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제2국면 -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
우석훈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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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 사이에 백신이 보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외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요즘입니다. 즉, 방역 수준이 일정 수준에 오른 국가들 끼리 서로 격리를 면제해 주는 '트레블 버블(travel bubble)' 일명 '백신 여권'에 대한 논의가 연일 미디어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가 될 '백신'과 '치료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올해와 내년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경제 성장을 이야기 할때, 당연 선진국이 우선 빠르게 코로나 이전의 경기회복을 이룰 것이며, 그 뒤를 개도국과 저개발 국가들이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는 듯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팬데믹 제2국면>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처를 잘 했던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간의, 그리고 개인 간의 경제, 사회, 문화적 격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바는 팬데믹의 충격이 오랜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소위 '롱테일(long tail) 현상'입니다. 짧고 굵은 충격을 가하는 자연 재난과는 다른 패턴의 바이러스 팬데믹은 대략 발생 후 4~5년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충격이 가라앉는 '코로나 균형'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팬데믹의 4가지 국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제1국면 : 2020년, 백신 보급 이전까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역 봉쇄, 격리 등의 물리적 수단에 의한 대처 기간

- 제2국면 : 2021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보급 시작, 백신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국가간 갈등 양상이 표출되고, 트래블 버블 등을 통한 제한적 해외여행 가능

- 제3국면 : 2022년, 개도국과 저개발 국가에 백신 접종이 본격화, 선진국 간의 여행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며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보복 여행 소비형태로 쏟아져 나타날 가능성

- 제4국면 : 2023년,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도 백신이 보급, WHO의 팬데믹 종료 선언 임박

특히 2023년 맞이하게 될 코로나 팬데믹의 막바지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코로나 균형'을 맞을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자못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으로 복귀했겠지만, 코로나 이전 상황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직장이 바뀌었을 것이며,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을 겁니다. 심지어 자영업자의 50%감소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후 대학입시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것이며, 노동자의 35%인 재택 근무자는 새로운 제1계급이 된다는 전망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재난 자본주의는 서울 자본주의를 강화하며, 세계화가 첨단이던 시대는 코로나와 함께 종말을 고하게 될 것입니다. 항공산업과 여행산업이 코로나 롱테일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이에 반해 뜻밖의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는 반면, 불황이 공존하는, 말그대로 '팬데믹 양극화'가 시작됨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1국면~4국면까지 팬데믹 충격 이후 한국 경제가 새로운 '코로나 균형'을 맞추는데는 대략 4년이 소요되겠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일본과 프랑스 보다 높은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위 그룹에 속해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보입니다.

저자의 지적처럼 오히려 우리나라는 코로나 팬데믹이 매우 특별한 의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 코로나 균형 속에서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더 잘사는 나라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소위 '선진국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와 문화 그리고 개인의 삶이 조금씩 선진국 국민과 가까워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노동시간이 줄고, 외식이 줄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영업자 비중도 선진국 비율에 가까워질 전망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부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심해질 것이며, 호황과 불황이 상시적으로 공존하는 "부자나라의 가난한 국민"의 민낯을 확인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사태 이후의 롱테일 충격을 국가와 개인으로 나눠 다양한 양상으로 자세히 설명해 주고, 그 충격을 가급적 최소화할 수 있는 저자만의 날카로운 혜안이 담긴 책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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