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AT, PRO-V, Croissant 이라는 세 가지 국제 표준을 하나로 엮어 데이터 신뢰성과 추적성을 확보하는 방법론이나, 벡터 데이터베이스의 임계치를 설정하는 방식까지 다루는 부분은 다소 낯설고 전문적이었지만, 표준만 갖다 놓으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에는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브런치 연재 등을 통해 강조해온 '표준에서 운영까지의 갭'이라는 화두가, 본서에서는 단계별 도입 로드맵이라는 실천 가능한 형태로 완성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조직'과 '거버넌스'라고 하는 다소 현실적인 무게감이 느껴지는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IP모건이나 클라나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처음부터 전제로 설계했는지, 아니면 기존 조직 위에서 전환을 시도했는지를 나눠 살펴보는 시각이 흥미로웠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이 몇 단계를 거쳐 AI 체계를 갖춰야 하는지 구체적인 절차로 제시해주는 구성은 그저 사례 나열에 머무는 다른 책들과는 결이 다르다 느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인력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PoC를 어떻게 선정하고 관리해야 하는지까지 짚는 부분에서는, 저자가 실제로 여러 조직의 AI 도입 초기 단계를 컨설팅하며 겪었을 법한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문장 사이사이에 배어있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 '공공부문'이 가진 잠재력과 동시에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솔질하게 짚으며, 데이터를 쉽게 개방하지 않으려는 관성이 오히려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을 갉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마치며 생각해 봅니다....
'AI 시대의 생존'이라는게 결국 최신 모델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와 데이터와 조직이라는 세 개의 관문을 순서대로, 그리고 제대로 통과하고 있느냐의 문제라는 걸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AI 뉴스에 휩쓸리기 보다 우리 조직이 지금 몇 번째 관문 앞에 서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꽤 실용적인 체크리스트가 되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