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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로 배우는 블록체인 첫걸음 ㅣ 에이콘 해킹과 보안 시리즈
이재인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블록체인(Blockchain)'은 흔히 '암호화폐 투자 수단' 혹은 '복잡한 기술'로만 여겨집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 등장한 비트코인은 중앙 권력 없이도 안전한 거래를 가능케 하는 신뢰의 혁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 열풍과 대규모 중앙화 현상은 블록체인의 철학을 흐리게 한 주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사슬로 배우는 블록체인 첫걸음>에서는 왜 블록체인이 단지 투자 수단에 머물러 있는지, 그리고 왜 기술과 철학을 같이 이해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조명합니다.
이재인 저자는 동양사학과와 기술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고 하니,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독특한 배경을 지닌 블록체인 개발자라 하겠습니다. 특히 '사슬(SASEUL)' 블록체인 엔진의 공동개발자로, 블록체인의 본질적 의미와 오해를 대중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해왔다고 합니다. 본서에서는 기술적 설명을 넘어 역사, 철학적 맥락에서 블록체인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특히 블록체인에 있어 저자가 설명하는 '합의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신뢰의 구조를 어떻게 구축하는가 라는 점이며, 따라서 '합의'는 그 어떤 기술보다도 결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여러 종류의 합의 알고리즘을 소개하면서, 각 방식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리를 명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작업증명(PoW)'과 '지분증명(PoS)'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 기술적 차이들이 어떤 철학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탈중앙화'와 '신뢰성'을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귀결됩니다.
책을 통해 느낀 점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우선 블록체인에 있어 합의 알고리즘이 단순히 컴퓨팅 기술이 아니라, 권력과 신뢰를 어떻게 분산신키고, 확보하는 지에 대한 철학적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컨데, 작업증명(PoW)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특징이 있고, 이와 달리 지분증명(PoS)은 '소유권에 기반한 신뢰'를 구축하며 경제적 동기를 부여합니다.
각각의 방식이 갖는 장단점과 한계, 그리고 블록체인의 '트릴레마(확장성, 보안, 탈중앙화)' 속에서 어떤 균형을 이루려는 시도를 저자는 섬세하게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이 모든 기술적 선택은 결국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를 반영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이재인 저자가 소개하는 '사슬(SASEUL)'이 보여주는 구체적 실현 가능성입니다.
사슬은 한국 토종 블록체인으로, 탈중앙화와 고속 거래를 조화시킵니다. 기존 PoW, PoS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당 수백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면서도 100% 탈중앙화를 목표로 합니다. KB금융 등 실제 금융기업과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 활용되는 사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사슬은 기존 블록체인들이 제공하는 한계 내에서 변혁을 이뤄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저자가 솔직하게 기술적 난제와 아쉬운 점들을 밝히면서, 기술 발전이 멈우지 않고 계속 전화한다는 희망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해 봅니다 !!
블록체인은 기술 그 이상의 무엇이라는 것입니다. 사회적 불평등, 권력 집중, 신뢰의 문제를 동시에 고민하게 만드는 본서는 반드시 미래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싶거나, 사회적 권력구조와 신뢰에 대한 철학적 고찰 나아가 미래 사회의 비전을 추적하는 분들이라면 본서는 훌륭한 길잡이이자 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의 본질에 다가가는 질문들을 던지고, 이를 통해 독자가 기술을 넘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