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시, 자연을 닮다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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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AI가 만드는 미래 도시를 떠올리면 먼저 빛나는 초고층 빌딩과 그 사이를 오가는 자율주행차 그리고 도심 곳곳에 깔린 센서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만약 그 도시의 핵심 풍경이 '숲'과 '나무'라면 어떨까요? 철과 유리 대신 목조 건축과 공원이 도시의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보이지 않는 AI 인프라가 조심스럽게 얹혀 있는 모습 말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실시간 제어하는 미래가 아니라, 자연의 리듬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기술을 배치하는 도시 ! 이것이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도시, 자연을 닮다>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 도시의 모습입니다.

더불어 기존 '스마트시티'를 넘어 AI 시대에 도시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삶의 기준을 지켜야 하는가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지요.

책의 전체 구성은 대략 세가지 축으로 읽혔습니다. 책의 초반부에서 인상깊게 느꼈던 부분은 '기술의 속도와 인간 속도 사이의 간극'을 다루는 대목에서 였습니다.

AI가 교통, 에너지, 치안을 실시간으로 운영할만큼 진화했지만, 막상 그 도시의 행복과 공동체 의식은 그 만큼 달라지지 않았다는 역설을 짚어 냅니다. 쉽게 말해, AI의 계산속도를 그대로 도시의 삶에 이식하려 할수록 인간의 속도와 충돌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자는 도시를 하나의 '운영체제'로 보며, 지금까지의 스마트시티가 효율과 편의에 특화된 OS 였다면 이제는 회복과 공존을 우선 순위로 삼는 새로운 버전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기술을 미화하거나 막연히 두려워하지 않는 중립적인 시선이 돋보였습니다.

책을 조금 더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AI 도시'가 단순히 똑똑한 인프라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 집니다.

이 도시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배우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단을 내리며, 교통·에너지·치안 같은 핵심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굴리는 일종의 살아있는 유기체로 그려집니다. 즉, 도시 자체가 하나의 두뇌를 지닌 존재로 진화하는 셈이죠.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소외된다는 이야기는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기술의 도시에서 인간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습니다. AI가 모든 것을 관리하는 구조일수록 의사결정의 기준과 책임의 위치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책속에서 제시되는 '학습과 자율'이라는 두 키워드는 기술적 능력을 넘어, 도시가 인간의 존엄과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가치 선언처럼 읽혔습니다.

중반부에서는 이러한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 몇 가지 도시 시나리오를 통해 구체화됩니다.


바람의 흐름과 지형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하는 '서울 디지털 트윈 S-Map',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물 순환 체계를 재구성하는 '해양도시', 여러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는 '초광역 메가리전', 도시의 역사와 시란을 데이터로 읽어 내는 실험들 까지....

각 장의 사례들은 'AI가 도시를 어떻게 다시 읽고 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에피소드처럼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AI도시는 막연한 미래도시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변화를 조금 더 먼 미래까지 확장해 본 결과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또 하나의 큰 축은 '기술의 도시에서 생명의 도시'로의 전환일 겁니다.

지금까지 지술은 도시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해 왔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자연의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죠. 반대로 그가 말하는 '생명의 도시'는 AI를 도시의 두뇌로 삼되 자연을 숨결로, 인간을 주체로 다시 세우는 구조입니다.

이 3가지 요소가 하나의 질서를 이루며 호흡할 때에만, 비로소 AI 도시가 인간에게 의미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낌 점은....

화려한 기술 비전 대신 오히려 'AI 시대, 우리가 붙잡아야 할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자꾸 되돌려 세운다는 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AI가 만드는 도시에 불안감을 혹은 두려움을 가지신 분이라면, 본서를 통해 '기술의 도시' 너머 '생명의 도시'를 함께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마트시티 그 이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 비전'을 추적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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