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현 시점 한국 사회가 처한 구조적 난맥을 날카롭게 짚는데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외형적 GDP 성장의 이면에 감춰진 저출생과 청년 탈한국, 수도권 블랙홀 현상, 산업 생태계 고착화를 파헤치며, '한강의 기적'이후 한국 경제가 사실상 가짜 번영의 환상에 갇혀 있다 진단합니다.
이어서 AI가 단순 자동화 수단이 아닌 인구 감소를 상쇄하고,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Game Changer"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케인즈식 수요 진작과 슘페터식 창조적 파괴를 결합한 '한국형 디지털 대전환'을 설계합니다.
구체적으로 7대 성장동력과 9대 인프라 혁신과제 - 총 16대 정책 패키지를 제안하며, 'AI 3대 강국', 'AI 유니콘 300개','국민소득 5만 달러 현실화'라는 국가적 비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AI 전환(AX), 중소기업 스케일업, AI 스타트업 육성 등 성장 의제와 AI 인재, 컴퓨팅, 데이터, 윤리 거버넌스 확충 등 인프라 과제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AI 기본사회'의 토대를 세운다는 것이 전체 청사진이라 하겠습니다.
더불어 저자가 여러 매체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구체절 실행 방안들도 주목할 만 합니다. 예컨데, '민간 중심의 AI 사회서비스 산업육성', '지역공생형 AI 혁신도시 조성', '국민 AI 역량 강화 바우처 프로그램 시행' 등은 책에서 주장하는 이론적 틀을 실무적으로 뒷받침 하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대통령의 후보시절 AI 공약 중 하나인 '모두의 AI'에 대한 개념이 책에서도 중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AI 접근권, 설명 요구권, 포용권을 신사회권으로 제도화하고, 누구나 무료로 활용 가능한 국민 AI 비서와 지역 디지털 도움 센터를 공공 인프라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다만, 'AI 3대 강국', 'AI 유니콘 300개',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라는 비전은 다소 추상적이고 달성시기가 불분명 하다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로드맵과 성과 지표가 더 세밀하게 제시되었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국제적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포지셔닝에 대한 분석이 아쉬웠습니다. 미중 AI 패권 경쟁 구도에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차별화 전략이나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한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AI 뉴딜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국민 모두의 존엄과 주권을 회복하는 민주주의 전략" 즉, AI 기술의 민주화와 포용성 관점에서 바라본 저자의 주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AI 뉴딜'의 진가는 AI를 '민주주의 인프라'로 재정의 했다는 점일겁니다.
특히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새로운 사회계약의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기술은 더 빨라졌고, 자본은 더 강해졌지만, 그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 기술은 공동체를 해체하는 도구가 된다"는 경고는 기술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AI가 우리의 삶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함께 상상하고 실현하는 안내서로서 읽히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