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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트럼프와 이재명의 ESG 전쟁
김태한 지음 / 세이코리아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SG(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착한 기업(?)'의 선택 정도로 여겼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트럼프의 재집권과 함께 기후협약 탈퇴, 화설연료 부활 선언이 이어지고, 글로벌 대기업들이 다양성, 포용 정책을 접으면서 언론에는 'ESG 종말론'이 쏟아졌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AI 시대, 트럼프와 이재명의 ESG 전쟁>에서는 무대에서 밀려난 듯 보이는 ESG의 종말론을 전혀 다른 각도로 해석하고 있어 책을 읽기 전 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서문에서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ESG와 관련된 3가지 고정관념을 정면에서 반박하는 부분입니다. 예컨데, '트럼프 시대니까 ESG는 끝났다', '이재명 정부라면 ESG가 다시 부활할 것', '이제는 ESG가 아닌 AI 시대'라는 식의 이분법이 얼마나 위험한 착시인지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있답니다.
실제로 기후 위기에 회의적인 정권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인프라 투자는 꾸준히 늘어왔고, ESG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규제, 무역, 자본시장의 언어로 재포장되어 기업들을 압박해 왔다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메시지보다 '실제 규범과 자본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본서의 기본 기조가 초반부터 강하게 드러남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저자가 '상업적 올바름(Commercial Correctness)'이라는 개념으로 ESG를 다시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책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진다. ESG를 택하는 이유는 도덕적 선의라기 보다, 결국 돈의 흐름과 직결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원전과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이유도 환경주의 때문이 아니라,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AI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냉정한 계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ESG를 선택하는 절대다수의 기업과 금융 기관의 동기는 도덕적 우월감이나 정치적 올바름이 아니라, 철저히 '지속 가능한 이익 추구'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ESG는 '선택 가능한 이미지 전략'이 아닌 패권 경쟁의 도구이자 공급망 게임의 룰로 격상된 전략 무기로 그려지고 있답니다.
우리 기업의 현황과 위치를 다루는 부분은 특히 현실감있게 다가왔습니다.
한쪽에서는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가 통상 규범을 바꾸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조기 대선 이후 에너지 전환과 ESG 공시 의무화를 앞세워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오는 상황이 겹치면서, 우리 기업은 일종의 '샌드위치 존'에 놓여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데,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RE100과 기후 공시가 사실상 입장권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난제를 단순히 '규제 부담이 늘었다'는 하소연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정책 사다리'를 누구보다 먼저 밝고 올라서는 기업이 새로운 수익과 자본 비용 절감의 혜택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CDP(글로벌 기후정보공개 프로젝트) 한국 보고서'에서 정보 공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이 2년 내 평균 한 자릿수 비율로 줄어 들었다는 실증 데이터는 ESG가 비용이 아니라 효율 개선의 레버리지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후반부의 'AI와 ESG의 트윈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전략은 저자의 실제적인 ESG 전략이 녹아 있다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ESG는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 보고해야 하는'숙제'에 가까웠다면, AI는 이 과정을 자동화하고 고도화하는 도구로 등장합니다. 동시에 통제하기 어려운 AI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인권, 환경, 거버너스를 포함한 ESG 원칙이 규범과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지 않고 있죠.
AI 개인 비서가 소비자의 ESG 기준을 학습해 기업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ESG 소비 혁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AI가 읽기 좋은 방식으로 구조화한 기업이 자본과 고객을 끌어당긴다는 인사이트가 너무나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해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 중 'ESG 종말론'과 'AI 환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기업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때야말로, 저자가 주장하는 관점을 통해 'ESG라는 이름이 사라지더라도 그 논리는 이제 어디로 옮겨갈 것인가'를 한 발 앞서 예측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권 교체와 기술 혁신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동시에 밀로오는 지금, 방향 감각을 잃고 싶지 않은 경영자와 ESG 담당자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