈니랜드가 인기 없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쇼츠 등에 중독된 아이들에게 디즈니의 캐릭터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겨울 왕국>의 엘사나 몇몇 캐릭터는 아닐 것이다.
내가 이 캐릭터들에 관심이 없다 보니 도쿄 디즈니랜드로 가자는 말에 시큰둥하다.
그런데 이번에 홍콩과 도쿄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것을 보니 살짝 관심이 생겼다.
‘숨겨진 재능’ 편을 보면서 아이와 집에서 야구하던 것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스윙을 잘 하던 것을 보고 운동신경이 좋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이 선수가 될 정도인가? 하고 묻는다면 냉정하게 아니라고 하고 싶다.
자라면서 보여준 모습과 힘든 선수의 길 때문이다.
‘스트레칭’을 보면서 내가 눕거나 엎드리면 아이가 올라탔던 것이 생각났다.
허리가 아파, 오십견이라 힘들다고 말하면서 짧게만 놀아주었던 그 순간들.
가장 많이 공감할 수 있고, 추억에 잠겼던 것은 ‘번개맨’ 편이었다.
휴일 아침이 되면 TV를 틀어 함께 봐야 했던 그 방송.
변개맨 춤을 추던 아이, 번개 파워를 방출하던 그 아이.
결국 가족들이 이 뮤지컬을 보러 갔고, 다함께 외치면서 즐거워했던 순간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일상의 단편들이 추억의 이름으로 겹겹이 쌓여 있다.
이 일상툰도 그런 기억들이 하나씩 쌓여 만들어지고, 느끼게 한 것이다.
이전 책을 찾아봐야 정확하겠지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글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이 더 많아진 것일까? 아니면 할 말이 많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