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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록 : 기이한 이야기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의 첫 장편 <밤의 이야기꾼>의 후속작이다.
내가 전건우 작가를 처음 인식한 소설도 바로 이 장편이었다.
그때 쓴 글에 시리즈로 나온다면 하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월간 풍문>의 편집장 등과 함께한 모험도 기대한 듯한데 이번에는 아니다.
긴 시간이 지나면서 도입부의 내용이 희미해졌고, 잘못 기억한 것도 있었다.
전편과 같은 인물이 이야기를 듣고 풀어낼 것이란 추측도 역시 틀렸다.
이런 틀림의 연속에서 만난 여섯 편의 기이한 이야기는 서늘했다.
욕망, 저주, 복수, 관음 등을 담은 이야기들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화자는 밤의 이야기꾼 모임에 초대를 받는다.
그 이전에 <월간 풍문>에서 이 초대에 대해 먼저 말한다.
그리고 전편과도 같은 공간으로 들어가 누군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첫 번째 <보내주는 사람>은 아버지가 빨리 죽기를 바란 딸 이야기다.
꼬장꼬장한 교장 출신 아버지가 죽으면 그 재산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채업자들에게 빌린 돈 때문에 아버지의 빠른 죽음이 필요했다.
3개월 시한부 판정이 5개월이 되어도 죽지 않으니 더 답답하다.
이때 그녀에게 다가온 유혹이 ‘보내주는 사람’이었다.
그가 바란 금액은 크지 않고, 하룻밤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자신의 욕망에 급급해 알지 보지 말하야 할 것을 보고만 그녀.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호러의 공식대로 흘러가지만 서늘함은 그대로다.
<원>은 승진에서 미끄러진 남자의 저주 의식에서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부장 승진을 빼앗은 윤 부장.
밑의 팀장이 무당을 소개해주고, 저주를 걸어 윤 부장을 망하게 하려고 한다.
주술은 성공적이고, 그 반작용도 그에게 돌아온다.
검은 개의 등장, 반복되는 공포, 그 사이를 채우는 불륜의 달콤함.
그러다 반전처럼 드러나는 사실과 잔혹한 인간의 행동과 파멸.
<야간 경계 근무>는 흔한 군대 괴담을 끌고 와 미스터리로 풀어낸다.
제대를 하루 앞둔 병장과 부대의 관심 사병인 듯한 신병의 근무.
호러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신병을 놀리기 위해 시작한 군대 괴담 이야기.
탄약고 괴담이 끝나자 들리는 수상한 소리, 신병이 탄약고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풀려나오는 미스터리의 진실은 어느 순간 마지막을 예감할 수 있다.
<Watcher>는 정말 수상한 아르바이트 이야기다.
그냥 그들이 보낸 링크의 영상을 끝까지 보기만 해도 10만 원이 입금된다.
한 여성의 자살하려는 듯한 영상을 보고 멈추라고 말한다.
그녀의 말을 들은 듯 멈추지만 다음 영상은 예상하지 못한 살인으로 이어진다.
살인의 연속, 그녀의 섬찟한 독백, 멀지 않는 곳에 사는 듯한 여성.
그녀의 행위에 개입하지 말라는 조건과 다르게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
어떻게 이런 선명한 영상과 음성이 전달되는지 알려주지 않고, 왜 보기만 해도 돈을 줄까?
이 의문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 지켜볼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로 이어진다.
<풋잠>은 서늘한 순간보다 첫사랑의 순간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아내도 친구도 먼저 보낸 그가 70년 전 시간으로 돌아간다.
몸은 그 시절이지만 정신은 늙은 그, 말투도 노인의 말투다.
첫사랑이자 평생의 반려와 함께 하는 순간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달걀귀신의 행동이 기억과 다르고, 그 서늘함은 빠르게 진행된다.
마지막 순간에 들린 말 한 마디와 그녀가 반한 순간의 말은 따뜻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낯익은 이방인>은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 현실에서 마주하면서 생긴 이야기다.
이런 설정이 낯익은 것은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인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약한 안면인식장애 때문에 그가 누군지 모르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작가가 창조하고 캐릭터를 자세하게 그려내면서 수없이 죽인 인물의 반격이다.
그리고 시간과 기억을 뒤섞으면서 또 다른 형태의 괴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