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7
소포클레스 지음, 강대진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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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96년 태어난 아테나이(아테네) 소포클레스는 406년까지 120편의 희곡(연기를 위해 쓰인 문학작품)을 썼는데 7편이 전해진다.

기원전 5세기에 유명한 그리스 비극 작가하면 아이스퀼로스/소포클래스/에우리피데스 3명이 유명하다. 그리스 신화를 토대로 다양한 상상력 가득한 비극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그리스 비극은 희곡으로 대화하는 인물들과 코러스(합창)하는 장면이 번갈아 등장한다. 대화하다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고~ 현대 뮤지컬과 같다. 웃기기도 하지만, 사실 관객이 쉽게 사건을 이해하도록 여유를 주는 것이다. 너무 대화만 이어지면 자칫 흐름을 놓쳐서 옆사람에게 ˝어떻게 된거야?˝ 물어야 하는 불편함을 초래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드라마는 여러명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정리해주고, 주요 장면은 되풀이해서 보여주지 않은가? ^^

역시 소포클래스의 작품 중 <오이디푸스 왕>이 최고의 막장 전개로 비극을 제대로 보여준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자, 운명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지만 결국 운명과 마주하여 스스로 두 눈을 찌른 비극적 인물을 마주하면서 기막힌 이야기에 공포와 전율, 연민과 분노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운명에 종속된 자인가, 맞서는 자인가? 오이디푸스는 무지했다. 아버지인지 모르고 살해하고, 어머니인지 모르고 결혼하고, 잘난듯이 스핑크스의 수수께기를 풀지만 정작 자신의 비밀은 풀지 못했다. 인간으로 뛰어난 자였지만 정해진 운명대로 행동하는 나약한 인간.

그래도 정직했다.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아버지를 죽인 당사자라는 걸 인지 했을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앞날의 비극이 눈에 보였을 텐데, 감추고 모른 척 했다면 적어도 어머니는 자살하지 않았고, 숨겼다면 제법 잘 살았을텐데...
나에게 그는 삶은 불행했으나,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은 고결하게 운명에 맞선 오이디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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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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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신화지만,
금오신화의 신화와 그리스신화는 한자가 다르다. 경주 금오산에 머물러 작품을 써서 금오. 새 신, 말씀 화 <新話>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고, <神話>는 신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8달만에 글을 읽어, 논어 처음에 등장하는 ˝학이시습지불역열호˝에 시습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는 김시습.

1471년 37세 지어졌으며, 요즘 단편소설 분량에 5편이 전해진다.
만복사저포기-만복사에서 윳놀이
이생규장전-이생이 담넘어 보기
취유부벽정기-부벽정에서 취하기
남염부주지-남염부주에 가다
용궁부연록-용궁잔치 초대받기

만복사 불상 앞에서 윳놀이를 하고 이긴 양생은 어느날 여인을 만나는데, 왜구로 죽은 여인은 양생의 문에만 보인다.

담넘어 시를 주고 받은 이생과 최씨는 혼례를 치루나, 홍간적의 난으로 헤어진 최씨는 죽임을 당한다. 그날 이생은 이미 죽은 지 알았지만,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시 나타난 최씨와 몇년을 산다.

부벽정에서 만난 여인은, 선녀였고 헤어진뒤 그리워하며 병을 얻지만, 홍생은 견우성 휘하 종사관으로 옥상상제의 명을 받고 세상을 떠난다.

인물들을 치밀한 비극적 상황으로 몰아넣는 그리스비극과는 달리, 죽은이와 산자의 경계를 넘는 한국적 비극을 제시한다.
죽은자가 이승에 오고 가고,
산자 앞에 나타나 고통을 전한다.
시로 전하는 은근한 사랑, 숭고하고 애절한 사랑, 그리고 저승에서 토론하고 염라대왕이 되는 기묘함(남염부주지)까지 다채로운 이야기 꽃을 피운다.
최초의 소설이니, 지금처럼 복잡하지도 길지도 어렵지도 않은, 단순 담백 진솔하다.
역설적으로 최초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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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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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 제목 붙힌 6개가 말해준다.
게으르게 - 조금 더 여유롭게 살고,
불편하게 -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금지,
엉뚱하게 -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자유롭게 - 뭐든지 질문하기,
광대하게 - 세계 속으로 나아가기.
행복하게 - 행복하기 위한 방법은 모두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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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동성 그림,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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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삶을 예찬하며, 눈에 기쁨이 깃든 사람들과 어울려라. 기쁨은 전염성이 있어 다른 이들이 우울과 고독과 고난에 마비되지 않게 해 준다. 42쪽.

나는 매 순간 나의 악습과 자기연민에 맞서 싸워왔다. 나는 집중과 평정을 유지하고 내가 기꺼이 선택한 일을 하며, 현재의 순간에 절대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죽음은 여전히 아주 가까이 있고 나는 내 바로 옆에 심연의 가장자리를 걷고 있으니까. 142쪽

삶의 태도를 활 쏘는 궁도에 빗대어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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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 - 2020년 개정판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에우리피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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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애증의 욕망에 휩싸인 파이드라.
딸 플뤽세네와 아들 폴뤼도로스를 잃은 헤가베.
남편 대신 죽어야하는 알케스티스.
의심과 질투에 눈 먼 헬레네의 딸 헤르미오네. 고통 받는 안드로마케.

그들의 구구절절한 절규를 들으면 누구보다 불행한 이들에 연민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고민도 근심도 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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