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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 비트코인에서 구글페이까지
라나 스워츠 지음, 방진이 옮김 / 북카라반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세계 최고의 글로벌 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리브라 프로젝트(Libra Project)'를 통해 은행없이도 빠른 사용자간 송금과 일반 화폐와 같은 물품 구매가 가능한 '글로벌 디지털 화폐' 및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0년 12월 리브라는 '디엠(Diem)'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와 거래 플랫폼을 통해 금융포용 확대를 목표로 하였지만, 각국 규제 당국과 금융기관으로 부터 기축통화와 기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기도 했지요.
또한 이런 리브라의 미래 경쟁자는 크게 지급/결제 플랫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ex, 중국의 디지털위안화 등) 그리고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프로젝트 등 3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미래>에서는 페이스북의 '리브라'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국제적'이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결제 그리고 이를 통해 세계 모든 사람들 누구나 동등하게 기회를 누리는 '세계 금융 경제'의 가능성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즉, 우리가 결제라고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내는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우리에게 부여하는 권리와 의무를 다룹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래 공동체와 거래 정체성은 우리의 활동 반경과 선택권을 제한하고,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규정하게 됩니다.
저자에 따르면 한 해에 금융 테크놀로지, 즉 핀테크(Fintech)에 몰려드는 벤쳐 투자금만 거의 13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결제 서비스 산업은 금융 서비스 산업이 아닌 소셜미디어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돈이 소셜 미디어, 즉 사회적 매체로 탈바꿈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 발행 화폐나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의 보편적이고 상호 호환이 되는 현재의 결제 서비스 시스템이 각각의 서비스업체 고유의 설계, 사업 모델, 비전, 관리 체제를 갖춘 틈새 플랫폼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당연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기술이 결제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중개인을 배제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국가 통제를 받지 않는 민간 화폐 그리고 완벽한 거래 투명성 보장 등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주도권이 넘어갈 여지가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서를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를 끄집어 내자면 "돈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media)"이라는 사실입니다.
돈, 신용카드, 포인트 등을 통해 일상적인 거래 행위를 하면서 가장 강력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결제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특정 공동체, 정체성, 정치학에 속한다는 사실을 돈의 탄생과 소셜미디어와의 관계, 돈의 정치학, 돈의 역사, 돈과 빅데이터, 돈과 디지털 그리고 돈의 미래라는 주제로 자세히 풀어내고 있습니다.
핀테크(Fintech)라는 주제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다루면서도, 오히려 인문학적인 요소와 스토리텔링이 가미되어 '돈의 특성과 역사'라는 '돈의 사회사'를 다양한 예시를 통해 잘 설명해 주고 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핀테크 혁명이 글로벌 사회에 미칠 영향을 추적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