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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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개인 위생과 면역 그리고 공중 보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들이 주로 기저 질환자와 노령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노년의 건강 상태와 바이러스와 같은 질병간의 역학 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의학과 바이오 사이언스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100세를 넘어 '재수 없으면 120세 까지 산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평균 수명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 보다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는 것을 소망합니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나이든다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의 노년의 건강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의 저자인 '마르타 자라스카'는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수명 연장을 건강에 좋은 음식과 운동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자원봉사를 하거나 우정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는 커녕 글루텐을 걱정하고 생선에 든 수은과 농약에 집착하며, 줌바와 실내 자전거 교실에 등록한다. 활력을 되찾게 해줄 손쉬운 처방을 찾는다." (p.10)

최근 웰빙(Well-Being) 바람과 함께 더 잘 먹고, 더 활발히 움직이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능숙하게 관리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곧 개인의 건강과 장수와 직결된다는 믿음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건강에 좋은 음식과 운동이 건강과 수명연장에 중요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만큼은 아님을 저자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600여건 이상의 학계 검증된 논문 분석과 50여명의 전문가 인터뷰 그리고 현장 방문 조사가 모두 포함됩니다.

윗몸 일으키기와 아침의 케일주스 한잔 보다 오히려 자원봉사나 우정 그리고 배려와 같은 사회적 공감이 건강과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설득력있게 제기하는 본서는 아래의 2파트로 이뤄져있습니다.

1부에서는 '언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우리가 노화해 가는 과정과 마음과 몸이 어떻게 연결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합니다.

장수 유전자라 불리는 '텔로미어의 미스터리'와 '몸의 고통과 연결된 마음의 문제' 그리고 '걱정과 불안이 장에 미치는 영향과 스트레스' 그리고 '옥시토신과 세르토닌 등의 사회성 호르몬' 등을 설명하면서 행복한 결혼생활과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리고 친구와의 교감 등이 건강과 장수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앞서 1부의 내용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들여다 봅니다.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게'를 주제로 결혼과 우정에서 자원봉사와 성격 변화까지, 수명 연장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심리적, 사회적 개입 요소를 추적합니다.

'영양제와 슈퍼푸드의 맹신과 오류',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 '공감이 가져오는 마법', '유전자마저 바꾸는 이타적 행동', '명상과 마음챙김을 통한 노화 속도 조절' 등을 분석함으로써 그 생물학적 기제와 함께 마음가짐을 통한 현실성있는 건강 개선을 위한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계량화된 수치를 통해 안전함을 느끼고, 수량화할 수 있을 때의 안도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몇 그램의 영양제, 몇 그램의 음식 그리고 몇 시간의 운동 등과 같이 수치로 나타내는 건강에 집착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본서는 다분히 심리적이며, 사회적 방법으로 건강과 장수의 원인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예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인 남성과 여성의 수명이 그렇지 못한 부류 보다 대략 11~15% 더 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낙관적인 성향을 장수를 촉진하는 '심리적 자원'으로 특징짓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점은 본서에서 제시하는 공감과 배려와 같은 사회성은 사회 공동체 내에서 발현되고 실현될 때 가치가 있음을 생각할때, 현재와 같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폐쇄적 환경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우정을 깨뜨리고, 고독감을 만연케하며, 공감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볼때 오히려 이러한 '비대면 디지털 환경'이 우리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나아가 수명 연장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숙제로 남습니다.

단순히 오래사는 것이 아닌 실제로 건강하게 활동하며 나이든다는 것의 의미와 방법을 명확히 제시한 책이라 평가합니다. 답답하고 어려운 코로나 시대의 많은 분들께 건강과 활력을 일깨워주는 책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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