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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 만능 백신은 없다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평점 :
올해 5월 9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억 5천 830만명이며, 사망자 수는 33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와 브라질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매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연히 이러한 팬데믹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는 '키 체인저(Key Changer)'로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빠른 보급을 꼽습니다. 현재 각 나라별로 백신 보급률이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11월을 기점으로 집단 면역 70%를 목표로 노령층과 필수 의료인력을 시작으로 백신접종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을 종식시킬 구원자로서의 백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원초적으로 전염병을 예방하는 도시, 의료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건강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즉, "백신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부제를 달고 있는 본서에서는 지금까지 문명을 이끌어 왔던 도시의 문제점을 넘어서서 건강하고 안전하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야말로 신문명 도시이며, 이러한 도시는 자동화된 기계로 가득한 공간 속에서 인간이 부속품처럼 사는 SF 속의 미래도시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며, 번성하는 공간이라 주장합니다.
수렵과 채집의 시대를 지나 사람들이 모여 한 곳에 정착하며 농경 생활을 하고, 가축을 키우면서 사람들이 모여살게 되고 그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되어 결국 도시로 국가로 이어지게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최초의 도시였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우루크로 부터 시작해서 도시가 문명을 이끌게 되고, 사람들간 계급과 직업이 탄생하였고, 무역과 전쟁으로 서로 교류하게된 인류 문명의 태동과 함께 '도시가 전염병의 온상'이 되었음을 천연두의 시작과 전파, 전염병에 취약했던 로마 그리고 유럽인구의 1/3을 사망케한 페스트와 그 시작이된 항구도시 제노아와 베네치아의 인적 네트워크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18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도시로 몰려든 하층민들의 비위생적 실상과 상수도 문제 그리고 터져나온 파리와 런던의 콜레라 까지... 바이러스 팬데믹은 현재까지도 그 이름과 양상을 달리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도시 특히 대도시는 바이러스 전염병의 온상일 뿐 아니라 각종 만성 질환, 예컨데 당뇨병과 같은 심혈관 질환, 동맥경화증, 암, 면역질환 등의 온상이라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저자에 의하면 이는 도시의 건강하지 못한 생활 양식, 식습관과 환경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로 인한 바이러스의 손쉽고 빠른 전파와 전염, 사망 요인의 2/3를 차지하는 당뇨를 포함한 만성질환, 노령인구가 늘면서 크게 증가하는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그리고 경쟁과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소모에 의한 우울과 정신질환 등은 모두 도시의 성장과 대도시화에서 직, 간접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사람들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사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면서 자손을 낳아 번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특시 도시를 만드는 일은 공동체 사회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건강을 지킬 수 없는 도시는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 체계 및 관련 서비스는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 녹지와 여가활동 등과 같은 도시의 다른 기능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도시를 재설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의료 서비스의 제공도 '최소한'의 기준에서 '최상'의 기준으로 발전하여, 시민의 건강을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의료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의원부터 최상급 병원까지 수평적인 의료협력체계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의료 플랫폼을 통해 정밀,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일상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지금, 도시 속에서 건강하고 활력있는 생활을 위해 필요한 '돌봄' 체계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를 통해 노인이나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정하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이런 변화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것이라는 것이 본서에서 밝히고 있는 저자의 미래 도시 비전이라 하겠습니다.
인류 문명의 기원인 동시에 각종 전염병의 온상으로서의 고대와 중세 그리고 근세의 도시를 조명해보고, 20세기 이래로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터져나온 팬데믹의 양상을 분석하여, 자연과 환경을 최우선에 내세운 새로운 미래 도시의 비전을 제시하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