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톨로지 - 데이터의 무질서를 권력으로 바꾸는 기술
이현종 지음 / 처음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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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러-우 전쟁이나 미국-이란 전쟁에서 드론 영상, 위성 사진, 통신 기록, SNS 글이 실 시간에 한 화면에 겹쳐지고, 몇 초 안에 정확한 타격 지점을 결정하는 순간, 곧 바로 미사일 타격이 이뤄지는 장면을 여러 매체를 통해 목격하고 있습니다.

서로 형식이 다른 이런 데이터의 무질서를 '디지털 킬체인'이라는 이름으로 엮어, 표적 식별부터 타격 자산 배치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의사결정 흐름으로 압축하는 기업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팔란티어' 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화려한 AI 알고리즘이 아니라, 전장에 존재하는 사람, 장비, 사건 들 사이의 관계를 논리적인 구조로 재정의하고 연결하는 '온톨로지(ONTOLOGY)'라는 보이지 않는 설계도라는 점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이현종 대표의 <온톨로지>는 이러한 전장의 기술을 기업 경영의 언어로 재해석해 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저자는 수백억 AI 투자에도 판단이 늦고 실수가 반복되는 이유를 데이터 양이 아닌 '구조의 부재'에서 찾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기업 실패 공통점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ERP는 돈의 흐름을, MES는 공장의 흐름을, SCM은 공급망의 흐름을 기록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숫자는 넘치는데 관계와 맥락이 없어 이사회는 보고서에 파묻히고, AI는 예측은 잘해도 진짜 질문엔 답을 못하고 있죠 .

대부분의 기업에서 엑셀은 정해진 틀에 숫자만 채우는 한계가 뚜렷해 '왜 매출이 떨어졌는지', '기업 경영이 어디까지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와 같은 깊이있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데이터 비용의 함정'이라 부르며, 온톨로지의 필요성을 차분히 언급합니다.

이어지는 장에서 '온톨로지'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기업 경영의 세계를 세 층위로 재구성하게 되는데, '시맨틱 레이어'는 존재하는 것(공장, 고객, 계약 엔티티)을 정의하고, '키네틱 레이어'는 움직임(거래 흐름, 생산 제약)을 연결하며, '다이나믹 레이어'는 왜 특정 선택이 최적인지(조건, 우선순위)를 계산합니다.

이 구조가 맞물리면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 더미가 아니라 살아있는 객체 네트워크가 됩니다. 나아가 단순 검색을 넘어 맥락있는 판단으로 필연적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팔란티어의 사례는 이러한 맥락을 생생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파운드리와 AIP가 흩어진 데이터를 현실 엔티티와 1:1 매핑해 디지털 트윈을 만들게 됩니다.

알고리즘이나 데이터는 따라할 수 있어도 조직 집단지성과 판단 패턴을 디지털로 체계화한 구조는 말 그래도 복제 불가의 '해자'입니다. 자연스럽게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로 '판단 AI(Decisive AI)'라는 전망처럼, 2026년을 '온톨로지의 해'로 보는 시각이 책 곳곳에 스며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와 연결해서 기업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이름짓고 결정하는지 스스로 설계해 보라 제언하는 부분에서는 단순 기술서를 넘어선 경영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반부는 말 그대로 '실무 로드맵'입니다. 90일 계획으로 데이터 지형 진단부터 핵심 개념 정의, 파일럿 모델 구축, 리포트·대시보드 재설계까지 이어집니다.

이제는 투자자와 경영진이 같은 온톨로지 구조 위에서 여러 데이터와 현장 상황을 하나의 디지털 지도처럼 엮어 사람, 장비, 사건의 관계를 실시간으로 보고 가장 최적화된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온톨로지'가 왜 단순한 분석도구가 아닌지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따라 할 수 있어도, 조직 안에 들어간 판단 구조와 기준은 쉽게 복제되지 않기 때문이죠.


"지식은 흉내낼 수 있지만 지혜는 훔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말하자면, LLM으로 지식 따라하기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기업 자체의 고유한 판단 구조없이는 실수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온톨로지'는 팔란티어가 여러 전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업을 '보고 조직'에서 '판단 조직'으로 바꾸는 설계도에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책의 부제처럼 데이터의 무질서를 권력으로 바꾸는 기술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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