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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이 몰려온다 노동혁명
이성록 지음 / 미디어숲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로 진입(2000년)한지 불과 17년만에 2017년 8월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UN에서는 65세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은 "고령사회" 그리고 20%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지요. 고령사회로의 전환은 세계 최고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당연히 초고속 노령화에 따른 후속 세대 즉, 생산인구의 부양비 부담이 급속히 과중됨으로써 "세대갈등"이라는 복잡다난한 사회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서 <잉여인간이 몰려온다 : 노동혁명>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는 2020년경 부터 대략 700만~1,000만의 인구가 노동시장으로 부터 강제 퇴출된 "잉여인간"의 문제와 노동시장 진입부터 장벽에 부딪힌 "젊은 잉여인간"들의 생존으로서의 노동의 문제를 근본부터 파헤치며 그 해결책 마련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실 저출산 문제와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라는 국가적 비상사태에 대한 경고는 십수년전 부터 각종 매체나 연구기관 등을 통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긴 세월동안 정부와 관련단체는 무엇을 해왔던 것일까요? 수십조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사실상 정부에서는 저출산 정책의 실패를 시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저자는 "국민의 위기불감증, 정치권의 포퓰리즘, 관료집단의 경로의존증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거짓 상관관계(correlation) 남용" 이라는 총체적 이유를 들어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함을 지적합니다. 인구변동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고, 보여주기식의 혹은 기존 경로를 그대로 답습해온 정부 정책의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겠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혁명(AI혁명)을 통한 인조인간과 수명 120세를 이야기하는 나이혁명에 의한 장수인간의 출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잉여인간을 대거 잉태하는 일자리 소멸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임금노동을 포함한 모든 노동은 인간의 존재가치의 실현과정이요, 생물학적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잉여인간을 대거 발생시키는 현재의 임금노동 중심의 노동체계를 해체하고 다양한 노동이 양립하면서 다차원적으로 작동하는 다중노동체계를 구축하는 것, 곧 '노동혁명' 일어나야 한다." (p.5).
사실 저자가 제안하고 있는 '노동혁명'이란 임금노동과 공동체 노동의 균형을 전제한 새로운 노동체계를 의미 합니다. 기술혁명에 따른 사회변화 뿐 아니라 인구 고령화 즉 나이혁명을 동시에 고려하여, 공동체노동 복원을 통한 다중 노동체계 구축과 세대간 역할 재구성을 제안합니다. 물론 그 현실 방안으로 대략 아래 3가지 안을 제시합니다. 1. 기존의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저출산'과 '고령사회'로 분리 이원화하고 실패한 '출산장려위원회'의 해체 2. 다중노동체계구축 및 기본소득 담론 형성 3.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 정책 중단 및 기존 민간 부분 중심의 일자리 개선에 정책 자원 투입
저출산과 경제침체는 관계가 없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습니다만, 출산율이 낮다고 나쁜 것이 아니라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한다(인구안정화 상태)는 생각에는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말미에 "노동의 종말은 없다. 다만 새로워질 뿐 !" 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여러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임박한 베이버 부머세대의 강제 은퇴와 맞물린 노동시장의 혼란과 기술혁명으로 부터 야기된 늙지 않는 노년인구의 일에 대한 욕구 그리고 경제를 뒷받침해주어야 할 후속인구(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최근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해결책들이 봇물터지듯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많은 분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인간은 필요없다"는 일자리 소멸시대 ! 노동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그 해결을 모색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