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전부를 걸어보세요 -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유일한 길
박가을 지음, 김윤지 그림 / 체인지업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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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백수로 몇 년을 산 적이 있었다.

내 인생에 가장 많은 책을 읽고, 영화를 봤던 시기다.

그냥 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감상을 기록하기 시작한 때다.

그 이전에도 책과 영화를 꾸준히 읽고 봤지만 그때만큼은 아니었다.

감상을 기록한 것도 없었고, 머릿속에 읽었다는 기억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다 인터넷서점 블로그에 짧은 글이라도 남기자고 생각하면서 그 기록을 쌓았다.

시간 많고, 젊은 나이다 보니 커피숍에서 소설 한 권을 읽을 때도 있었다.

이런 시절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환경이 바뀌고 체력 저하로 조금씩 사라졌다.

하지만 독서는 멈추지 않았고,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기억과 추억이 떠올랐다.


보통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어떤 책을 추천하는지 많이 궁금해한다.

처음에는 그 책들과 감상에 초점을 맞추고 기대했다.

하지만 저자의 아픈 과거와 힘겨운 회복의 시간을 보면서 시선이 바뀌었다.

알 수 없는 병으로 중환자실에 머물고, 아빠가 먼저 돌아가시는 상황.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통, 그 고통 속에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

세밀하게 그 고통을 그려내지 않지만 읽으면서 조금씩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삶에 희망의 손길을 내민 독서.

단순히 책을 읽는다고 희망을 느끼고, 고통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 독서는 그냥 책읽기일 뿐이다.

사실 나에게도 많은 경우 책읽기인 경우가 적지 않다.


아픈 저자의 주변에는 멋지고 좋은 분들이 많이 있었다.

가장 먼저 그녀를 늘 돌본 어머니, 동생, 의사, 간호사, 친척 등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행위 하나하나를 말하기 보다 자신의 독서와 엮어 풀어낸다.

다섯 개의 장과 최소 40권의 책에 대한 감상문.

내가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아 눈길이 더 간다.

읽은 책도 기억이 희미하거나 감상 포인트가 달라 좋았다.

분야도 하나에 집중되지 않아 그 폭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문학에 집중했던 것을 생각하면 살짝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초창기 나의 독서 분포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는 많이 두꺼운 인문학 서적을 상당히 열심히 읽은 것 같은데 말이다.


저자가 겪은 일과 그 감상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괜히 눈물이 많아지고, 공감하는 부분이 늘어났다.

아마 경험한 것이 더 많아지면서 그 상황에 더 공감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원인 모를 통증과 22Kg의 몸무게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책을 읽었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와 노력이다.

내가 존경했던 한 독서가의 부고와 병을 알게 된 뒤로 가장 대단한 일이다.

고명환의 추천사를 보면 2555일 넘게 책을 읽었다고 하는 데 대단하다.

아니 읽은 것만 놓고 보면 내가 더 많을 지 모르지만 필사 등의 기록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낸 글들은 순간 울컥하게 하다.

나보다 훨씬 깊게 읽은 책들과 인용문들을 보면서 나의 독서를 다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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