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까 - AI가 들어온 회사에서 벌어진 작은 변화들
백미르 지음 / 다온길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많은 분들이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로 인해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문득 들게 되더군요...

업무 회의가 끝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겁니다. 분명 논쟁도 없었고, 나름 결과도 나쁘지 않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그런 느낌 말이죠. 회의 시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정작 아무도 강하게 발언하지 않던 회의, 자료는 넘쳐 났는데 손을 먼저 드는 사람은 없던 그 묘한 회의장 분위기....

AI가 조직 안으로 스며들면서, 일하는 방식은 기술적으로 분명 진화했는데, 어딘가 묘하게 달라진 것만 같은 느낌...

사실 AI가 도입되면 야근이 줄고, 업무가 가벼워지고, 결정이 명쾌해질 것이라 모두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지요. 보고서는 AI가 더 빨리 만들어 주지만, 왜 매일 야근을 해야하고, 데이터는 더 정교해졌는데 왜 결정은 점점 늦어지는 걸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까>를 펼치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AI를 어떻게 잘 써야 하는가'가 아닌 'AI가 들어온 뒤 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환영식도 없었고, 누군가의 자리가 갑자기 비워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어느 날 부터 회의 자료가 조금 더 깔끔해지고, 문서에서 어색한 표현이 조금 더 줄고, 회의실에서 말을 꺼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러한 '조금'의 변화들이 쌓여 결국 조직의 문화와 결정 구조 자체를 뒤흔든다는 사실을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AI 덕분에 필요한 자료는 이미 화면에 펼쳐져 있고,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명확합니다. 그러나 막상 행동으로 넘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왜 더 길어진 걸까요?

저자의 분석은 명쾌해 보입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정보가 너무 잘 갖춰진 탓에, 그 위에서 내리는 판단의 무게와 책임이 더 선명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AI가 실수를 줄여주는 환경일수록,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더 조심스럽게 행동을 미루게 된다고 지적하는 부분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나아가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발언이 줄어드는 현상을 저자는 단순히 '효율이 올라간 것'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전해진 회의, 즉 아무도 틀리지 않기 위해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진단이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AI 도입 이후 회의에서 한 번 꺼낸 말은 메모로 남고 정리되어 공유되는 분위기 입니다. 이러니 사람들은 발언하기 전에 '이 말이 나중에 어떻게 해석될까'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는 말이죠.

말은 줄어 들었지만 생각은 오히려 흩어지고, 조직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그 안의 확신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는 저자의 인사이트가 오래 기억 속에 남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결정의 주체'를 되찾는 문제를 핵심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AI는 선택지를 준비해주지만, 그 선택을 책임지는 순간까지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속도와 정확성이라는 기술의 진보 앞에서, 인간이 붙들어야 할 것은 바로 '왜 이것을 선택하는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맥락과 판단력이라는 것입니다. 본서가 단순한 AI 활용 가이드가 아닌 일의 감각과 태도를 다루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생각합니다.

책의 구성은 여러 장에 걸쳐, AI 시대에 달라진 일의 감각, 결정의 구조, 침묵과 발언의 균형, 책임의 이동, 흐려진 역할의 경계,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고유한 영역까지 하나씩 탐색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경험하고 있지만, 딱히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상황들을 저자는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마치 회사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누군가 몰래 지켜본 뒤 정확히 재현해 놓은 것 같은 기시감처럼 말이죠... 읽는 내내 들었던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었습니다.

AI가 조직에 가져다준 일종의 '안정감'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불필요한 감정 낭비가 줄고, 명백한 실수도 줄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안정감이 '확신'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빠르게 처리되는 일 속에서 정작 '이게 정말 맞는 방향인가'를 깊이 따져 묻는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 그건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그 기술 앞에서 스스로를 포기한 결과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이 지점을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짚어 내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결국 'AI 시대에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더 근원적인 물음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책을 덮고 한 동안 일하는 방식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AI가 정리해 준 정보 위에서 진짜 내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흐름에 맡기고 있는가...

거창한 혁신 선언이 아니라, 오늘 회의에서 내가 왜 말을 꺼내지 못했는지를 솔직하게 들여다 보게 만드는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AI가 이미 스며든 조직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