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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평점 :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경제 시대, 그리고 언택트 시대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을 떠올리며, 디지털 기술 역량 혹은 이공계적 마인드를 가진 기술 인재를 이야기합니다.
물론 디지털 기술이 견인해나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처럼 디지털 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미래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역량입니다만, 그에 앞서 이러한 기술의 알맹이 즉, 컨텐츠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스토리를 만들 줄 아는)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끝없이 진화하는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직업의 공통점으로 '창의성', '창조성', '통찰과 직관력'을 이야기할 만큼 오히려 기술의 정교함 보다는 직관과 감성이 우위를 점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문학적 소양을 이야기하는 거라 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에서는 "기술이 아닌 편집과 창의의 시대"를 미래 핵심 비전으로 상정하고, AI에 대체되지 않는 인문쟁이(Fuzzy)가 될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럽을 일순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간 16C의 페스트 이후 르네상스가 열린 것 처럼 위기 속의 펜데믹 상황에서 또 다른 세상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는 주체들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인문학을 부흥시킨 르네상스 시대 처럼 팬데믹이 창조한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 할 것을 예단합니다. 팬데믹을 통해 인류는 깨닫게 됩니다. 과학 기술 만능 주의와 물질 중심 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행복과 생명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제 인류는 그동안 줄기차게 매달렸던 기술혁신에서 우회해 환경과 자연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지구를 위한 미래 지향적 발전을 꾀할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인류는 위기가 닥치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 왔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미래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의 입을 빌어 아래 3가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1.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성이 커지는 리스크 소사이어티 (Risk Society)
2. 기후위기에 대응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그린 소사이어티 (Green Society)
3. 꿈과 이야기를 파는 즉, 콘텐츠를 창조하는 드림 소사이어티 (Dream Society)
특히 저자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예측 불가한 미래 사회에는 궁극적으로 꿈과 이야기를 파는 자들이 승리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곧 글로벌 문화전쟁터에서 아이디어와 가치관으로 승부하는 '콘텐츠 전쟁(Contents War)'의 비전을 의미하며, 가장 훌륭한 스토리를 가진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 예측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계는 결코 공감과 감동을 주는 일을 할 수 없기에 '즐거움', '행복함', '의미', '유대'와 같은 인간적인 가치는 결국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문쟁이(Fuzzy)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인문쟁이는 기술쟁이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는 관계에 있음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인문쟁이의 창조적 컨텐츠를 가지고 기술쟁이들이 기술을 통해 표현하고 구현해 내는 것이 핵심이므로,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상대방에 대한 지식 함양은 필수임을 인식해야합니다.
인문쟁이는 기술쟁이와 대화할 수준의 기술적 소양을, 기술쟁이는 인문쟁이들의 감성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적 소양을 평소에도 꾸준히 연마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실리콘 밸리 기술자들이 시를 읽고, 철학 토론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문학이 가야할 비전을 제시한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