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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신화지만,
금오신화의 신화와 그리스신화는 한자가 다르다. 경주 금오산에 머물러 작품을 써서 금오. 새 신, 말씀 화 <新話>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고, <神話>는 신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8달만에 글을 읽어, 논어 처음에 등장하는 ˝학이시습지불역열호˝에 시습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는 김시습.
1471년 37세 지어졌으며, 요즘 단편소설 분량에 5편이 전해진다.
만복사저포기-만복사에서 윳놀이
이생규장전-이생이 담넘어 보기
취유부벽정기-부벽정에서 취하기
남염부주지-남염부주에 가다
용궁부연록-용궁잔치 초대받기
만복사 불상 앞에서 윳놀이를 하고 이긴 양생은 어느날 여인을 만나는데, 왜구로 죽은 여인은 양생의 문에만 보인다.
담넘어 시를 주고 받은 이생과 최씨는 혼례를 치루나, 홍간적의 난으로 헤어진 최씨는 죽임을 당한다. 그날 이생은 이미 죽은 지 알았지만,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시 나타난 최씨와 몇년을 산다.
부벽정에서 만난 여인은, 선녀였고 헤어진뒤 그리워하며 병을 얻지만, 홍생은 견우성 휘하 종사관으로 옥상상제의 명을 받고 세상을 떠난다.
인물들을 치밀한 비극적 상황으로 몰아넣는 그리스비극과는 달리, 죽은이와 산자의 경계를 넘는 한국적 비극을 제시한다.
죽은자가 이승에 오고 가고,
산자 앞에 나타나 고통을 전한다.
시로 전하는 은근한 사랑, 숭고하고 애절한 사랑, 그리고 저승에서 토론하고 염라대왕이 되는 기묘함(남염부주지)까지 다채로운 이야기 꽃을 피운다.
최초의 소설이니, 지금처럼 복잡하지도 길지도 어렵지도 않은, 단순 담백 진솔하다.
역설적으로 최초는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