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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일입니다. 카페에 앉아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던 중, 옆 테이블에서 큰 목소리로 사적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예전 같았다면 짜증과 함께 작업에 집중하지 못했겠지만, '그들도 그들만의 사연이 있겠지, 그냥 내버려두자!'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이어폰을 꽂고 다시 작업에 몰두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습니다 !!!!
오늘 소개해 드리는 멜 로빈스의 <렛뎀 이론>을 읽은 기억이 내 안의 불필요한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던 셈이죠.

책의 서두에서는 단 두 단어, '렛뎀(Let Them)'과 '렛미(Let Me)'가 어떻게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줄여주는지, 그녀의 아들의 졸업 파티 레스토랑 논쟁 에피소드로 설명합니다.
지나친 통제욕을 내려놓으라는 딸의 말 "그냥 내버려둬요 (Let Them)"은 그 때 이후로 필자의 긴장을 풀어주는 주문이 된 셈이죠.
요약하면 '렛미(Let Me)'는 나 자신의 반응과 행동에 전념하라는 의미로, 타인의 선택과 반응은 '렛뎀(Let Them)'으로 내려놓고, 그 이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에 집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책에서는 '신경과학적 연구'를 통해 우리의 뇌가 '인지적 위협'을 실제 위험과 구분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렛뎀'을 외치면 편도체의 과민 반응이 진정되고, 전두엽이 다시 판단을 주도해 주체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입니다.
예컨데 동료의 부정적 피드백에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Let Them)"라 인정한 후, "나는 다음엔 더 구체적 근거를 준비하자(Let Me)"라고 스스로 생각을 전환하자 업무 효율과 자신감이 동시에 올라갔다는 사례가 인상적었습니다. 말 그대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삶의 주도권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리는 감정적 기술인 셈이죠.
성인 우정에 있어 '대분산(Disaggregation)'이라는 개념은 학창 시절과 달리, 졸업 후 흩어진 삶 속에서 관계의 변화를 잘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물리적 근접성, 대화의 타이밍, 함께 투자하는 에너지 이 세 가지를 우정의 기둥으로 제시하며, 200시간 이상의 상호작용이 친밀감을 형성한다고 설명하고 있지요. 물론 이를 잘 활용하면, 성인이 된 이후에 바쁜 모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짧은 만남에도 집중도를 높여 의미있는 교류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ABC 루프(A: 사과 Apologize, B: 한 걸음 물러서기 Back Off, C: 작은 변화 축하 Celebrate)"라는 개념은 갈등 상황에서 빠르게 평정을 회복하게 해주는 인상깊은 마음 다스림 법이 아닐까 합니다.
예컨데, 가족 간 사소한 오해가 생겼을 때 먼저 사과하고(A), 잠시 거리를 둔 뒤(B) 상대의 반응을 관찰하며, 서로간의 해결을 위한 작은 행동도 칭찬(C)한다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없이 관계를 회복하는 중요한 감정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지금도 쉴새없이 타인의 성공과 행복이 끈임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비교와 질투가 불편한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부정적 행동이 문제라 지적합니다.
'렛뎀'으로 질투심을 인정한 뒤, '렛미'로 그 에너지를 자기계발이나 목표 달성에 투자하자 아이러니하게도 더 큰 성장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사연은 큰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렛미 시대(Let Me Era)'를 선언하며 저자는 "내가 시작하겠다","내가 위험을 감수하겠다","나는 진정성있는 삶을 살겠다"는 동기부여를 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전진시키자'는 이 말들은 다른 사람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전진시키자는 자신과의 약속이며,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내가 가진 선택권을 상기시켜 주는 주문과도 같다고 생각되어 일상에서 자주 반복하는 루틴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떠올린 것은 불교의 '무집착(無執着)'과 '마음챙김(正念)' 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불교에서는 집착을 내려놓으면 고통이 사라지고, 현재에 집중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렛뎀'은 결국 이 '무집착'의 현대적 재해석이며, '렛미'는 '마음챙김'을 통해 내 삶의 순간 순간에 전념하게 해줍니다. 본서 <렛뎀 이론>은 궁극적으로 타인의 선택을 내려놓고 내 삶에 집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 됩니다.
타인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분들이나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 기술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