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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 우리가 찍은 낙인의 역사
수레카 데이비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8월
평점 :
괴물과 우리가 찍은 낙인을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른 게 있다.
기형의 모습으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다.
책 앞부분 도판에 실은 다모증의 여성은 이런 인식을 강화했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외모만이 아니라 인종과 민족, 외형적인 것과 심리적인 편견까지 다룬다.
그 정도는 내가 생각한 이상이었고,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들도 상당히 많았다.
조금 더디고 힘들게 읽은 이 책은 그 폭과 깊이를 확장시켰다.
무엇이 인간인가? 무엇이 정상인가? 무엇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가?
긴 세월 동안 이어져온 종교와 이데올로기 속에 이 질문들이 어떤 작용을 했는지 파고든다.
그 과정은 풍부한 자료 조사와 인식의 전환 속에서 괴물을 다르게 보게 한다.
괴물 만들기가 인종, 국가, 젠더와 섹슈얼리티 등 사회적 범주를 구축하는 과정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괴물들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읽다가 놀란 대목 중 하나는 나의 인식을 박살내고, 잠시 고민하게 했다.
“이 종교개혁이야말로 온갖 괴물에 대한 공포를 촉발한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15세기부터 기독교 사상가들이 이전에 용인되었 다양한 모습을 위험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인종적 차이뿐만 아니라 “경쟁 종파의 추종자들을 괴물로 여겼다.”
같은 신을 믿는 종교인들의 전쟁이 얼마나 잔혹할지 알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 온 학살자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여줄 때 공감하게 된다.
그들이 다른 모습이라고 인간들을 전시하고 관람하게 한 장면을 보면 더 잘 드러난다.
책 마지막에 “괴물은 우리 자신이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고 괴물로 사람들을 낙인 찍고 찍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상상을 덧붙여 평범한 일들을 괴물화시킨다.
이 괴물화의 이면에 깔린 인종과 젠더 차별 등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리고 이런 괴물 인식이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기계와 외계인들까지 나아가면서 상상의 폭을 넓힌다.
이런 이야기들은 기존 괴물에 대한 인식도 살짝 바꿔 놓았다.
몇 가지 예를 들면서 누가 더 괴물인가? 묻는다.
물론 이 물음에 그들은 자신들이 괴물이라고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다.
가볍거나 흥미위주의 글이 아니다.
묵직하고, 풍부한 자료로 역사 속 괴물들을 해부한다.
생각한 것과 다른 내용과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은 독서의 속도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피부색만이 아니라 성별에 의한 차이와 괴물화도 같이 다룬다.
이런 괴물에 대한 역사적 조사와 재정의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었다.
단순히 우리가 어떤 존재를 어떻게 괴물로 만들었는지 나열했다면 재미 이상은 없었을 것이다.
그 과정과 역사를 파고들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말할 때 놀란다.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괴물 속에서 차별과 편견 등을 찾아내었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에서 벌어진 차별은 더 눈길을 끌었다.
실제 한국 축구협회나 빙상협회 등의 이력을 볼 때면 더 이해가 싶다.
단순히 괴물의 모습이 아닌 역사 속에서 우리가 낙인 찍은 괴물들의 실체를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