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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 - 비유와 이야기로 풀어낸 비전공자를 위한 필수 IT 교양서
고코더(이진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8월
평점 :
일반인들에게 IT 정보는 어렵습니다. 특히 그 용어 부터가 쉽지 않기에 처음 IT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 분들에게는 모든 것이 외계어처럼 들리고,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시절 교양으로 전산학개론이니, 정보통신 입문이니 하는 과목을 들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개념 이해 부터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특히 IT업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비전공자나 개발자와 원활한 소통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관련 IT 지식, 기술의 역사 및 흐름과 유래 그리고 용어와 개념 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는 쉬운 비유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IT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비전공자나 이제 막 컴퓨터를 전공한 신입생들에게 소중한 간접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총 5개 파트로 구성된 본서에서는 컴퓨터의 언어인 '이진법(Bits)'과 기계어를 필두로 정보를 담는 논리적 단위인 '파일' 그리고 이를 저장하는 디지털 저장 도구인 '하드디스크'라는 다소 하드웨어적인 기초를 쉽게 설명합니다.
특히 http로 대변되는 인터넷의 탄생과 하이퍼텍스트 그리고 구글의 웹페이지 분석/처리 방식인 웹 크롤러, 스크레이핑 그리고 파싱 등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은 단순히 컴퓨터와 컴퓨터들을 연결한 복잡한 네트워크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를 자유롭게 연결하고, 이동하기 위한 기술의 진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나 웹/앱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할 때 '프런트엔드'와 '백엔드'라는 개념을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프런트엔드'를 HTML, CSS 그리고 자바스크립트 등 무대 '위'를 꾸미는 그들로 표현하고, '백엔드'를 무대 '뒤'를 꾸미는 각종 서버와 데이터 베이스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JSON과 XML 등의 공용어를 프런트엔드와 백엔드를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프로그레밍 언어로 설명합니다.
사실 백엔드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의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자원이며, 프런트엔드와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서버에서 작용하는 기술을 다룹니다. 직접적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진 않지만,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모든 명령을 매끄럽게 작동하도록 하지요.
시나리오 작가로 묘사되는 '데이터베이스', 촬영감독으로 표현되는 '서버'는 작동방식의 측면에서는 소프트웨어로 분류할 수 있고, 그런 소프트웨어적 작동방식을 가능케하는 하드웨어적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서버들의 모임을 IDC(Internet Data Center)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를 우리나라 최초의 데이터센터로 설명합니다. 700년 전 부처님 말씀을 기록하기 위해 나무를 깎아 글자를 새겨 완벽하게 보존한 상태로 전해 내려온다는 점에 착안해 비록 수동이지만 데이터를 보존하고, 꺼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인사가 한국 최초의 데이터 베이스 서버라 주장하는 것이지요. 귀에 쏙 들어오는 신박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팔만대장경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지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IDC로 12만대의 서버가 모여있는 '각'이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동면 만천리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각'은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기에 충분히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원거리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리소스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공간의 제약 없는 이동의 자유와 신속성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문서 편집 프로그램 없이 구글 문서에 접속해 서류작업을 하고, 셀카를 찍어 SNS에 공유하는 등 말 그대로 하늘에 있는 구름 뒤의 리소스를 잠시 빌려쓰고, 필요할 때만 접속해 사용하면 그만이지요.
서버 관리자들은 디도스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위협에 대한 대응과 서버 자체의 온도 관리 그리고 데이터 센터내의 엄청난 수의 서버 사용에 따른 전력 낭비와 이산화탄소 발생과 관련한 환경 오염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MS사의 2018년 실시된 해양 서버 실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IDC 운영에 전력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차가운 바닷속에 서버를 넣어 자연냉각으로 해저 데이터 센터를 테스트 하기 위한 연구였지요. 물론 실험은 성공적이었으며, 고장률과 에너지 효율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던 것입니다. 특히 대규모 IDC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서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사항이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 장인 '코딩이야기'에서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코딩은 "컴퓨터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편지를 받는 컴퓨터는 아주 까다롭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한 맞춤법인지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해야하는 어려운 상대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코딩을 하는 개발자는 낯설고, 까다로운 컴퓨터가 정확하게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도구들(프레임워크 이해, 프로그래밍 언어, 적절한 API와 라이브러리 활용 등)을 이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책은 전반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 이야기를 시작으로 실제 IT 프로젝트를 위한 프런트엔드와 백엔드 기술들 그리고 코딩을 위한 다양한 제반 환경과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칫 딱딱하거나 기술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임에도 다양한 비유와 관련 스토리를 함께 버무려 한편의 에세이를 보듯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발자를 꿈꾸는 비전공자 그리고 IT 회사에서 다루는 전반적인 기술과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