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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35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김동인 외 지음, 성낙수 엮음 / 리베르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먼동이 트면 곧 죽고 싶은 마음
저녁밥 먹고 나니 천년이나 살고 싶네.
<사하촌, 김정한, 1936>
59세에 쓴 모래톱 이야기(조마이섬)을 기억하는가? 김정한 작가가 28세 등단한 <사하촌>은 궁핍한 현실, 친일파 승려의 이야기로 ˝절 아래 마을˝을 말한다.
다양한 등장인물 소작인들이 이야기가 그려진다. 제일 억울한건 치삼 노인, 자손 복 많이 받게 해 준다는 보광사 중의 꾐에 속아서 절에 논 두마지기를 시주하고는, 다시 그 논을 소작하는 어리석음에 기가 찬다.
가뭄에 벼는 말라가고, 힘든 노동에도 소작료는 오르고, 비료값을 못치른 고서방의 논은 ‘입도차압‘으로 빼앗긴다. 이들은 보광사로 무리 지어간다. 애원할까? 절을 불 태울 것인가?
누가 이 순박한 농민들을 사납게 하는가? 먹고 살게만 해 주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농부들을.
천년의 역사를 가진 절과 백 여명의 중들은 농민들 위에 군림하고, 자비란 가르침이 사라진 마을.
사람을 위한 절인가,
절을 위한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