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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의 시대 -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경제·복지 패러다임
서상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평점 :
미증유의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특히, 비대면 거리두기에 촛점을 맞춘 방역 정책 때문에 오프라인, 대면을 기반으로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포함한 경제 주체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최근 7조 8000억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해 자영업자에 선별 지급하는 '맞춤형 2차 재난 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항간에는 빚 잔치 속 또 포퓰리즘이냐라는 식의 비난이 쏟아 지고 있지요.
사실 이런 복지 포퓰리즘의 전형은 '복지가 선거의 득표수단'이 되어 왔기 때문에 지자체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항상 '선심성 복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오랜기간 제기되어왔습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존의 '고도성장과 양호한 소득 분배'에서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경제,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저성장과 고용여건의 악화로 젊은이들의 독신주의 선언과 초저출산 그리고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구고령화의 추세가 장기화되는 등의 부정적 사회 인구학적 변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기에 지금이야 말로 또 다른 의미의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준비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균형의 시대>에서는 특히 분배, 정의 차원에서 정치권이 경제 정책에 빈번히 개입해 경제활력이 저하되고,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라는 표현과 맥이 닿아 있다 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새로운 경제, 복지 발전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분야별 대책으로 본서에서는 총 4개의 장을 할애하고 있으며,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불균형의 시대를 넘어 균형의 시대로
앞서 설명한 현재 우리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경제, 사회적 문제들 (노인빈곤,자살, 2040세대의 분노, 보수와 진보의 문제, 코로나19사태, 4차산업혁명)과 해법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합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하는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는 기존의 양극화 현상으로 귀결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모델'에서 탈피하여, 다 같이 행복한, 상생의 모델을 의미합니다.
영국에서 이미 현실화한 '일자리와 복지의 융합(워크페어(Workfare))'이나 '마이클 포터 교수의 복지경영'과 같이 복지와 경제가 융합, 구현될 수 있다면 경제활력을 유지하면서 양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 저자는 주장합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을 넘어 '공유가치 창출' 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좋은 예라 하겠습니다.
2. 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
전 세계의 정보화, 세계화 과정을 지배하는 절대적, 보편적 규칙은 '시장 원리'임을 시작으로 시장과 싸우겠다는 식의 정책은 반드시 필패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최근의 부동산 정책도 시장원리를 활용해야한다는 점과 성장과 분배 문제 역시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장원리에 입각하라는 지적이 눈길을 끕니다. 저자는 북유럽 발전 모델 특히 '노르딕 모델(Nordic Model)'로 부터 힌트를 얻으라 조언합니다.
'노르딕 모델'의 핵심은 경제 정책은 철저히 시장원리를 적용하여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을 유지하고, 복지정책은 보편주의 원칙하에 높은 수준의 '사회안전망'을 정부가 마련해주는데 있습니다. 또한 이들 국가에서 조세부담률이 높아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정부를 완전히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 정부를 향한 '포퓰리즘'과 '선심성 복지'라는 비난과 함께 세금 증액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장과 복지의 균형추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정부의 대응은 자칫 비난의 표적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경제와 복지의 일관된 정책 추진을 통한 국민의 신뢰쌓기가 급선무라 하겠습니다. 노르딜 모델에 기반한 '한국형 성장, 복지 모델'의 탄생을 염원해 봅니다.
3.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길
사회복지의 핵심은 샐틈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촘촘한 사회안전망 건설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며, 이를 기반으로 경제를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 가능해 진다는 점을 지적합니다.이와 더불어 확고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복지전달체계'의 중요성과 함께 최근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사회안전망 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올 7월 우리 정부는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한국형 뉴딜 사업'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든든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기반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업'을 통해 다양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 기본 구상입니다. 이는 저자가 주장하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길을 위한 솔루션과 상통한다 하겠습니다.
4. 사회적 가치가 우선인 시대
본장에서는 기존 대량 생산 시대의 '경제적 가치 창출'에 더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새롭게 부각되는 '사회적 가치 창출' 간의 새로운 '균형의 시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기존의 '복지국가'에서 '복지사회'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라 하겠습니다. 이는 곧, 정부의 역할만 강조되던 것에서 개인과 기업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사회공헌 개념, 새로운 리더십의 확립 그리고 지역 복지 공동체 구축에 필요한 민관 협치의 사회복지 전달 체계 구축 방안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다시피, 2000년을 전후해 국제사회에서 경제 발전의 패러다임이 '경제 개발'과 '사회 개발'에 더해 '환경 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 속에서 국가와 개인 그리고 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통합과 균형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0년 경제, 복지 정책 전문가의 양극화를 뛰어넘는 '균형의 시대'를 위한 당찬 솔루션을 담은 책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