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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풍경 - 식물의 사색과 명상으로 만난 마음 공부
김정묘 지음 / 상상+모색 / 2021년 10월
평점 :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 혹은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사람들과의 대면이 극히 제한되고, 집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늘면서 생기게 된 우울증을 말합니다. 전 국민의 70%가 가벼운 우울증에서 부터 중증을 겪고 있다고 하니, 두렵고 불안한 마음은 누구에게나 느껴지나 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은 남녀노소 나이와 배경을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언제 어디서 전염될지 알지 못해 대비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불안하고 두려움은 더욱 가중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마음 풍경>은 소설가 이자 시인인 김정묘 작가의 시산문집입니다. 오랜 기간의 불제자 수행과 문학적 탐구를 통해 다양한 시와 소설을 발표해오고 있는 저자는 코로나 블루로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신음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선원 생활과 인근에 피어있는 나무와 식물들의 4계절을 통해 삶에 대한 감사와 세상에 대한 경이로운 시선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겪는 불안과 두려움은 정상적인 경험이며, 우리의 몸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상태를 보이게 되고, 이를 짜증이나 기타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우울과 불안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전 세계가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습격에 '마스크의 봄'은 불안하고 두려웠고, '집콕의 봄'은 지루하고 갑갑했다. 하지만 아랑곳 없이 꽃이 거기 피어있었기에 우리 마음도 꽃처럼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p.155)
지구는 잠시 멈춤을 선택했고, 인류는 다시 한번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가늠하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노래하듯, '코로나의 역설' 이라 할 만큼 하늘은 푸르게 밝고, 물은 투명하게 맑아져 물고기는 반짝이는 비늘과 지느러미를 마음껏 흔들고, 꽃은 어느 때보다 희고, 붉고, 노랗게 피었고, 지구는 일찌기 보지 못한 푸른 지구의 빛깔을 드넓게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사라지고, 도심에서 멀어지니 자연히 동물들이 활보하고, 지구는 저절로 모든 생명체에게 자연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아이러니 앞에서 인류는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시점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질문을 갖게 되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마음속 발원을 우주에 전해 본다."
"고 앞에서
멈춤
새 생명의 시작이다." (p.159)

특히 불교 경전에 나오는 다양한 숲과 나무와 꽃을 주제 삼아 우주 질서에 순응하는 식물의 존재 방식을 통해 두려움과 불안을 진종일 안고 살아가는 우리 삶을 돌아보고,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성실함을 통해 코로나의 암울함을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설파하고 있습니다.
"지구별에서 인류 보다 훨씬 먼저, 오래도록 삶을 이어오고 있는 식물은 그들의 존재 방식 즉, 성실함, 은밀함, 신중함, 용기, 순응, 나눔을 말없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별의 움직임 같이 알아챌 수 없는 느린 몸짓으로 우주 질서에 순응하는 식물의 지혜는 무한 경쟁 시대, 무한 속도의 질주에 사는 우리에게 자연 본래 생명력으 느끼게 해주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p.8)
'겨울 나무의 침묵을 통해', '춘절 다라니, 푸른 버드나무와 함께', '눈 속에 반짝이는 초록을 통해', '배움을 펼쳐보이는 열매와 함께', '아름다운 인연을 상징하는 원추리 꽃'과 함께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의 우리들을 동심의 순수함으로 몰아가는 저자의 시적 운치와 깊은 서정을 느끼게 됩니다.
경이롭고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와, 관련된 불교적 연관 속에서 마음의 사색과 명상을 구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