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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디아 코드 - 14억이 만드는 혼돈 속의 로직, 지금 인도의 흐름에 올라타라
김재훈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편의점에서 QR 코드로 결제하고, 배달앱으로 저녁을 주문하고, 스마트폰 하나로 은행 업무까지 처리하는 일상의 삶...
이제 이런 풍경은 우리에게 너무 당연해서 특별하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디지털 인프라를, 신용카드도 유선전화도 제대로 갖춰본 적 없던 나라가 우리보다 더 빠르게, 더 넓게 구축했다면 어떨까요?
그 답이 바로 '인도(India)'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머릿 속의 인도 이미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넥스트 인디아 코드>는 우리가 익숙하게 떠 올리던 인도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이며, 지금 인도가 어떤 방식으로 달라지고 있는지 차근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우선 교환학생 시절 처음 인도와 인연을 맺고 오랜기간 군인이자 전략가로서의 저자의 독특한 이력 덕분에 책은 여행기나 경제 리포트 어느 한 쪽에 갇히지 않는 느낌입니다.
특히 인도 현지의 도로 위의 극심한 무질서, 답이 없어 보이는 협상 테이블, 정해진 원칙보다는 관계와 즉흥이 앞서는 현장의 문법을 저자는 '안 되면 되게 만든다'는 태도로 읽어 내고 있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인도식 문제 해결 방식을 '주가드(Jugaad)'라는 단어로 정리하는데, 부족한 자원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유연하게 길을 찾아내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인도의 즉흥성이, 실은 나름의 논리와 효율을 갖춘 생존 전략이었다는 사실을 곱씹게 됩니다.
책의 두 번째 축은 '리프프로깅'이라는 개념입니다. 유선 전화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5G와 모바일 결제로 도약한 인도의 성장 경로를 저자는 바로 이 단어로 설명하고 있지요.
흥미로운 점은 이 도약이 단순히 기술 발전의 결과가 아닌, 국가 단위 디지털 신원, 결제 시스템이 촘촘히 얽혀 만들어낸 구조적 성과라는 점입니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전 국민 스마트폰 보급, 물류망을 빠르게 재편한 인도의 배송 혁신을 접하다 보면, 이른바 '선진국 따라잡기'라는 익숙한 개발 모델이 이제는 낡은 프레임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인도는 단계를 밟아 성장하는 나라가 아니라 필요없는 단계를 통째로 건너뛰며 성장하는 나라라는 인식이, 이 책을 읽고 나면 훨씬 선명하게 자리잡으리라 생각합니다.
책 중반부는 인도 사회 내부의 극단적인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답니다.
월급 20만 원짜리 노동자와 억대 연봉을 받는 고소득층이 같은 도시, 같은 거리에서 공존하는 풍경, 스마트폰 두대를 장신구처럼 다루는 신흥 중산층, 몰(mall) 문확 도시의 얼굴로 자리 잡는 과정을 훑으며, 저자는 '평균적인 인도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 콘텐츠와 라면, 김치가 인도 식탁과 발리우드 화면 속으로 스며드는 대목은, 인도가 이제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한국 브랜드와 콘텐츠가 실제로 소비되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합니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
인도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흡수하는 '스윙 스테이트' 같은 위치에 서 있다는 시각 또한 책 곳곳의 사례들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는 이제껏 인도에 대한 이미지를 한번에 뒤엎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고기 소비를 둘러싼 금기, 물가가 정말 싼가에 대한 재검토, 청결과 위생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같은 주제들은 표면적인 이미지와 실제 삶 사이의 간극을 드러냅니다.
무엇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꺼내 놓은 환대 문화 이야기 - 처음 만난 낯선 이에게도 기꺼이 도움을 건네는 인도인들의 태도 - 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합동작전'이라는 군사전략에서 착안한 인도의 미래 국가 전략이라 할 수 있는 'G = D × Sⁿ'이라는 압축된 문법을 제시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결핍(Deficiency)'이 '전략(Strategy)'의 거듭제곱을 만나 '성장(Growth)'으로 이어진다는 저자만의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즉, '성장은 자원이 많아서가 아니라, 결핍을 직시하고 그 위에 전략을 여러번, 여러 층위에서 겹겹이 쌓을 때 폭발한다'는 인도식 성공 방정식을 압축한 표현이지요.
인도의 부족함 D(14억 인구를 지탱해줄 인프라 혹은 시스템의 결핍)가 클수록 오히려 전략 S를 강하게, 넓게(지정학, 정책, 비즈니스, 일상 문화까지) 펼쳐야 하고, 그렇게 거듭제곱으로 축적된 전략이 결핍을 성장으로 바꾸는 동력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
인디아 스텍이라 불리는 거대한 디지털 기반 위에 신원 인증, 결제, 전자 상거래 등 모든 사회 시스템을 통합하고 있는 인도의 국가표준 시스템에 우리 기업들이 가진 우수한 솔루션을 '전략적 동기화(Strategic Sync)'를 통해 완벽하게 이식할 경우, 우리 비즈니스는 이미 인도 시장 시스템의 핵심 일원이 된다는 저자의 제안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험대이기도 한 거대한 인도 시장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