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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딜레마의 모든 것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용범 지음 / 노마드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몇 번씩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두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상황을 우리는 보통 "딜레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딜레마에 빠지는 것일까요?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하면서 "선"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성스런 존재(?)이지만 실상은 '이기적 유전자'를 세대를 이어 운반하는 한낱 기계 혹은 동물에 불과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는 그 옛날 그리스 철학으로 부터 현대의 수 많은 지성들의 고민거리요, 연구주제가 되어 왔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인간은 왜 딜레마에 빠질까?>에서는 선악의 개념을 가지고 반성할 줄 아는 유일한 생물이면서, 한편으로 동종을 살해하고, 가혹한 고통을 주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인간의 본성과 다양한 딜레마를 심층적으로 고찰하고 있습니다.
전체 3부로 구성된 본서에서는...
1부에서는 선택의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간의 다양한 '도덕적 딜레마'를 다룹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매트리스의 딜레마나 공유지의 비극과 익명성의 딜레마와 같은 무임승차의 딜레마, 선택과 거짓말의 딜레마 등 사회, 문화, 심리적 환경에 따른 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 선과 악의 딜레마에서는 조금 더 깊은 인간 심연의 본성과 관련한 딜레마를 다룹니다. 인간 본성과 직결된 선과 악, 이기심과 이타심 그리고 그 깊은 심연에 자리한 유전적 혹은 환경적 영향을 통해 공공 선을 위한 도덕률이 작동하는 원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처럼 동물도 환경에 따라 자신의 본능을 변화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꿀벌 실험'을 통해 유전자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유전자는 그가 처한 환경까지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시켜 주고 있지요.
마지막 3부에서는 지구상의 반반인 남성과 여성의 진화과정을 다룹니다. 남과 여의 다양한 딜레마 예컨데, 짝짓기의 딜레마, 일부일처제의 딜레마, 바람둥이 딜레마, 늑대인간 전략(남자의 번식전략), 구미호 전략(여자의 번식전략)을 통해 오랜 진화 과정속에서 남과 여가 어떤 유전적 본성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로서 남녀의 불평등이 생기게 되었음을 자세히 추적합니다.
사실 본서에서는 사회, 문화, 심리, 도덕 그리고 선과 악을 포함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상황 선택과 이에 파생되는 딜레마들이 복잡미묘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책의 초반부에는 인간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선택 불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책의 말미에는 선과 악이라던지 생존과 번식이라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며 결국 삶의 목적이나 의미라는 지극히 거시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니, 디지털 경제 사회니 하는 산업 전반의 변화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없이는 어떤 유토피아도 가능하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 관계의 많은 부분이 단절되거나 곤란에 처해진 분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이런 시기에 조용히 시간을 내어 차분히 읽어봄 직한 인문학 서적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