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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
김종원 지음 / 이은북 / 2021년 5월
평점 :
최근 국내 OTT(Over the top) 시장의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는 소식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들려오고 있습니다. 즉,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성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Disney +)가 9월 경에 국내 서비스 런칭을 목표로 관련 기업들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IPTV 사업자로 LGU+를 파트너로 낙점하고, 모바일 OTT 제공방식을 놓고 KT와 막판 협상 중인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시다시피 자사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필두로 디즈니는 마블, 픽사, 디즈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막강한 IP(지적재산권)과 ABC, 폭스, 스타 TV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 세계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은 비단 넷플릭스만의 위기가 아닌 국내 토종 OTT 업체와의 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제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OTT 전쟁의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에서는 과거 콘텐츠 왕국의 대표주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디즈니가 자신들이 세워 올린 컨텐츠 제국을 OTT라고 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영역으로 재편하게 된 이유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기존 OTT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 마침내 Top1으로 비상하기 위한 혁신 전략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을 단순히 스트리밍 서비스만의 문제라기 보다 1930년대 출범한 미이더 제국이자 콘텐츠 왕국인 디즈니가 왜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해야만 하는지에 주목하고, 그들의 실체와 미래 예측을 통해 우리나라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래의 방향을 저자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답니다.
컨텐츠의 생산자이면서 배급자인 기존 디즈니의 고객 접점은 극장, TV플랫폼, DVD 심지어 최근까지 넷플릭스를 포함한 유통 플랫폼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뤄졌지요. 기껏해야 디즈니랜드나 디즈니 스토어 등의 오프라인에서의 직접 접점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직접적 방식의 컨텐츠 전달(Direct-to-Consumer)'에 방점을 두고 운영 전략 자체를 변화시키는 일대 혁신을 단행합니다.
본서에서는 컨텐츠 기업의 소비자 직접 연결 서비스를 선택하고 기업 운영 전략의 중심에 세우기까지의 디즈니의 역사와혁신 DNA를 추적하고, 컨텐츠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문경영인에 의한 전략적 인수(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와 기술, 규제환경 극복 전략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플랫폼들이 디즈니의 사업영역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 넷플릭스에서 디즈니를 철수하고 5년간 치밀하게 디즈니플러스를 준비했던 과정과 그 전략적 의미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해서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보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인터넷 진출 실패의 경험들은 오히려 반전의 시작인 디즈니플러스를 위한 전략적 인수(폭스)와 ESPN플러스 런칭으로 이어졌고, 팬데믹으로 인한 빠른 가입자 증가세 등의 행운이 겹치면서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를 구원할 미래 사업으로 우뚝서게 됩니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와 이들을 오프라인의 캐릭터 스토어, 테마파크와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이런 과정에서 로봇과 가상, 증강 현실 등의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혁신적 고객 경험 가치'라는 디즈니 기술혁신의 현재와 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에 맞서 국내 OTT 기업의 대응(돌파) 전략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1. 글로벌 OTT와 똑같은 수준으로 사용성을 개선하라!
2. 넷플릭스와 컨텐츠 거래 질서를 재조정하라!
3. 토종 OTT도 TV로 과감하게 진입하라!
4. 디즈니플러스 제휴를 평등하게 추진하라!
5. 디즈니플러스에 대응할 IPTV의 무기를 준비하라!
6. 아시아 진출을 위해 토종 OTT 연합을 추진하라!
저자도 지적하다시피 '온라인 스트리밍' 혹은 'OTT Video'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뛰어넘어 TV 산업의 질서를 붕괴시킬 '미디어의 대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미디어의 대전환점에서 피튀기는 OTT 전쟁을 치르게 될 국내 토종 컨텐츠 미디어 관련 산업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자국의 문화 전파의 첨병역할을 수행하는 OTT서비스의 미래 향방은 결국 한류와 K-문화의 해외전파의 구심점이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테크 기업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디즈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함으로써 컨텐츠, 미디어 관련 산업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라는 산업계의 거대한 패러다임 체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