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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츠하우스 ㅣ ANGST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ANGST(앙스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로는 두 번째 읽는데 기대되는 시리즈다.
이제 강지영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작가가 되었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리즈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대박이 나면서 너무 유명해졌다.
이전부터 좋아했던 팬의 입장에서는 반갑고 즐거운 일이다.
액션이나 스릴러에도 뛰어난 필력을 보여주었는데 오컬트 호러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일정 부분 <엑소시스트>를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있다.
신부가 악마를 퇴마하는 장면에서 그것을 피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체 구성에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악마와 자본의 탐욕을 같이 놓은 점은 눈 여겨 봐야 한다.
해설에서 오컬트 자본주의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한남동의 거대하고 비싼 고급 빌라 프린츠하우스.
평당 1억이 넘는 고가라는 말은 최근 강남 집값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 평당 1억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금액이다.
좋은 위치와 멋진 풍경을 가진 이 빌라는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 욕망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바로 드러난다.
주인공 선우의 말과 행동은 그의 속내와 다르고, 작가는 그 흔적을 곳곳에 남긴다.
그 흔적을 제대로 따라가는 것은 뛰어난 가독성에 매몰된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환상과 선우의 욕망을 뒤섞으면서 잠시 착각하게 한다.
이 착각은 의도된 연출이고, 그 속에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패닉 룸.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이제는 익숙한 공간이다.
하지만 한국의 보통 집에서 이런 공간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 서울이라면 이 공간만큼 허비된다는 뜻이니 더욱 쉽지 않다.
그런데 이 프린츠하우스에는 패닉 룸이 있다.
물론 이 장소가 정확하게 어디인지 세입자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 공간이 중요한 것은 숨겨지고 가려진 곳에서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이 공간은 프린츠하우스의 비밀을 가리고 숨기는 역할을 한다.
그곳으로 들어가려면 인간의 손길과 주인의 허락이 필요하다.
귀신 등이 집으로 들어갈 때 집주인이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설정과 맞닿아 있다.
선우는 전 연인의 스웨덴으로 기술 이민을 간 후 그녀를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한다.
프린츠하우스를 팔고 노후를 위한 돈을 모이면, 이라는 조건을 붙여서 말이다.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평당 1억에 100평이 넘는 집을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는 가상현실 속에서 NPC와 가상공간을 만들면서 돈을 벌고 있다.
넓은 집에 혼자 살면서 공간을 낭비하다가 방 하나를 세 놓는다.
이곳에 들어온 승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집에 들어온 당일부터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고, 과거 이 집에 살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유혹, 집에 붙여 있던 부적의 제거 등이 빠르게 이어진다.
승아를 둘러싼 소문에 대해서는 아래층의 선우 여사를 통해 듣는다.
언론으로 확인이 가능한 사건이니 믿지 않을 수 없다.
선우가 의지하는 무당 한신은 그녀를 귀신이라고 말한다.
한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의 몸주가 보여준 영상이다.
무당이 귀신을 물리치는 이야기일 것이란 생각은 선우가 승아의 부모를 찾아가면서 바뀐다.
악마가 깃든 사람을 퇴마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장르가 섞인다.
여기서 재밌는 설정이 나오는데 악마를 만진 사람이 얻게 되는 악마의 불티다.
이 불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사람의 몸에 옮겨붙는다.
또 불티가 붙은 사람을 만지면 다른 사람에게 불티가 옮겨간다.
이 강한 전염성은 불티를 소유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동 등으로 드러난다.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설정으로 바뀐 뒤 펼쳐지는 이야기는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 풀려나오는 이야기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동서양의 오컬트를 뒤섞어 풀어낸 설정은 놀라운 점이 있다.
고독이란 존재를 이용해 인간의 탐욕을 극대화시킨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악마가 들려주는 사실과 그 사실의 이면이다.
악마는 사실을 말하면서 마음의 빈틈을 파고들고 자리를 잡는다.
평생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갉고 닦고 비워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유혹에 시달리고, 그 유혹에 흔들리고 넘어가는지 생각하면 쉽다.
해설을 읽으면서 과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욕망의 불티가 슬며시 내 마음을 비추는 것도 보인다.
내 속에 얼마나 많은 악마의 불티가 있을까?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