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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가속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앞에 다가온 역사의 변곡점
스콧 갤러웨이 지음, 박선령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10월
평점 :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최근 수십년 간 빠르게 변화해 왔지만, 2019년 말미에 발발한 '코로나 19 사태'는 앞으로 10년 동안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의 더 빠른 변화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하는 방식, 쇼핑하는 방식, 노는 방식 그리고 먹고, 마시고, 쉬는 방식까지.... 삶의 모든 영역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가 사라진
뒤 뉴노멀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대략 2030년 우리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이며 코로나 19는 그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거대한 가속>의 저자 스콜 갤러웨이 교수는 코로나19를 "거대한 가속; Great Acceleration" 즉, 세계 경제에 중대한 변화와 큰 혼란을 일으킬 단일 이벤트라고 부릅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크기가 사람 머리카락 두계의 1/400에 불과한 바이러스가 130조 톤이나 나가는 지구를 장악해 이전보다 10배나 빨리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코로나 팬데믹이 가장 지속적으로 끼칠 영향은 현상 촉진제로서의 역할이다. 그 가장 주된 영향은 일부 트렌드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포함한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역학 관계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2. 어떤 위기에도 기회는 있으며, 위기가 크고 파괴적일수록 기회 또한 더욱 커진다
특히 저자는 코로나19가 '대분산(Great Dispersion)'이라는 현상을 낳았다고 지적합니다. 사무실, 쇼핑몰, 학교, 의료시설, 유흥시설 등 대중 시설등은 유령시설이 되었고, 사람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영화 보고, 선생님과 의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와해되거나 큰 변화가 예상되는 3가지 산업을 지적하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지난 수십 년간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은 의료, 소매, 교육 산업이 바로 그들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원격 의료와 상담이 더 많이 이뤄졌고, 아마존과 같은 대형 빅 테크 기업이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또한 값비싼 의료 시스템의 효율적인 재점검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매업의 경우, 이미 전자 상거래로의 거대한 전환이 시작되었고,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그 전환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입니다. 온라인 쇼핑에 저항했던 소매업 분야 중 식료품 쇼핑 또한 팬데믹을 통해 자연스럽게 온라인에서 구입하고, 배송 받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책의 일부에서는 다소 기술적이며, 비즈니스 전공자들을 대상으로한 듯한 전문적인 주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장 더욱 강력해진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는 다양한 빅테크 기술 회사와 그들의 비전과 미래 전략에 대한 분석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시장의 파괴 혹은 교란자로서 향후 몇 년 동안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기업으로 아래의 기술 기업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Airbnb
Peloton
Carnival
Lemonade
Netflix
OneMedical
Shopify
Spotify
Tesla
Tiktok
물론 그가 전작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 독과점을 통해 점점 더 큰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Google, Amazon, Facebook, Apple의 Big 4의 혁신과 독점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더욱 노골화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소득 불평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기술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하는 '거대한 가속'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 예컨데, 변화하는 자본주의의 충돌하는 가치, 혁신 경제에서 착취 경제로의 젼환, 소득의 불평등과 사다리 걷어차기와 같은 불공정의 문제들을 정부의 효율적인 개입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예컨데, 독점 금지 조치, 더 많은 규제, 점점 비대해지는 대기업보다는 혁신 스타트업 등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물론 팬데믹을 통해 미국의 고등교육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술 기업들의 교육 산업의 진출(에듀테크; EduTech)'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다소 미국의 현실과 상황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시장에 대입해 봐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Big Tech 4 즉, Google, Amazon, Facebook, Apple의 코로나19 이후의 행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저자의 첫 저서인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팬데믹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한 내용으로 볼 수 있으며, 이들 Big Tech 4가 지배하는 분야 외에서 발생한 시장의 교란과 번창할 준비가 되어있는 기업을 살펴본다는 측면에서 관련 투자자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라 하겠습니다.
독점하는 승자와 학살당하는 패자로 나뉜 비즈니스의 판도와, 원격 교육 도입으로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대학 교육 그리고 쏟아지는 변화와 혁신 앞에서 재정립되는 공공시스템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는 다소 거시적인 트렌드 서적이라 평가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