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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기획하라
노중석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무실에서는 앞다투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제조업 현장에서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우리는 제품 찍어내는 제조업이라, 저란 채팅봇과는 거리가 좀 있죠."
정말 그럴까요? 도면, 공정표, 재고, 협력사 현황, 고객 클레임까지 모든 게 데이터로 엮여있는 산업이 제조인데, 이 복잡한 판을 설계하는데 AI가 쓸모 없을리가 없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로 기획하라>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챗GPT를 이렇게 쓰면 편하다는 수준을 넘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제조 현장을 바꾸고, 회사의 미래 시나리오를 그릴 때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특히 R&D, 제조 컨설팅 현장에서 오래 일해 온 실무형 기획자인 노중석 저자의 오랜 경험이 글 전체 여기 저기에 잘 묻어 나는 느낌입니다. 말 그대로 실무 전문가 답게 AI를 '멋진 신기술'이 아니라 사업계획과 제조혁신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도구로 다루고 있음이 핵심입니다.
책이 먼저 짚고 있는 변화는 기존의 '노하우(Know-how)'와 '어디서 답을 찾을지 아는 '노웨어(Know-where)'를 넘어, 이제는 'AI를 이해하고 다루는 힘' 즉 '노에이아이(Know-AI)'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점입니다.
같은 챗GPT를 쓰더라도, 검색창처럼 한 줄만 던지고 끝내는 사람과 문제 정의부터 가설 세우기, 정보 수집, 아이디어 확장, 실행 전략까지 단계별로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책의 장점은 프롬프트 예시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런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 AI와 공유할지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실 사례를 보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을 때도 '유망 사업 알려줘'가 아니라, 현재 역량, 시장 상황, 고객군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뽑아 보게 합니다. 수익, 비용 구조를 버전별로 시뮬레이션하고, 투자자 관점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보며 계획서을 다듬는 과정도 AI와 함께 설계할 수 있겠죠.
다만 AI가 과장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은 사람이 다시 걸러야 한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켜 줍니다. 읽다보면 'AI가 써준 문장을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AI가 던져 준 초안을 토대로 내가 사고를 정리하는 것'이 진짜 활용이라는 감각이 생깁니다.
제조업 파트에서는 공장과 AI를 잇는 구체적인 장면들이 나옵니다. 공정 흐름을 설명해 병목 구간을 찾게 하거나, 설비 고장, 불량 데이터를 토대로 위험 요인을 정리하게 하는 식이죠.
스마트 공장을 거창한 인프라 투자로만 보지않고, 엑셀, 보고서, 작업 일지 속에 갇혀있던 정보를 AI에게 꺼내 보여주는 것부터가 제조혁신의 시작이라고 풀어내는 대목이 특히 설득력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조업은 AI와 거리가 멀다'라는 선입견이 '오히려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무대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으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나아가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가 AI를 일종의 '가상의 동료'로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AI에게 역할과 성격을 부여해 '사내 생산성 컨설턴트','신입 기획자','까다로운 투자 심사역' 처럼 키워가는 아이디어는 다소 가볍게 들리지만, 실제로 시도해 보면 사고의 각도가 훨씬 풍부해지리라 생각 들었습니다. 같은 도구라도 누구의 시선을 입혀 질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물론 AI 만능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데이터 보안, 환각, 저작권 같은 리스크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공장, 회사 기밀을 어디까지 공유할지, 내부 문서를 활용한 전용 챗봇을 설계할 때 어떤 선을 그어야 하는지를 철저히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챗GPT를 이미 사용해보고 있지만 아직 업무의 중심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기획자, 관리자 특히 제조, B2B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께 본서는 '장난감 처럼 쓰던 AI를, 일의 판을 다시 설계하는 동료로 한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만한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AI 시대의 승부는 결국, '누가 더 똑똑한 도구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그 도구와 더 깊이 생각할 줄 아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본서는 꽤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산업 도메인 중 특히 제조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사업계획을 재 설계하거나 제조혁신을 기획하고 계신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