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AI -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
김기영 외 지음 / 키랩스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지금 급격한 기술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챗GPT가 세상을 놀라게 한 지 불과 2년, 생성형 AI는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동시에 암호화폐 시장은 수천조 원 규모로 다시 부활했지요.

맣은 사람들은 이 두 기술이 각자의 영역에서 발전할 것이라 오랫동안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OpenAI의 샘 알트먼이 홍채 인식 기반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월드코인'을 주도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AI 및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감독 책임자를 뜻하는 'AI·크립토 차르'라는 직책을 신설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CRYPTO.AI>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 두 기술이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명확히 답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AI가 강세를 보이면 블록체인은 약세를 보이는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저자들은 이 두 기술은 N극과 S극에 비유하며 서로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끌어당기는 관계라고 설명합니다.

AI를 '쓰기(writing)'의 능력, 지식을 생성하고 확장하는 힘으로 본다면, 블록체인은 '소유(own)'의 규칙, 권리와 신뢰를 보증하는 체계라는 것이죠. 더 나아가 AI가 강력한 지능 엔진이라면, 블록체인은 그 엔진이 폭주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힘이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돕는 신뢰의 운영체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블록체인과 AI의 교차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1부에서는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인 탈중앙화의 의미와 작업증명(PoW), 지분증명(PoS) 같은 합의 알고리즘을 다룹니다. 비트코인의 반감기를 '금캐기'에 비유하며 쉽게 풀어내는 부분은 초보자도 부담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나아가 블록체인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월마트와 IBM의 사례를 통해 '식품 이력 추적 시스템', '탈중앙화 신원 증명(DID)'을 통한 개인정보 주권 회복, 그리고 NFT를 통한 디지털 자산의 유일성 증명 등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어 이해를 돕고 있답니다.

책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 가능성을 다루는 후반부일겁니다. 샘 알트먼이 왜 챗GPT로 세계를 놀라게 한 후, '월드코인'이라는 크립토 프로젝트에 집중하는지, 그 배경에는 '인간 증명(Proof of Personhood)'이라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진짜 인간과 AI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해지는데,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 증명 시스템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AI가 촉발한 저작권 전쟁에서도 블록체인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AI 학습 데이터로 무단 사용된 창작물의 출처를 투명하게 기록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창작자에게 자동으로 보상이 이뤄지는 시스템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컨텐츠의 진위를 검증하고, 원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블록체인의 불변성과 투명성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은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역시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부의 재분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로 생각이 확장됩니다. 물론 책에서는 인간의 노동력 대체라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AI가 창출한 가치를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 라는 문제로 확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가 이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답니다. AI 모델 학습에 데이터를 제공한 개인들에게 토큰 형태로 보상하고, AI 에이전트가 블록체인상에서 자율적으로 거래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경제 시스템의 청사진을 이야기 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전문 기술서임에도 불구하고, 본서는 나름 쉽게 읽힙니다. 복잡한 개념을 일상의 비유로 풀어내는 저자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썩은 상추'로 식품 이력 추적을 설명하고, 채굴을 '금캐기'에 비유하며, N극과 S극의 자기장으로 AI와 블록체인이 관계를 표현하는 방식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탈월한 장치라 생각합니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본서는 여러번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입니다.

첫 독서에서는 전체적인 흐름과 개념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면, 두 번째 읽을 때는 각 장의 구체적인 사례와 기술적 디테일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저자들이 제시한 미래 전망이 실제로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하며 읽게 될 것 같습니다.

AI와 블록체인, 두 거대한 기술의 물결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추적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