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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소설 베스트 37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김동인 외 지음, 최홍길 외 해제 / 혜문서관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나의 외할머니집은 부천시 원미동이였다. 어릴 적 종종 놀러갔던 터라 아직 골목길, 파란 대문이 생각난다. <원미동 사람들>의 4번째 연작 소설 <원미동 시인>이다.
<원미동 시인, 양귀자, 1986>
화자는 7살 여자 아이 경옥이지만, 눈치가 빠른 건 옥희에 버금간다.(사랑손님과어머니)
원미동 시인이라 불리는 몽달 씨(별명)는 행색이 초라하고, 직업이 없다. 형제슈퍼 주인 김반장이 친구다.
한 동네 슈퍼집, 지물포집,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몰길 가게들이 정겨운 동네, 주말 드라마 분위기다. 딸 넷에 시인이라 불리는 인물까지 있으니, 주말 가족 드라마 맞네.
어느 날 깡패에게 맞고 있는 몽달씨를 김반장은 모른 채 하고,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다. 그럼에도 몽달 씨는 김반장 슈퍼 일을 돕는다. 경옥은 기억상실증 환자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시인은 시를 쪽지에 적고 외우고, 버린다. ˝은사시나무는 박해받고 싶어하는 순교자 같다˝라는 시를 뱉으며. 다 알고 있으면서.
전반부는 따뜻한 이웃, 遠美동이란 멀고 아름다운 아스라한 이름처럼 다정하다. 그러나 폭력 사건부터 분위기는 변한다.
* 시인의 태도는 방관하는 폭력에도, 맘 붙일 곳이 없어, 김반장을 받아들이는 순수함, 고통받는 시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태도를 읽었다.
가장 다정하고 끈끈하다고 믿는 가정에서, 이웃에서, 방관과 폭력과 무관심이 일어날 수 있다. 카프카 <변신>이 생각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