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리스타트 -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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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상과 미래교육과 관련하여 최근 들어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인재상과 정보화 시대의 인재상이 다르듯 정보화 시대의 인재상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상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다가올 미래는 인간 개개인의 공감, 창의성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에 기반들 두고, 이미 잘 발달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핵심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대학도 학과를 재조직하고, 교과과정을 새롭게 개편하는 등 미래를 대배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에 인문학의 역할을 더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공학과 인문학 간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은 하나의 학문 분야만 연구해서는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융합(融合)'이니, '통섭(統攝)'이니 하는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본질적인 키워드들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인문학 리스타트>에서는 우선 "인문학이란 인류의 가장 강력한 생존무기로 고안된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정의로 시작합니다. 이는 "인문학이 우리의 생존에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과거 왕조 시절, 역사, 종교, 철학 등의 인문학은 극소수의 권력층에 의해 향유되어,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데 요긴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지구를 정복한 인간들에게 있어 다른 강력한 개체들 위에 군림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지식을 축적,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으며, 그 중 인문학은 최고의 전투적인 생존도구라 주장합니다.

이는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이야기 하듯, 인간이라는 동물이 지구상 최강자가 된 이유를 '상상력(Imagination)'과 그것을 전달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통해 수만, 수억의 유례없이 '거대한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는 능력'과도 일맥 상통한다 하겠습니다.

인문학의 핵심은 역사, 철학,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서에서는 이 세 분야를 네 개의 장에 나눠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다루고 있는 '역사'에서는 '경제+정치=역사'라는 근본적인 개념 정의를 시작으로 1장에서는 인류생존의 세 가지 도구인 경제, 정치, 역사의 다소 개념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를 조정하는 모든 행위인 '정치'로 부터 정치 실현의 가장 요긴한 도구로서의 국가로 논의를 이어나가며,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민주국가의 정부형태, 국가 재정, 정당과 진영투쟁으로 논의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인류역사를 '채집시대-농업시대-공업시대-상업시대-지식시대'의 5단계로 상정하고, 화석과 석기로 남은 채집시대 400만년, 영토 확장과 대제국 건설에 주력한 농업시대 1만년, 제국주의와 식민의 시대, 공업시대 200년, 그리고 상업시대(3차산업시대)와 지식시대(4차산업시대)로 인류사를 압축,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경제, 정치, 역사가 인류 생존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로써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반면,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나간 인류는 결국 '사회적 동물'이라는 숙명에 걸맞게 생존을 위한 행동지침을 찾아 내었으니 이것이 바로 '종교'와 '철학'입니다. 즉, 사회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모든 구성원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불변하는, 보편적이며, 절대적인 행동지침이 그것입니다.

 

 

인류생존의 행동지침으로 탄생한 종교와 철학은 역사의 진행과정에서 때로는 서로 결합하고 때로는 결별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 내용을 3장. 인류생존의 행동지침-종교와 철학 편에서 4장. 종교와 철학의 결합과 결별에서 각각 다루고 있답니다.

'절대적 행동지침인 종교'의 탄생에서는 유일신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탄생과 다신교인 힌두교와 불교의 탄생을 들여다보고, '논리적 행동지침인 철학'의 탄생에서는 서양철학의 원류인 그리스 철학의 세계관과 공자, 노자로 대표되는 동양철학의 핵심사상을 논하고 있습니다.

이후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의 결합을 통한 '중세 서양철학(교부철학)'의 핵심 사상과 '불교를 차용한 유학'에서 종교와 철학의 결합을 잘 설명하고 있으며,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진 종교와 철학의 결별을 다루면서 신(神)에서 '인간(이성)으로 중심 테마가 옮겨진 철학(경험론 & 합리론)'과 합리론으로 경험론을 포용한 '칸트' 그리고 그를 잇는 '헤겔'의 사상을 들여다 봅니다.

이상의 근대 철학에 이어 실존주의(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사르트르)와 맑시즘, 그리고 언어분석철학(비트겐슈타인)과 공리주의(듀이)로 이어지는 현대 철학의 면면은 마지막 장인 '철학의 새로운 모색'편에서 상세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더불어 기술(Technology)에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부여하는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강조되는 시기 입니다. "애플은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했다"고 역설한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철학은 애플을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가장 많은 인문학 강의가 열리는 회사인 IBM은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기반 기업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애초에 경제, 정치, 역사, 종교, 철학이라는 인문학의 정수를 책 한권에 모두 정리하기란 불가능할지 모를 일입니다. 조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 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인문학을 논하기 위한 기본 개념과 정황 설명은 충분한 책으로 평가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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