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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충격, 부동산 대변혁 - 인구 변화에서 부동산시장의 해법을 찾다
김효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4월
평점 :
대한민국은 현재 저출생과 고령화, 수도권 과밀과 집중이라는 격량의 인구 구조 변화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청년층 유출과 출산율 저하로 '소멸'이라는 단어가 실제 행정 용어로 쓰일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과밀로 인한 주거, 삶의 질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곧 우리 삶의 방향, 미래 세대의 기회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존립에 대한 절박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인구와 사회구조의 변화가 심각하고 매년,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 초고령 사회와 같은 키워드가 연일 뉴스 첫머리를 장식하는 지금, 과연 우리는 어떤 주거, 그리고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고민 속에서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인구 충격, 부동산 대변혁>은 한 시대 변곡점에 선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변화하는 삶의 방식 그리고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책의 서두에서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아파트 공화국'이 되었는지, 그 과정과 구조를 세밀히 보여줍니다. 도시화와 산업화의 파도 속에서 효율적 대량주택 보급책으로 아파트가 선택되었고, 이 기조가 꾸준히 이어져 2023년 현재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 비중은 64.6%에 달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동안 '집은 곧 자산 증식의 수단'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으면서, 아파트는 자연스럽게 가장 선호되는 재테크 수단과 삶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패러다임이 인구 감소와 사회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는 지금까지도 유효한가에 대해 저자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합니다.
특히 서울이라는 '압축도시'의 인구 밀도는 도쿄, 베이징 등에 비해 훨씬 높아 쾌적한 생활환경과 글로벌 경쟁력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통계와 함께 명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가 가져온 극단적 양극화, 그리고 '소멸'단계에 진입한 지방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청년과 학령인구가 지방의 일자리, 학군이 아닌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역의 인구 감소는 곧 주택가격 하락, 지방재정 취약, 사회 인프라 축소라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고 지적합니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가격 격차가 7배 가까이 나고, 증가하는 빈집 문제는 지방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집니다. 이어서 수도권의 주택 공급 확대 등 정부 정책이 단기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전국 균형 발전이나 지방 활력 회복에는 충분치 않다는 비판은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 구체적 사례로 공공기관 이전, 혁신 도시 구축 등 실질적 정주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 조성없이는 한계가 있음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부동산 시장이 단순한 수급논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합니다. 금리 인상기의 소비자 심리와 정부 공급 정책에 따라 지역, 시점 별로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결정적 타이밍의 정책 방향과 국민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책의 중, 후반부에는 저출생과 고령화가 주거시장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출산율 0.7명대, 고령인구 20% 초과(2025년)라는 수치는 국가의 경제 활동인구 감소, 복지재정 증가, 사회 전반의 활력 저하로 연쇄되고 있죠. 이는 단순한 출산 장려금이 아니라 일과 가정 양립, 사회적 보육, 경력단절 극복을 위한 사회 정책이 절실하다는 저자의 주장을 곱씹어봐야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령화의 한가운데에서 노년층의 주택 처분, 1~2인 고령가구 증가, 새로운 주거 니즈(시니어 타운이나 공동체형 주거)의 확대 등 부동산 시장 내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합니다. 실제로 지방 소도시의 빈집 증가,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 심화 등은 이중 구조의 고착을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지방 공동화가 불가역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부분입니다.
양양의 서핑, 순천의 정원 박람회, 남해의 독일마을 등 지방 특성에 맞춘 브랜드형 도시와 관광, 일본 콤팩트시티 모델 등은 정주 인프라, 교통·교육 지원, 그리고 젊은 가족 정착을 병행하면 충분히 삶의 질 기반 지역 역전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부동산 시장의 미래 역시 '양적 수요'가 아닌 '질적 주거 경험'과 '개인화', '세대별 맞춤 전략'이 핵심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부동산과 집을 단순히 투자 수단이 아니라 가족, 삶, 공동체의 본질적 기반이자 변화의 거울로 보는 저자의 관점이었습니다. 더불어 저자의 오랜 실무경험, 다양하게 누적된 데이터, 다양한 세대, 지역에서 얻은 생생한 사례들이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의 한 가운데서, 집·부동산을 누구와, 어떤 삶을 위해,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독자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질적 주거 혁신'으로의 전환이 왜 필요한지, 각자의 위치에서 깊이 공감하게 되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 양극화, 미래 공동체·주거 패러다임을 고민할 마지막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 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집이란 자산이 아니라 공동체의 내일의 터전임을 떠올리며, 삶과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