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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사는 우리 - 코드 너머의 여정
윤은갑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AI가 몇 분 만에 끝낸 일을 보며 반가워하다가도, 문득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오랜기간 익혀온 능력이 생각보다 쉽게 대체되는 건 아닐까? 그런데 일을 대신해주는 도구가 늘어날수록, 정작 무엇에 시간을 쓰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더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능을 하나 더 익히는 일일까요, 아니면 그 기능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나만의 기준일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AI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 물음을 인간의 정체성에서 노동과 사회, 불안과 새로운 기회로 넓혀가는 교양서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집필의 방향을 바꾼 과정이 책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처음에는 AI 활용 안내서를 구상했지만, 원고를 고치는 동안 기술의 변화 속도를 좆는 설명보다 그 변화가 인간의 삶에 남기는 영향을 살피는 쪽으로 관심을 옮기게 됩니다.
이러한 전환 덕분에 직관과 감성, 창의성을 다루는 첫 부분도 인간만의 우월함을 확인하려는 이야기보다는,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과 그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있죠.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 앞에서 오히려 '나는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가 더 선명한 질문으로 남는 느낌입니다.
인간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가 노동의 미래와 사회 변화로 이어지는 책의 구성 안에는 AI 시대의 적응을 개인의 노력 만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협업과 재교육, 달라지는 직무와 리더십을 다루면서도 기술이 만든 편익과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함께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공감 능력은 기계보다 따뜻한 말을 하는 재주라기보다, 효율적인 처리 과정에서 누가 곤란해지는지 알아채는 능력으로 읽힙니다. 누군가에게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용하기 어려운 장벽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알고리즘 편향과 개인정보, 감시와 디지털 격차를 노동의 변화와 나란히 놓으면, 좋은 AI 활용은 생산성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저자는 AI가 제시한 결과를 고객과 조직, 사회의 목적에 비추어 판단하는 책임과 기업,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요.
결국 어떤 일을 AI에 맡기고, 어떤 판단에는 인간이 직접 참여할지, 변화의 혜택을 함께 누리려면 무엇을 마련해야할지 결정하는 과정이 곧 AI를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두려움과 새로운 기회를 차례로 다루는 후반부 역시 불안을 서둘러 희망으로 덮지 않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딥페이크와 정보 판별, AI 의존의 문제를 살핀 뒤 개인 브랜딩과 소상공인의 활용, 새로운 직업과 사업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흐름은, 위험을 이해하는 일이 곧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저자가 여러차례 원고를 고치며 비관과 낙관 사이에서 관점을 조정했다는 고백도 그래서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미래를 단정하기 보다 기술의 영향과 사람들의 선택을 함께 보려는 태도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창의성과 공감을 인간의 몫으로 명명하는 것만으로 앞으로의 역할이 보장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 가치를 실제 업무와 관계에서 어떻게 발휘할지는 독자가 자신의 경험으로 채워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서 <AI 시대를 사는 우리>는 완성된 생존 공식을 기대하는 독자보다, 기능을 익힐수록 오히려 삶의 방향이 궁금해지는 독자들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AI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아니라, 도움을 받으면서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스스로 정하는 판단력이 아닐까 하는 단상이었습니다.
부제처럼 AI를 잘 사용하는 법보다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