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교육의 미래 - 왜 기술만으로 교실을 변화시킬 수 없을까
저스틴 라이크 지음, 안기순 옮김, 구본권 감수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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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학교 시스템과 학습 기관이 온라인으로 전환됨에 따라 디지털 기술을 통한 온라인 도구와 플랫폼을 사용하여 학생들에게 일관성있는 교육을 진행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주목을 끄는 요즘입니다.

코로나 이전 부터 소프트웨어 수업이나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들이 '에듀테크(Edutech)'라는 이름으로 교육 현장에 적용되어 왔지만, 팬데믹 상황을 맞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더불어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모든 교실과 학생들에게 적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로써 온라인 교육을 포함한 '에듀테크'는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할 구세주(?)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언택트 교육의 미래 Failure to Disrupt>의 저자인 MIT 교육시스템 연구소장인 '저스틴 라이시' 교수는 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팬데믹 이후 많은 것을 재건해야 할 때 학습 기술은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학습은 기존 학습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대체하지 못한다."

저자의 주장은 팬데믹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수업을 받을 수 없던 시기에 원격 온라인 학습을 통해 학사일정을 꾸려나가며, 에듀테크의 낙관론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교육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엄청난 혼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책에서는 대규모 학습환경의 3가지 유형 즉, '강사주도의 대규모 학습'으로서 온라인 대중 공개 강좌인 MOOC와 '알고리즘 주도의 대규모 학습'(ex.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학습) 그리고 '동료 주도의 대규모 학습'(네트워크 학습 커뮤니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다양한 대규모 학습이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딜레마를 고찰하면서 기술 기반의 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적나라 하게 폭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술 만으로는 교육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 십년 동안 대규모 학습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직면해온 4가지 장애물이 그것으로, 저자는 이를 "친숙함의 저주", "에듀테크 마태 효과", "일상평가의 함정", 그리고 "데이터와 실험의 독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새 도구를 만들때 교사와 학생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존 학교 관행을 디지털 화하는 기술을 구축하는 경우, 기존 관행 보다 학습 성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숙함의 저주)

에듀테크 기술은 재정적, 사회적, 기술적 자원이 풍부한 학생들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결론입니다. 신기술은 일반적으로 교육 격차를 좁히기 보다는 그 간격을 더욱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에듀테크 마태 효과)

학습에는 피드백이 필요하지만, 기술 설계자는 정답이 고도로 구조화된 영역에서만 인간의 성과를 평가하는데 능숙합니다. 예컨데, 컴퓨터는 수학문제에 대한 정답이나 정확하게 발음된 단어를 식별할 수 있지만, 에세이를 통해 학생이 효과적으로 추론하는지의 여부를 식별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일상평가의 함정)

마지막으로 에듀테크는 결국 데이터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 데이터 수집의 강제성을 포함한 개인 정보 보호 이슈 및 각종 사생활 보호 문제 등을 기꺼이 감수하는 경우에만 유효한 솔루션이라는 점입니다. (데이터와 실험의 독성)

이를 통해 저자는 이러한 딜레마에 직면한 에듀테크로는 학교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기껏해야 교사와 커뮤니티가 더 나은 학습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일말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책은 무엇일까요?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다시피, 저자는 기존의 정규 교육 시스템이 사회질서에 미치는 엄청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존중하며 여기에 적절한 자금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으로 꼽습니다. 특히 에듀테크 사용을 주도하는 교육자 커뮤니티가 강력할 수록 학습 기술 또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듀테크가 기존 재래식 교육을 완벽히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분들의 생각에 물음표를 던져주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에듀테크로 대변되는 대규모 학습 시스템의 장, 단점과 성과 그리고 그 한계를 짚어보기를 원하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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