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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지배 - 인공지능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나
마틴 포드 지음, 이윤진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지난 10년 동안 인공지능 산업 분야는 엄청난 도약의 기회를 가졌고, 우리네 삶을 변화시켜온 실제 응용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초기 탐지, 확진, 전파 예측의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일약 스마트 병원으로 거듭난 곳도 있을 정도 입니다.
물론 의료 영역외에도 산업, 교통, 에너지, 과학, 정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 활동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기술적 진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로봇의 지배 : 인공지능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나>에서는 인공지능을 하나의 특정한 혁신 사례가 아닌 확장 가능하고 파괴적인 혁신 기술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미래에 끼칠 영향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인공지능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공지능을 전기와 유사한 유틸리티로 보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전기의 영향력에 버금가는 변화를 가져올 강력하고, 새로운 동력으로서 인공지능을 견지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전기'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한 생산성의 비약적인 발전과 경제적 성장을 견인한 제2차 산업혁명을 이끈 '범용목적기술(GPT; General Purpose Technology)'입니다. 인공지능을 새로운 전기로 바라보는 관점은 당연히 기술이 어떻게 진화하고, 궁극적으로 경제, 사회, 문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연구하는데 유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전기를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전깃불을 통해 밝아진 세상, 전기를 통해 작동하는 다양한 문명의 이기, 전기를 통해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고, 자동차를 굴리고 하는 등의 긍정적인 경제적 이득 등 전기로 돌아가는 세상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와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긍정과 부정', '기회와 위기', 그리고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혼재된 불활실성의 기술이라는 점이 그것입니다. 특히 미래일자리 영역에서 단순, 반복, 예측 가능한 매뉴얼화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자동화로 대체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 뿐 아니라 화이트 칼라나 전문직 종사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과 그에 따른 경제침체에 따라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업무를 감시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가 만연한 '플랫폼 노동(긱 경제) 시장'에서의 비인간화와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외에도 인공지능의 발전과 산업영역에서의 활발한 활용으로 인해 야기될 위협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 기반의 사이버 공격과 같은 보안 문제입니다. 2016년 러시아에 의한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은 민주적 절차와 사회조직에 가해지는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보안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가짜뉴스' 생성이나 SNS를 통한 여론 조작 혹은 여론 선동 그리고 중국으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개인 사생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인공지능 감시기술(안면인식 기술 등) 등은 최근 불거진 인종이나 성별에 편향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폐해 만큼이나 심각한 수준에 직면에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직접적인 인공지능에 의한 불안 요소는 인간의 승인이나 개입 없이도 대량 살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완전 자율 무기'의 개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관련 인공지능 커뮤니티의 관심과 사전에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열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불안요소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 멈출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과 창의성을 증폭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인간 활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우리는 신약 개발과 새로운 치료법, 더 효율적인 청정 에너지원과 여러 획기적인 돌파구를 기대할 수 있다. 확실히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파괴하겠지만 인공지능 경제가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이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저자의 주장은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에는 공감을 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면서, 그 가능성을 완전히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항상 열린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PWC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경제에 약 15조 7,000억 달러의 생산성 향상을 인공지능이 가져올 것이라 예측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멀게는 기후변화와 환경의 악화, 이어질 새로운 팬데믹, 에너지와 담수고갈, 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데 인공지능의 기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다시피 인공지능의 미래는 파괴적인 영향력만큼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단순히 몇 가지 혁신 사례나 기업의 성공 활용 사례 등을 들어 낙관적인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인공지능과 함께 열어갈 수 만은 없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적 위협 때문에 그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침묵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본서를 통해 인공지능과 함께 해야 할 미래 사회의 올바른 비전을 모색해 보는 시간이 되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