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소멸한다 - 인구 충격에 내몰린 한국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전영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조금 섬뜩한 제목을 가진 책 한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2018, 2020, 2030 한국이 소멸한다> 입니다.

"한국 경제 사상 최악의 인구 붕괴가 시작된다 !" 라는 부제와 함께 시작하는 말 그대로 "인구학"과 관련된 책입니다. 인구통계와 세대분석을 통해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한국 경제의 미래와 그 대응책을 함께 논의하고 있지요. 보통 미래학 혹은 미래예측학에서 바라보는 미래를 견인하는 4가지 기본 동인(動因)은 "경제성장의 관점", "인구학적 관점", "산업구조의 변화 관점" 그리고 "혁신기술의 발전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4가지 관점은 상호 작용과 연결성을 가지고 우리들의 미래를 견인해 나가는 것이죠. 특히 인구는 시장 수요와 노동측면의 소득 수준을 결정하는 경제지표 분석의 중요한 변수중 하나로 지적됩니다.

한국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했습니다. 2017년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 중 14%가 고령자(65세이상)인 셈입니다. 출산률 저하와 수명연장까지 더해져 고령인구의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후속인구 즉, 출산을 통해 새롭게 공급된 인구집단(20대까지의 유아, 청소년, 청년집단)의 공급체계는 지난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계속되어온 출산율 저하로 인해 제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되었습니다. 노인은 넘쳐나는데 젋은이들은 서서히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5~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 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말 그대로 일할 사람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으로 이는 국가(세수감소)와 기업(노동력부족) 모두에게 큰 도전이며 위기로 받아 들여집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을까요? 2007년부터 약 100조원의 예산을 통해 실업난 해소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였으나 결과는 비관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본서는 전체적으로 인구변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변곡점을 2018년, 2020년, 2030년 으로 상정하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 2018년의 문제 : 일하는 사람이 사라진다. (청년 인구의 감소)


인구=생산=소비라는 측면에서 2018년은 인구변수가 거시경제를 옥죄기 시작하는 원년이 되리라는 전망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량은퇴가 예고된 시점(2020년)에서 청년인구의 공급부족(결혼기피과 출산률 저하)은 경제의 토대가 무너져 내림을 의미합니다. 저출산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불가능 함을 지난 십여년의 정부의 노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란 보장이 없다면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해버릴 것입니다.

특히 단군 이래 "부모세대 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밀레니엄세대(2000년 이후 출생자)의 경우, 태어날 때 부터 고착화된 저성장과 불황이 사회 진입시까지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앞 세대 보다 더욱 큰 고뇌와 절망속에 "N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낳게 된 계기가 됩니다.

2. 2020년의 문제 : 1,000만 중년 인구의 이동. (중장년층의 위기)

2,000만명이라는 어마 어마한 인구분포를 가진 1, 2차 베이버 부머세대(1955년생 ~ 1970년대생)가 생산가능인구에서 하나 둘 제외되는 시점이 2020년 입니다. 즉 베이비부머의 선두세대인 1955년생부터 차례로 65세로 진입하는 초년이라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그들의 강제은퇴가 본격화 하는 시점입니다. 그들의 대량은퇴는 막내세대인 1979년생이 65세가 되는 2045년까지 반복될 것입니다.

이러한 중년층에게 고용환경의 변화는 사회적, 개인적 손실로 직결됩니다. 50세 이상의 중년층의 정규직 : 비정규직 비율이 22% : 78%로 분석되며, 추후로는 더욱 더 그 간격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저성장, 저출산 시대의 기업은 고비용 저효율의 중년을 품고갈 여력도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전통적인 생애주기(출생->학업->취업->결혼->자녀부양->은퇴)와는 사뭇 다른 변화를 겪으며, 중년층은 서서히 빈곤층으로 전락될 위기에 직면할 것이며,  결국은 우울증이나 자살 비중이 타 연령대 보다 높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물론 이는 개인적 손실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도 심각한 손실과 부담(비용)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3. 2030년의 문제 : 1,000만 고년 인구의 이동. (고령층의 위기)
 
한국 인구 구성 중 가장 큰 규모인 중장년층(베이비부머 세대)이 차례로 75세의 고령층으로 진입하는 원년이 2030년입니다. 나름 준비가 잘 된 베이비부머 세대(고학력, 건강, 빠른 은퇴준비, 자산여력)라 할지라도 75세가 넘게 되면 건강상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통계를 들어 2030년은 고령인구의 위기가 본격화되는 해라는 지적입니다. 75세 부터 노인의 유병비율이 급증함에 따라 본격적인 노화문제가 수면 위로 등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당연히 70세를 넘어선 노령자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의 전례에서도 볼 수 있듯 간병공포를 넘어 "간병지옥"의 상황은 한 집안의 경제와 인간관계를 송두리째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행에 대한 사회적 안전지대 마련은 고사하고, 거의 무방비상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장기요양보험, 건강보험의 적자와 부실문제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지요. "70세 이상의 고령인구의 99%는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저자의 외침을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그외에도 인구의 서울,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방 소멸, 강남의 집값 등과 같은 거시적인 사회 문제도 논의하고 있답니다.

4. 그렇다면 각 연령층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

청년 증발을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과 주거 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상 최대규모의 중장년층 위기에 대한 해법은 "각자도생"이라는 소극적인 처방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위기 극복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자연스럽게 정부의 정책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반해 '왜 평범한 한국 중년이 갈등의 파고속에 위기를 맞으며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되는지 그 구조적인 모순에 1차적으로 주목하자'는 의견은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75세를 기점으로 유병비율이 높아지는 노년인구의 위기는 영구적 실직에 따른 노후파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정부의 든든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안정적인 노인 일자리 마련을 위한 노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비관적인 책으로 기억될 듯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절대적인 미래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십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통계를 통해 제시되는 인구학적인 미래예측은 예측과 다른 부분을 찾기가 더 힘든 것이 사실이라 더울 우울해집니다. 이미 우리는 2014년에 나온 "2018 인구절벽이 온다 by 해리덴트"와2016년의 "정해진 미래 by 조영태 교수"를 통해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암울한 미래를 미리 엿보았기 때문입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저자의 참담한 심정의 근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인구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그 속에서 작은 힌트를 연결해 큰 흐름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위기를 또한 기회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봅니다.

"눈을 감을수록 공포는 커지고 함정은 깊어지는 법" 입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