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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65 (총30편)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ㅣ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이청준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마을이였다.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필 무렵에는 자운영(붉은 토끼풀)과 오랑캐꽃(제비꽃)이 들판과 둔덕을 뒤덮었다. 자운영은 고루 질펀하게 피고, 오랑캐꽃은 소복소복 무리를 지어 가며 다문다문 피었다. 살구가 흙에 스며 거름이 될 무렵에는 분분이 지는 찔레꽃이 외진 길을 달밤처럼 숨가쁘고 그윽하게 만들었다.
<그 여자네 집, 박완서, 1997>
아름다운 마을에서 곱단이와 만득이의 연예는 마을사람들 모두 응원했으나, 징병과 정신대 문제로 인해 급변한다. 만득이는 징병 됐고, 곱단이는 끌려갈까 하여 한번 장가갔던 남자에게 보내 졌다.
노인이 된 만득. 분단으로 곱단이 소식은 들을 수 없지만, 아픔은 모두에게 평생 남아서, 당한 사람은 한으로, 면한 사람은 분노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매화, 살구, 벚꽃 🌸 순으로 꽃은 매년 피지만, 같이 바라 볼 사람 없는 그 여자네 🏡 집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으로 변해 버렸을지 모른다. 안타까운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