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직업의 종말 - 불확실성의 시대, 일의 미래를 준비하라
테일러 피어슨 지음, 방영호 옮김 / 부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일반인으로서 우리가 생계를 이어가는 방법은 회사에 취업하여 매일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것이 지극히 일상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을 때만 일을 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고, 오직 회사에 얽매어 얼마나 오래 일을 했는지에 따라 임금이 결정될 뿐이지요. 물론 개인적인 자기개발은 요원하고, 기본적으로는 회사에서 지시하는 일에 매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발전을 거듭해온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대체되거나 심지어는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고용가능한 사람들에 의해 실직의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지요.
본서 <직업의 종말 The End of Jobs의 Jobs>의 저자 Tayler Pearson은 이러한 최근의 상황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즉, 이전까지만 해도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던 취업을 통한 직업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으며, 우리가 동경하는 전문직의 신화는 끝났다고 단언합니다. 즉,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적인 봉급을 받으며, 평범한 직장인이되는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것입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직업의 종말 현상을 대략 아래의 4가지 상황을 들어 설명합니다.
1.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 지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부터 인구가 일자리 수 보다 2배 이상 빨리 성장했으며, 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세계적 교육 수준 향상과 세계화, 노동인력을 대체할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통해 한정된 일자리의 무한경쟁과 기계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2. 전통적인 대학학위(학사,석사,박사)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대학학위 정도는 요즘 대부분 가지고 있지요. 좋은 학위로 멋지고 안정적인 전문직을 얻는다는 건 이제 꿈에 불과합니다.
3. 직업적 미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화이트칼라로 일컬어지는 지식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아웃소싱을 통해(특히 잘 훈련된 값싼 노동력의 동남아, 남미, 동유럽의 기술자들에 의해)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직업이라는 예측가능하고 안전한 울타리에서 미래를 계획하던 우리들이 이제는 가장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정한 것이 직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직업은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직업의 종말 시대에 가장 안전하고 성공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이에 대해 앙트레프레너쉽 이라는 "창업가 정신"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창업이란 "시스템을 고안, 창출, 연결하는 것, 비즈니스, 아이디어, 사람, 프로세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P.23)
저자가 이야기 하는 실제적인 창업이란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와 같은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를 통해 좀 더 쉽게 그러한 기술들을 이용하고, 잘 훈련된 값싼 인력을 활용하여 마이크로 멀티내셔날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이야기 합니다.
(마이크로 멀티내셔날이란 소수의 정규직원 중 대부분이 해외 각지에 배치되어 있어 투자대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형태입니다.)
사실 이 책의 제목 인 The End of Jobs의 Jobs는 20세기에 미국에서 번성했던 일종의 화이트 칼라 직업(주로 IT직종)을 가리킵니다. 현재 그 일자리는 최고조에 달했고, 수십 년 동안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일자리를 노동 기반보다는 정보 기반으로 간주하고 있지요. 정보 기반 일자리는 교육과 학위에 의존합니다 (특히 학위와 자격 인증으로 입증 됨). 이러한 미국 중심 그리고 화이트칼라 중심으로 직업을 상정하고 있다보니 위의 몇가지 상황들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쨋든 정보 기반 일자리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기술의 발전은 또한 창업가 정신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창업가 정신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더 접근 가능하고 안전하며 수익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직업의 종말을 통해 촉발된 새로운 시대의 창업가 정신은 또한 돈, 자유, 삶의 의미에 대한 더 많은 통찰을 가져온다고 결론 짓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라는 그리고 화이트 칼라라는 조금은 편협한 시각에서의 접근일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점점 명확해지는 직업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창업가 정신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각종 스타트업 기업의 모험적인 도전을 바라볼때 저자의 분석과 예측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매트 리들리는 그의 저서 <이성적 낙관주의자>에서 이미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머잖아 미래에 포스트 자본주의, 포스트 엔트프라이즈의 세계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개인은 자유롭게 임의로 모여서 함께 나누고, 협력하고 창조할 수 있으며, 인터넷은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고용주, 직원, 소비자, 위탁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평생 직장의 신화가 무너진 지금, 새로운 미래 일자리를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